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스릴러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 스캔들

in kr •  7 years ago  (edited)

며칠 전부터 영미권 매체의 정치면은 영국에 기반을 둔 정치연구소인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Cambridge Analytica)로 떠들썩 합니다.

사실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가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벌였던 이들과 트럼프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것, 그리고 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도 2016년 12월에 이미 알려진바 있었습니다. 뉴스페퍼민트의 이 기사만 보셔도 등골이 오싹 하실 겁니다. http://newspeppermint.com/2016/12/06/googledemocracy/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데이터 확보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으로만 브렉시트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이해했죠.

그런데 추가된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거의 정치스릴러 영화로서의 모든 것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새로 밝혀진 사건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캠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Aleksandr Kogan)팀은 페이스 북 사용자들에게 성향테스트앱 This is your digital life를 배포합니다. 약 27만명이 다운로드 받아서 이걸 직접 해봅니다.

  • 그런데 이 앱은 정치심리, 정치성향, 정치구호 선호도, 페이스북 사용자의 성별, 학력, 출신, 나이는 물론 페이스북 내에서 어떤 페이지들에 ‘좋아요’를 누르고 다녔는지를 모두 뽑아갔지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처음 앱을 다운로드 받은 27만명의 친구들의 정보들까지 뽑아가 약 5천만명의 성향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됩니다.

  • 알렉산드르 코건은 이 정보와 분석을 미국의 은행가이자 정치인으로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의 CEO였던 스티브 베넌(Steve Bannon)이 이사진으로 있었던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Cambridge Analytica)에 넘깁니다. 그리고 이 정치연구소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을 가지고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와 트럼프 선거운동에 써먹습니다.

  • 알렉산드르 코건이 이 정보를 넘길 때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에 로버트 머서 (Robert Mercer)가 1500만달러를 쐈다는군요.

일단 사람들이 황당해 하기 시작한 것은 페북 사용자 5천만명이 자신이 동의하지도 않았던 개인 데이터들이 선거에 이용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황당한 이야기는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옵저버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을 조율한 알렉산드르 코건(Aleksandr Kogan)은 러시아의 세인트 뻬쩨르스부르크 대학은 물론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인 Lukoil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뇌물을 뿌리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분들을 동원해서 입을 막고 있었는데... 엊그제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에서 빅데이터 분석자였던 캐나다 태생의 크리스토퍼 와일리(Christopher Wylie)가 가디언과 내부자 고발을 하면서 전말이 드러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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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고발한 크리스토퍼 와일리

자신의 대통령 선거운동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관여한 흔적은 없다고 큰소리 치셨던 트황상은 처음부터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태가 되셨죠... 더불어 페이스 북은 영국 하원과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서야 할 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거, 미국만의 이야기일까요?

한국의 정치지형은 서구에 비해 훨씬 더 단순합니다. 미국은 성소수자(LGBT)에 대한 입장,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 과세, 국민건강보험제도 도입과 관련한 수많은 이슈들에 따라 누구를 찍는가가 정리되는게 아니라 훨씬 단순한 요소들이 누구를 찍을지 결정짓는 요인인 나라죠.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역차별과 북한에 대한 증오 정도만 갖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주민등록번호는 이런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모두 보여줍니다. 그러니 이런 메시지들을 전파시키는 것이 훨씬 더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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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우리나라의 지난 안민주 정부 9년간 정부의 치안과 공안 담당부서들이 총동원되어서 댓글 공작을 펼쳤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요... 저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파하는 구조를 어떤 이들이 만들었는지 우리도 수사에 나서야 할 시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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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 감사합니다

중간에 좀 생략이 많아요;;; 그알싫용 원고로 쓰고 있어서;;;

요즘 뉴스가 다 페이스북과 케임브리지 아날리카 이야기에요

완전 미드잖습니까. 사악한 과학자가 사람들을 꼬득이는 툴을 개발하고 그 개발비를 겁나 부자이며 미국 정계에 깊숙히 개입된 인물이 지불해 희안한 대통령을 만들어냈다라고 하면;;; 음;;; 근데 개연성 없다고 기획단계에서 빠꾸 먹겠군요;;

저도 2012년 대선 당시에 택시기사 분이 보여준 카톡메시지가 생각나요. 그분이 보여준 메시지에는, 각 후보별로 공약이라며. 박근혜만 노령연금 30만원 올려주고. 나머진 다 0원이라며. 그래서 박근혜 뽑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죠..

사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영화에 어떤 요소가 들어가야 인기를 끌 것인가, 혹은 영화 선호도 모델로 봤을때 어느 영화가 대박을 칠 것인가 같은 예측 정도만 할 수 있었는데... 이젠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까지 개발된거죠... 어쩌면 이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 남이 조종하고 있는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란 생각이 조금씩 들고 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