미국 100달러 지폐 ‘벤저민 프랭클린’의 유통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미국 연방 준비은행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100달러 지폐의 유통량이 금융 위기 이후 2 배로 늘었고, 전 세계적으로 120억 장이 넘는다고 한다. 이번 주 도이치 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은 100달러 지폐의 유통량이 1달러 지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유통량 급증이 전 세계 사람들의 현금 선호 현상과 관련이 있으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던 현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고액권 지폐는 범죄자들이 지불 수단으로 선호해 왔다. 익명성이 있고, 거래 기록이 남지 않으며, 비교적 쉽게 외국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10년 넘게 이 주제를 파고들고 있다. 그는 100달러 지폐의 유통량 증가는 세계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 100달러 지폐에 의존하고 있다는, 그리고 여전히 국제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미국 경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금리와도 아무 관련이 없다. 100달러 지폐가 부패의 조력자라고 말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가 충분하지만, 사람들이 부피가 크더라도 자기 재산을 금융 시스템 밖에 둘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콜라스에 따르면, 걸프전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미국 밖의 100달러 지폐 유통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역 안정화의 일환으로 현지 통화를 무언가 다른 통화로 바꾸려고 했으며, "무언가 다른 통화가 바로 미국 달러"였다.
또한 100달러 지폐는 다른 미국 지폐들보다 수명이 훨씬 더 길다. 도이치 뱅크의 슬록은 100달러 지폐의 유통량 급증을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전 세계적인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금융 위기를 걱정하는 미국 가정이 저축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지하 경제에서의 수요가 더 높아져서 일 수도 있다.
80%가 해외
시카고 연준의 2018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모든 지폐 중 60%, 100달러 지폐 중 약 80%가 해외에 있다고 한다. 연준 이사회의 이코노미스트 루스 저드슨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1980년 대비 15 내지 30%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해외 여러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이 수요 증가의 원인이라고 한다.
향후 미국 지폐의 수요를 예측하기란 어려운 문제이며, 경제, 금리, 새로운 결제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 그리고 해외 국가들에서 미국 달러 지폐를 계속해서 유용한 자산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러진다. 시카고 연준은 이 모든 요인들 역시 불명확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지불 결제의 급증은 저액 지폐의 수요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 및 네트워크 대역폭 향상으로 인해, 2017년 글로벌 디지털 상거래 규모가 3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그리고 2022년이 되면 이보다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고액권 지폐를 없애야 한다는 압력이 있어왔다. 미국의 전 재무 장관이자 백악관 국가 경제위원회 의장인 로렌스 서머스는 100달러 지폐 폐지를 주장했다. 서머스는 2016년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제 "100달러 지폐를 죽일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서머스는 100달러 지폐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신규 고액권 지폐 발행을 중지하게 되면, 세계가 더 평화롭게 될 것이다. 100달러 지폐는 합법적인 상거래에서 사용 빈도도 가장 낮고, 정부 예산과도 거의 관계없으며, 거의가 해외에 나가 있다. 100달러 지폐가 그들에게 공짜 점심은 아니지만, 아주 싼 점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고액권 지폐를 없애자고 주장한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전 총재 피터 샌즈의 하버드의 연구 논문을 인용했다. 논문에서 샌즈는 이렇게 밝혔다.
우리가 고액권 지폐를 없애면, 세금 탈루, 금융 범죄, 테러와 부정부패를 위한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샌즈는 전 세계적으로 불법 자금 흐름이 “쌓여오고” 있으며,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에서부터 도둑질과 사기에 이르까지 각종 범죄의 연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세금 탈루로 인해 각국 정부에서 사라지는 돈이 6%에서 70%에 이르기까지 한다고 추정한다. 거래 감시 시스템 및 정보기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불법 자금 흐름이 단속된 경우는 1%도 안 된다고 한다.
2016년 샌즈의 논문이 발표된 직후, 유럽 중앙은행은 불법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500유로 지폐의 발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콜라스는 미국 연준도 비슷한 압력을 받고 있지만, 고액권 지폐 발행이 여전히 수지맞는 장사인 한 유럽과 같은 단계를 밟게 될지 낙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 연준과 재무부는 100달러 지폐 한 장을 인쇄에 해외에 팔아서 99달러를 벌고 있다. 때문에 100달러 지폐를 계속 발행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지폐를 팔아서 엄청난 이문을 남기고 있다.
자료 출처: CNBC, "There’s been a mysterious surge in $100 bills in circulation, possibly linked to global corruption"
여기나 저기나...
고액권이 문제구만요 ㅋㅋ
혹시 마늘밭에 파 보면 100달러짜리 자루째 나오는거 아닙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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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100달러가 든 깡통이 나오는 경우는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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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보았어요.
미국이 기축 통화 나라인 한 100달러 지폐의 발행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봐요. 99장의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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