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8일 길냥이 급식 일지

in kr •  7 years ago 

2017년 8월 18일 길냥이 급식 일지

타이틀 찡찡이2- 나는 악마다.png

오후 10시 10분 경이었습니다.

운동가는 길에 얌냠을 챙겨주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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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건너 뛴 것도 아닌데, 카오스 어미냥이가 많이 배가 고팠나 봅니다.

사료 주기도 전에 사료주던 곳에서 기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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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미인 카오스냥 뒤엔 삼색이 아깽이가 졸졸 따라옵니다.

오늘 운동회라도 했는지 둘 다 배고프다고 보채는 소리가 유난스럽네요.

카오스냥 어미가 이런 애가 아닌데, 오늘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사료를 쏟는 와중에도 물러나서 거리를 벌릴 생각을 안하네요.

오히려 삼색이보다 앞서서 사료로 달려듭니다.

17초부터 사료로 다가서려던 삼색이가 어미의 몸에 가로막혀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21초에 우는 소리는 삼색이 울음소리입니다.

배고프다는 소리죠.

24초에 제 사료통(게토레이병)을 때린 건 카오스냥입니다.

사료는 좋지만 사료통은 너무 가깝다!!!

그런 의미의 잽이었습니다.

자꾸 의미없는 벽을 찍어서 죄송합니다.

게토레이병 입구를 두 대 맞았더니 겁이나서 촬영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37초 드디어 삼색이가 어미를 돌아나와서 사료로 돌진합니다.

38초에 삼색이 아깽이가 투정부리듯 웁니다.

요 삼색이 녀석은 매번 사료 먹을 때 저렇게 웁니다.

대게는 맛있다고 우는데, 오늘은 어미한테 서운함을 표하는 것 같습니다.

사료는 안 먹고 어미를 향해 눈치 주듯이 우네요.

오른쪽 차체 아래에 숨은 녀석은 아마도 '찡찡이2'인 것 같습니다.

1분, 카오스냥이 삼색이를 덮칩니다.

배고픈데 사료 먹는 것을 방해하면 자식도 필요없나보네요.

오늘 정말 냉정한 모습..ㅠ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성애는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새끼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며 오히려 사료를 준 저를 경계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3초, 6초, 13초, 17초의 울음소리는 삼색이 녀석이 낸 소리입니다.

맛있다는 건지 배가 많이 고팠으니 다음부턴 급식을 더 자주하라는 건지 매번 사료 먹을 때마다 저렇게 우네요.

27초의 울음소리도 삼색이 껍니다.

여러분, 죄송하지만 카오스냥의 똥꼬는 못 본걸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촬영자가 아직 동영상편집 능력이 없어서 차마 모자이크 처리는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듣기엔 30초의 울음소리가 가장 귀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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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끝나고 오후 11시 50분 경에 촬영한 모습입니다.

많은 길냥이들이 다녀갔나봅니다.

어제 그제랑은 다르게 몇군데만 파여있는 모습이 아니네요.

양껏 먹고 차 아래에서 빵굽는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카오스냥입니다.

삼색이는 어디에 숨겨놨는지 보이지 않네요.

삼색이 어미 카오스냥의 옆모습입니다.

카오스냥이 식빵굽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향하려는데,

저쪽 골목에서 저를 보고 뛰어오는 길냥이가 보입니다.

멍청하지만 귀여운 고등어입니다.

눈에서 레이저를 뿜어내서 무섭게 느끼실수도 있지만, 이 동네 최고 미묘입니다.

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새카만 화면 밖에 안 보여서 어쩔 수 없이 라이트를 켜서 레이저를 뿜는 고등어밖에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36초의 울음소리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아닙니다.

늑대인간이 변신할 때, 저런 소리를 낸다고 들었습니다!!

보스몹은 항상 제일 나중에 모습을 드러내죠.

찡찡이2 입니다.

분명 사료 준 곳은 따로 있는데, 2시간 동안 뭐하느라 사료도 못 주워먹었는지...

하지만 최고령 단골이니까 특별히 따로 상을 봐드립니다.

18초!!!!!!!!!!!!

찡찡이2 뒤에서 은밀히 다가오는 녀석이 보이시나요?

은밀한 암살자!!

바로 삼색이입니다.

아까 어미인 카오스냥이랑 그렇게 먹어대더니 부족했나봅니다.

아, 27초 부근에 바퀴 옆에 삼색이 외에 다른 길냥이의 다리가 보이네요.

촬영할 땐, 저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녀석입니다.

교묘하게 바퀴 뒤에 숨어버리네요.

잘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삼색이의 아빠인 카오스냥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삼색이는 찡찡이2의 뒤쪽에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앉습니다.

삼색이도 찡찡이2의 카리스마를 알고 있나봅니다.

49초, 찡찡이2가 삼색이를 보고 이를 드러냅니다!

매우 위협적이죠.

동영상 촬영은 여기서 끝났지만, 삼색이는 매우 겁을 먹었을 겁니다.

어미인 카오스냥이도 찡찡이한테 이마를 몇번이나 떼찌떼찌당한 전력이 있었죠.

찡찡이2는 이 골목에선 절정고수입니다.

작지만 맞설 상대가 드물죠.

이상으로 8월 18일 길냥이 급식일지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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