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LA -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

in kr •  7 years ago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하여간 어릴 때 해리포터가 나왔다
그 때 어머니는 나에게 해리포터책을 사줬고 나는 푹 빠졌다.
나는 지금도 그 세계에서 살고있다
다른 아이들이 아이돌을 보고 덕질할때
나는 해리포터를 열심히 덕질했고
시리즈가 나오자마자 사서 보고 책을 다 모아놨었다.

해리포터책만 보고 다른 책은 안봐서
어머니는 해리포터책만 압수 하실 정도로 나는 해리포터를 읽었다.
그렇게 손때묻은 책들이 한동안 내 옆에 있었다.

그런데 슬프게도 집이 안좋아지면서
여기저기 아시를 다녀야 했꼬 거의 모든 책을 더 처분하면서
가장 정든 해리포터책도 떠나보냈다.
그리고 한동안 우울증이 왔었다.
그깟 책 열몇권인데 그것도 내가 버리는구나....... 가난해지고 삶이 구질구질해진다는게
뭔지 실감이 났고 자존감은 많이 깎였다.
나의 유년기를 지켜준 세계를 상징해주던 책이 없다는 건 꽤 큰 외로움을 가져왔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만났다.
방황하고 쭈굴쭈굴한 나를 위해 남자친구는
페이스북 장난감 거래 그룹에서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파는
덤블도어 지팡이를 보고 쿨거래로 가져왔다.
한겨울날 추운데서 거래자가 한시간쯤 늦었는데 그것도 감수하면서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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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두근두근하다 :)
책은 없어졌지만 다시 내 유년시절로 돌아간 느낌이고 왠지 내 세계로 다시 돌아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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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블도어의 지팡이를 주면서 언능 마녀 되라고 했는데
여전히 쭈굴쭈굴하지만
힘든날은 지팡이 쥐고 공부한다
남자친구의 사랑을 느끼고 덤블도어의 기운이 나에게 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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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동글동글 나와있는 부분 때문에
어깨뭉칠때 토닥토닥 때려주면 나름 효과 굳 ㅋㅋㅋㅋㅋㅋ
남친의 노력이 들어간 선물 덕에
어린날에 대한 위로까지 받았다.

누군가 내 세계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준다는거
그리고 지켜주기 위해 노력한다는건 행복한일이다.
한 편 나도 누군가를 위해 그런 존재인가 생각하게 된다.
1년 넘는 시간동안 남자친구와 연애하면서 종종 간식을 챙겨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음..... 남친 취향보단 내 취향대로 챙겨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는 남자친구의 세계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공감하고 지키려 노력했는지 생각하게 된다.
옆에서 해맑에 웃고있는 남친 보면 더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연애를 한다는건 누군가를 통해 내 세계가 더 넓어지는 걸 의미한다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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