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냉장고에 있던... 복숭아(과일)를 무심결에 짚어 먹은 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온 몸이 가렵기 시작하면서...

붓기 시작하는데,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거의 2배 정도로... 팅팅 불어나버렸다.

손과 팔, 다리... 얼굴까지... 얼룩덜룩한 붉은 반점과 함께...

이유를 모른 채... 마루 바닥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것을...

어머니가 돌아오신 후에야... 응급치료(?!)에 들어갔고...

그 다음날인가?!즈음해서... 그런 증상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아파서 고생해 본 적이 없던 나는,

그 이후로는... '복숭아'란 얘기만 들어도 기겁을 하게 되었다.

팅팅 부어오른 몸에서 느껴지는 가려움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 아들에게...

'왜?! 씻지도 않은 복숭아를 먹었냐?!'며 짜증을 내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

그 때의 내 나이가...

냉장고에 있던 '복숭아'를 씻어서 먹어야하는 것을 인지했어야할 나이였던가?! ㅡ,.ㅡ;;

흐흐흐...

누굴 원망하겠나?!

내가 미련해서 그런 것을...

하여튼, 그 일을 겪은 다음부터는...

캔복숭아조차도 눈길을 주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내성이 생겨서 그런가?! 그것도 아니면,

식성이 좋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제는 그런 두려움과 공포에서는 벗어난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도 웬만하면... '복숭아'는 걸러내는 중이지만... ㅋㅋ

음식이나 음료를 돈을 주고 사 먹는 입장이라면...

내가 싫어하는 종목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먹고 마실 일은 없겠지만서도...

그것을 만드는 사람은... 선택의 여지가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이 직업으로부터 배우고 있는 중이다. ㅠ,.ㅜ;;

내가 싫어한다거나 취향에 맞지 않다고해서... 그것을 서비스하지 않을 순 없는 입장인지라,

꽤나 오랜 시간동안 망설여지기도 했던 '품목'으로 기억에 새겨진...

이 '복숭아요거트스무디'는, 그런 트라우마로 인해...

주문하는 손님에게 반드시 '복숭아 알러지'가 없는지 물어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경험했던 그런 부작용이나...

걱정하는 '복숭아 알러지'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그런 반응을 보인 손님을 한번도 만나보질 못한 걸 보면... 말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면서... 괜시리 불필요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과

쓸데없는 멘트로 손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닌가?!싶기도한데... ㅋㅋ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경험했던 그 사건은... 사실... 복숭아 알러지라기보다는,

'복숭아' 껍질에 남아있던 농약성분때문에 생긴 부작용이었을 가능성이 큰데...

나는, 그 때의 상처가 너무나 큰 나머지...

사건의 발단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를 하고는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에 남아있던 나만의 표현...

즉, '복숭아 알러지(알레르기)'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코끼리가 다리에 묶여있는 얇디 얇은 '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어렸을 때부터 다리에 '두꺼운 줄'에 묶여있던 코끼리는...

나중에 수 십배로 불어난 덩치와 몸무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얇아진 그 '줄'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의 기억때문에, 내가 잡아 당겨도 끊어질 것 같은 그 얇디 얇은 줄 얽매여 있다는... 흐...

그런 것을 보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데...

이 세상... 그 누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순전히 내 자신이 만든 '틀'에 한 평생을

갖혀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일이고... 허망한 사실일까?!

참나...

나에게, 이런 비스무리한... 또 다른 것은 없나 몰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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