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는 최대한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in kr •  7 years ago 

"퇴근 후에는 최대한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오늘 지방 출장을 다녀오면서 파견 보낸 직원에게 들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울림을 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당연한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에 대해서 신기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아주 긴 시간 동안 굳어버린 관행 아닌 관행들이 우리의 세포 속까지 스며들어 버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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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사람들마다 처한 상황이 다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신입사원 때부터 밤샘의 연속이었다. 근로 계약서 라던가 근무시간에 대한 정확한 개념도 없이 그저 일이 되는가 안되는가 그것만 생각했던 것 같다. 마우스를 붙잡고 잠들고, 마우스 옆에 도시락이 놓이면 식사시간이 되고, 그렇게 일주일에 두 번씩 집에 가서 쪽잠을 자고 그랬던 생활에 어느 순간 '주 5일제 근무'가 들어왔다. 가끔씩 경험해봤던 해가 남아있을 때 퇴근했던 경험 정도가 아닌 뭔가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 같은 그런 충격이었던 기억이 지나간다.

"김영란법"

'주 5일제 근무'가 당연하게(?) 느껴질 즈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고객과의 관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접대, 의전 뭐 그런거…… 물론 이 부분은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혹시나 모를이라는 자기 검열에 다음을 기약해본다. 어느 순간부터 고객들 입에서 '김영란 법'이 오르내리고 나서는 어색하게 웃으며 식당 메뉴에 눈치를 살펴야 했던 불편한 시간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물론 이런 시간들이 오기까지 수많은 감정을 소비하는 시간과 견뎌내야만 했던 감정의 찌꺼기들을 수많은 여행지에 파묻고 와야만 했다.

감정의 찌꺼기를 파묻기 위해 들렀던 여러 나라에서 왜 우리는 그들처럼 여유있게 살아가지 못할까라고 끝없이 반문했지만 돌아왔던 답은 '우리네 문화가 문제야'라고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오후 6시만되면 직원들을 쫓아내 듯 사무실 밖으로 내몰고 혼자서 야근하기를 반복했지만 멍청한 짓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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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 52시간"

뭔가 결심한 듯 나에게 말을 건넨 직원의 말이 지나온 시간들 안에서 뭔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것처럼 들려서 더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 변화가 어떻게 우리 안에 스며들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또 하나의 시작이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때가 오리라 상상해본다.

다소 우울해 보이는 하루의 정리이지만 끄적여본다.
운전하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전화, 문자가 계속해서 울려댄다.
나의 52시간도 하루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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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심인 것 같아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쉽지 않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

저도 예전에는 자주 야근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일하면서..
스스러 그게 멋있는줄 알았는데, 지금와서 보니 아니였네요.
멋진 결심을 응원합니다. ^^

인식이 달라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아요.
하루빨리 사람들 생각도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신 거 보고 왔어요☺️
저는 아직회사 생활을 안해봐서..넘나 모르는 세상 이네요🤭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가봅니다. ^^

일을 집에가져가지 않는게 참 힘든것 같습니다. 저는 프리랜서 인데도 그렇게 살기가 힘드네요.

저도 프리랜서 생활도 했었는데요. 그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세상의 인식이 바뀌어 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발씩 내딛어야 하겠죠. 화이팅!!!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어느새 고루한 이야기가 되었고, 이제는 직장도 삶의 포트폴리오의 일부일 뿐이 된 것 같습니다. 52시간 만큼의 가중치를 지니는 것으로서요.

매일매일 그런 52시간에 대한 밀땅(?)을 하는게 피곤하네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