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의 秀討利(Story) 116 : 게임 중독이 질병 분류에 대한 고찰
최근 WHO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체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의 이견이 있어 서로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내 왜 이런 의견차이가 나타나는가는 한쪽은 경제와 문화적 관점에서, 다른 한쪽은 건강과 안전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게임 중독이 질병이 맞는가 아닌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각종 전염병이 질병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이견을 보이는 일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바이러스와 증상, 전염의 위험, 치료방법 등에 대해 의학적이고 과학적이라 할 수 있는 하나의 체계가 눈에 보이게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신과 관련된 질병은 솔직히 비전문가인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질병환자에 대한 일원화된 처방과 투약, 치료의 절차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심리치료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을 치료하기도 하거니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 마음 모르기에 치료가 되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정신병도 감기와 같아서 심해지면 약먹고 쉬는 것과 같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를 위한 약이 있고, 조현병 환자를 위한 약도 있어 투약하면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면 감기와 같은 질병보다는 우을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정신적 질병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을 많이 해서 눈이 아프다면 안과적 질병이고 손가락이 아프다면 외과적 질병이기 때문에 게임중독 자체가 질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안과질환과 외과질환이 게임 중독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상생활을 통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sns중독이라는 말은 하지만 이 것을 질병으로 분류하지는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스팀잇에 글 쓰고, 피드 글을 읽다보면 눈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플 때가 있습니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면 먼저 증상이 무엇이고, 이 질병이 인체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지, 전염성이 어느정도이며, 치료방법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면 이 것이 질병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중독이 참 많습니다. 마약중독, 알콜중독, 흡연, 도박중독, 섹스중독, 인간중독(스토킹) 등이 있고, 운동도 중독이고 공부도 중독될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 어떤 취미도 과하면 중독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해서 좋고 즐거우면 다 중독입니다. 대부분의 중독의 증상은 스스로의 의지로 끊기 힘들다는데 있습니다. 즉,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혹은 죽을 때까지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럼 의문이 생깁니다.
죽을 때까지 끊을 수 없을 정도로 게임의 중독성이 강한가?
청소년들에게 있어 인터넷중독이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과잉행동을 보이며, 불안증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육당국에서는 이런 인터넷중독이 의심도는 학생들의 정서행동을 관리하며 상담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중독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인들도 sns에 자신의 일상을 웹상에 공유하고 팔로워와 소통하거나 검색을 하고, 뉴스를 읽고, 결재를 하는 20-30대 대부분은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 없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스마트폰중독일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중독도 아직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의료계에서는 그 동안 질병분류체계 없이 치료하던 이런 IT관련 중독자들의 수가 급증했고, 그 중독의 정도가 심각해졌지만 그 동안 질병분류체계가 없어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며, 이번 WHO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은 앞으로 인터넷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모두 비슷한 증상인 게임중독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점입니다.
포함관계로 따져봤을 때 이런 광범위한 중독증상들에 대한 네이밍이 게임중독이라고 되는 것이 옳을지 의문이 듭니다.
어쨋든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면, 이 게임중독의 증상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겠습니다.
모든 중독이 다 그렇듯이 머릿속에 온통 게임으로 가득차 있을 것입니다. 그 것에서 시작되어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게임에서 쉽게 죽고 다시 사는 것과 같이 현실을 바라보게 되어 현실감각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게임속 세상처럼 삶을 살아가려한다면 과격한 게임에 중독됐을 경우 과잉행동이 나올 수 있고, 생명을 경시할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키우는 게임에 빠질경우 애착을 가지고 가상현실의 존재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하며,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것,
즉, 조현병이 아닐까 합니다. 정신병인 것입니다.
더불어 게임에 너무 빠진 나머지 현실에서 삶의 의욕이 떨어진다면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은 현대인의 대다수가 앓고 있다는 병입니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면 증상은 위의 정신병들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것입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장확하지는 않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치료방법도 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체에 큰 피해를 주느냐를 봤을 때, 정신이 피폐해지기에 신체적 리듬이 깨져 건강이 좋지 않을 것이고, 일단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할테니 상당한 심리치료를 요할 것이고, 정상적인 심리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의 정신적 피해가 있을 것입니다. 담배와 같이 끊었을 때 금단증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명의 위협이 있을 정도까지 아플 것 같지는 않지만, 조현병처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것 같아 염려가 되기는 합니다.
전염성 여부는... 게임을 제외하더라도 함께 즐기면서 빠지는 것에는 도박이 있습니다. 도박에 대한 많은 말들이 있듯이, 도박도 잘 끊을 수 없습니다. 도박도 전염성이 높습니다. 누가 흥미진진하게 도박을 하고 있으면 자기도 하고 싶고 누가 재밋게 게임을 하면 자기도 하고 싶을 것입니다만, 구경은 하더라도 끼지 않는 경우도 사실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든 도박이든 누구든지 즐길 수 있지만, 누구나 다 중독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대개... 본인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왜 게임중독이냐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이 없는 것은 떠올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중독은 질병이 아니라 할 것입니다. 중독자도 있지만, 대부분 유용하게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활에서 이제 스마트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품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중독자는 있을지언정 유용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기에 스마트폰 중독은 질병이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마약과 게임은 둘 다 쾌락을 줍니다. 추측하건데 바로 이 점에서 게임중독을 마약중독과 같은 것으로 보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봐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것 같습니다.
마약중독과 게임중독이 모두 중독이 되었을 때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도 비슷하다 할 수 있지만... 누구보다 많은 게임을 하는 프로게이머에게 중독에 빠졌다고 하지 않고, 프로게이머들의 삶이 피폐해지지도 않습니다. 물론 게임을 너무 많이 하기에 직업병은 생길 수 있지만... 그 어떤 직업도 직업병은 다 있습니다.
게임중독은 정말 그 자체로 질병일까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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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대문 만들어주신 @kiwifi님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ravenkim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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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에겐 심각한 수준(?) 이 있긴하더라고요..
그런데 역시나 질병으로 구분하기엔 애매모한? 한 부분이 많은 것 같긴해요..
뭐든 적당히가 안된다는게 젤 큰 어려움일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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