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모으는 중앙은행들. 그들은 왜 금을 모으는가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최근들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중앙은행이라면 헷징 목적을 위해서라도 금을 어느정도 수급하는게 정상적이긴 하지만, 최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그 이상입니다.

이 소식이 나온 곳은 파이낸셜타임스인데, 11일(현지시각)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연기금 등 세계 750개 국가 투자기관들이 운용하는 33조5천억달러의 자산을 분석한 결과, 순금 보유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3만1천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 한해동안 377톤이 늘어난 수치로 지난 1999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실제로 금은 공업원자재로 쓰이긴 하지만 옛날부터 화폐로 가치가 높았고, 무엇보다 지금의 화폐들(달러)의 기원 역시 금을 일정비율로 화폐로 바꿔주는 '금본위 화폐제도'가 쓰였을 정도로 금은 활용가치가 높았던 자원이었습니다.

이 설명을 위해 금의 역사에 대해 잠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에 화폐가 없던 시절에는 물물교환이 대다수였고, 조개나 돌 등으로 화폐를 쓰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속화폐나 지폐를 발행할때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뭘 믿고 종이쪼가리로 물건을 사냐?'라는 생각 때문이죠(물론 그러면서 물물교환이 주였던건 안비밀)
실제로 고려, 조선시대 등 과거에 화폐를 발행했다 실패한 사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날수록 돌이나 조개 등의 불편함등이 대두되고 단위가 점점 커지고 상업의 규모가 커지니 물물교환 등에 한계가 왔기 때문에 화폐의 대두는 필연적이었습니다.

문제는 고작 구리나 종이 쪼가리에 가치를 어떻게 메기느냐가 문제가 됬습니다. 그래서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나왔던 방법이 바로 '금본위제도'입니다.

즉, 지폐 하나당 일정량의 금을 비율로 걸어두고 가치를 메기는 방법이죠. 실제로 과거에는 35 미국 달러를 중앙은행에 주면 금 1온스정도의 가치로 계산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금본위제도를 채용하는 국가는 없습니다(이걸 설명하려면 브레튼우즈 체제와 변동환율제에 대해 설명해야 되는데 너무 길어지니 패스...)

하지만 금은 아직까지도 제 2의 화폐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사실상 화폐제도가 무너진다는 가정하에 가장 확실한 거래수단은 금입니다.

물론 최근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있긴 하지만 화폐로 가치가 떨어지는만큼 금의 위상을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금값이 올라가는 시기는 대부분 화폐의 약세, 특히 미국 달러의 약세 시기와 겹칩니다. 인플레이션이 와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이유로 금은 단순한 원자재나 사치품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되고, 중앙은행에서 금을 일정량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앙은행에서 금을 매입한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화폐가치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런점은 금을 매입하는 국가들과도 관련성이 있습니다. 공식통화금융포럼(OMFIF)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가장 많은 금을 산 중앙은행이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도 세손가락안에 들어가는 금 생산국이라는 점과 자신들의 화폐(루블화, 위안화)가 위력적인 화폐이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화폐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두국가는 금 뿐 아니라 달러 보유에도 열을 올리는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은 전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국이고, 러시아 역시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금 매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달러가치가 하락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달러인덱스는 굉장히 많이 하락한 상황입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화의 강약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이런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탄핵논쟁입니다.

트럼프 탄핵이야 현재 미국의 안정성을 침해하게 되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달러가치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원칙적으로는' 달러유통 하락으로 인한 달러가치 상승을 가져오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에는 달러가치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이 되봐야 알겠지만, 3월에도 예상보다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낮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약달러는 생각보다 오래 갈수도 있습니다.

최근의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결국 트럼프의 탄핵 여부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당분간 전세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다름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을 지키느나 마느냐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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