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바리스타의 일상] 홍대 나들이 - 야식탐방 (짬뽕지존 & 길거리 와플 먹방)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6 years ago 

그리 흔치않은 상황이 간헐적으로라도 발생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중에 학습하게 되고... 비스무리한 환경이 본능적으로 느껴질 땐...

평소엔 기억하지 못하는... 잠재적되어 있던 기억에 반응하여 대안을 떠올리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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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카페 사카)으로 옮겨온지 약 10개월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손님이 일찍 끊기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어제도 (2018년 9월 25일) 그 중 하루였는데...

저녁 8시 즈음... 카페에 있던 모든 손님들이 나가시고...

9시가 되었지만, 들어오는 손님도 없고...

아하~~~ 오늘이 그 날이고마!!!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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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정리정돈에 청소까지 말끔히 마치고는... 문을 닫았다.

집으로 가서 쉴까도 생각했었지만, 오늘같은 날이 그리 흔치않기에... 그래서였을까?! 웬지 아까운 것 같기도 하고...

또, 저녁먹을 시간을 훌쩍 넘긴 상태였기에... 이래저래 궁시렁거리면서도 홍대(합정동)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거리에 차량은 한가했지만... 우리가 늘 주차하는 곳에는 빈곳 하나 없이 빽빽히 차들어 있는것으로 보아,

오늘, 이곳(홍대 주변)에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싶었다.

어쨋든, 모처럼만에... 늙은 꼰대가 젊은 혈기를 빨아들이러 온 것이다보니...

시끌벅적한 것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는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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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곳이 마땅치않았다.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그냥 무난하면서 조용한 밥집을 찾았지만... 시간이 늦은 관계로,

대부분은 업무를 마감하는 중이었거나 종료한 상태여서... 꽤나 크게 한바퀴 돌면서도 적당한 음식점을 찾질 못했다.

그 와중에... 24시간 짬뽕집을 운영하는 '짬뽕지존'말고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판단될 정도였으니...

짬뽕지존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술마시는 사람들의 고성들로 혼잡스러운 모습에... 2층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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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처럼, 2층은 훨씬 조용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는데...

자리를 잡은 후,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그림과 글자에서부터 '매운 맛'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아... 매운 걸 먹으면, 내일 아침에 엄청 속 쓰리겠지만, 이왕 작정하고 들어온만큼,

짬뽕 메뉴를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는 수제비짬뽕과 쌀국수짬뽕을 하나씩 주문했는데...

메뉴판에서 봤던 것보다 더욱 더 매워보이는 짬뽕을 보니,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가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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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이걸 굳이 이 시간에 먹어야하나?!싶었지만...

백종원 짬뽕이다 생각하고 시도해 봤다.

짬뽕은 뭐니뭐니해도 국물맛아니겠는가?!

우선, 한 국물 떠 먹어보니... 흠... 백종원 짬뽕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백종원 짬뽕은 개운한 감칠맛이라면, 짬뽕지존은 고기 육수와 수 많은 해산물들이 주는 '무게감'이 있었는데..

그 중, 짠 맛이 유독 많이 느껴졌다.

아마도, 술안주용을 감안한 것이라 짐작할 밖에...

맵고 짠 육수에 해산물이 담긴 국물은 희안하게도 계속해서 먹게 만드는 묘한 매력과 함께

이마와 얼굴, 뒷 목까지 식은땀을 유발했지만, 한순간도 수저와 젓가락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껏 짬뽕을 여러번 먹었지만서도...

이렇게 '건데기'로 배부르게 먹은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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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지금 다시 봐도... 어휴... 너무 매워보인다. 증말...)

땀을 그렇게 닦아내면서도... 결국은, 공깃밥 두그릇까지 말아서 다 먹게 만든 힘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을까?! -> 이건 아닌 것 같고... ㅋㅋ

맛이 탁월해서 끝까지 다 먹었을까?! -> 이것도 조금은 오버하는 것 같고...

아마도, 묘하게 맵고 짠 육수(국물)에 매료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하여, 근래... 몇 년 만에... '위 세척'하고 나오는 길엔,

방금 전까지만해도 입에 열불이 나던 매운 맛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기분좋은 포만감만 가득했다.

이런 즐거운 마음 뒷 편엔...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속 쓰릴 생각이 들만도 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길엔... 전혀 마음 쓰이지 않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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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까지만해도... 북카페로 운영해 오던 곳이...

근래에, 깔세식으로 불안정하게 운영되다가, 이제서야 짬뽕지존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네.

어쨋든, 이 상태로 집에 들어가서 잔다면... 모든 영양소가 피와 살이 될텐데... 그건만은 안 될 일이기에...

다시 한번 홍대 주변을 크게 돌며 소화를 시키는 중에...

하... 참...

여기서 걸릴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지.

홍대 정문 앞에 있는 와플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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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하셨는지 모르지만...

그리고 예전부터 운영해오시던 사장님인지도 기억하기 어렵고...

또, 내가 여기서 언제 이 와플을 사 먹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튼, 이곳의 와플 가게는 홍대의 명물 중에 하나라고 얘기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 ㅋㅋ

맛도 맛이지만,

지금 당장의 몸 속에 가득한 매운기운도 좀 빼야겠기에... 겸사겸사 와플 두개를 구입했는데...

(하나는 집에 가져가서 새끼 먹여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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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짜리 와플... 이게 뭐라고...

길거리 간식 하나 먹는데도 이렇게 즐겁고 기쁘냐?! 하하하...

역시, 농땡이 맛이란... 이런 것이고마. ㅋㅋ

그나저나,

홍대 정문 주변을 오다니는 사람들을 보니까... 문득 드는 생각이 하나 있더만.

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젊은 남녀...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순 없지만... 하여튼, 쉴세없이 통화하기 바쁜 사람들...

한국 사람 못지 않게 자주 보게되는 외국인들이... 화려한 조명과 쿵쾅거리는 음악에 어우러져 휘청거리는

'거리'는 사뭇 낯설었다.

나 또한, 술 끊기 전에는 이들 못지 않은 세월을 흘려보냈었고...

그로인해, 죽는 것보다 더욱 더 처참한 세월들로 거의 20여년 가까이...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소 털같이 많은 날...

오늘과 같은 날이 계속 되리란 막연한 착각...

더군다나, 이런 날이 언젠가 끝날 것이란 생각조차도 해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목표와 확신을 갖을 수 없는 불투명하고 확신없는 미래...

너무나도 치열한 경쟁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자신이 너무나도 하찮고 작게만 느껴지는 요즘...

뭐...

이런 생각말고도 잔잔하게 나눠져 매일 매일 짖누르는 현실의 무게감에 방황은 '필연'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늪'에서 하루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갖혀만 있겠된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롭고 낯선 '비루한 인생'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소한... 내 경함을 토대로) 이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이 거리에 널부러져있는 젊은이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하는 텁텁함은,

그 달콤한 와플의 풍미에도 가시지 않고... 집에 오는 순간까지도 남아 있었다.

참...

술...

그 놈에 술...

하하하...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달콤함'

약 20여 년동안... 미친듯이 술을 퍼마신 내가 내린 '술'에 대한 정의다.

어휴... 이 지긋지긋한 놈...

('술'에 대한 내 지론은 나중에 동영상으로 따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ㅋㅋ)

전체 동영상 보기 : 커피숍 | Coffee-Sh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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