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되는 글] 할머니와 TV 이야기

in kr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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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퍼플러스노우입니다.

오늘은 그냥 일상생활 이야기 하나 하려고...아니 반성문 하나 쓰려고 합니다.

제게는 저를 어릴 때부터 키워주신 할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보통 할머니 밑에서 자란 분들은 비슷하겠지만 제게도 할머니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실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할머니 댁을 방문했고 할머니 댁 TV가 고장나서 새로 하나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중국산 TV는 인터넷에서 마음만 먹으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도 구입이 가능하죠.

그래서 제가 인터넷으로 TV를 하나 주문해 드렸습니다.

문제는, 그 얼마 하지도 않는 TV 가격을 어머니를 통해서 덥썩 받은 것입니다.
어머니가 사서 할머니를 드리는 개념이었던 거죠.

사실 저는 받지 말까란 생각도 했지만 돈을 안 받으면 나중에 괜히 저한테 인터넷으로 이거 저거 알아봐 달라고 하는 게 사달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들릴까봐 오히려 알아봐달란 부탁을 부담스럽게 여기시진 않을까 하는 너무 앞서 나간 생각이 문제였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때론 너무 많은 생각은 단순한 생각만도 못한 결과일 때가 많습니다.

조금 전 할머니께서 전화를 거셔서 "니가 사준 TV 잘 받았다"라고 하시는데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마도 할머니께 "이거 손주가 보낸 거에요"라고 하신 모양이다.

돈으로 따지면 얼마 하지도 않는 거, 괜히 너무 앞선 생각에 악수를 두어버렸네요.

할머니 꼭 오래오래 사세요...요 다음번 TV는 정말로 제가 꼭 사드릴테니깐요...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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