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함께 있고싶다 생각한 것들은 늘 내 곁에 남아있질 못했다. 눈물이 얼굴을 가득 젖게 하는데도 나는 불만 한 마디를 못 내뱉는다. '어쩔 수 없다.' 라고 일찌감치 생각해버리는 종말론적인 내 생각 때문일까. 어쩌면 반항을 하는 데 있어서도 의지 박약인 이 성격 때문일까. 물고 있던 담배를 한숨을 쉬다 놓쳤다. 욕지기를 뱉으며 담배를 주우려 몸을 숙이는데 그 앞에 있던 하얀 꽃들이 눈에 띄었다.
'수국인가?'
생각하며 손을 뻗었다. 그러다 아차 하듯이 손을 다시 급하게 거둬들였다. 안되지. 이러면 안돼. 내가 손댔다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가, 계속 보고싶다 생각하면, 저 꽃들도 여기 남아있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르잖아. 떨어진 담배를 손에 들고 발걸음을 돌렸다.
'나는 계속 혼자인게 나을 지도 몰라.'
담배를 한 대 더 꺼내어 물었다. 쓸쓸한 노래를 불렀다. '찌질이' 라고 등뒤의 꽃들이 말하는 것만 같았다.
담배를 한 대 더 꺼내어 물고
쓸쓸한 노래를 부르고
잘했어 잘했어
나 니까 이렇게 하지.
잘했어.
처음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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