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직장인 도전기]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 강소기업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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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우리가 사는 일상속의 작은것들에 진심어린 관심을 가지는 것에 있다" -윌리엄 모리스
The true sceret of happines lies in taking a genuine interst in all the detail of daily life. - Willian Morris



침체기에는 뭐라도 꼼지락 거리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 노동을 하는 일은 그런 의미에서 큰 힘이 된다.

사회에 나와서 부띠크에서의 짧은 인턴경험을 하고 어릴 때부터 사업을 했어서 직장 경력이 없다. 늘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고 그 이후로도 계속 프리랜서 생활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직장생활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그 스토리를 전하면..

SADI도 중간에 그만두고, 직장경력이 없는 데다가 이력이 특이하고(분야 전환이 큰 틀에서는 2번 작은 틀에서는 3번) 내 특성상 대기업은 어려울 것 같아서 외국계, 강소,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한 100군데 넘게 지원했는데 2군데에서만 연락을 받았다. 서류를 통과한 곳은 외국계 유통 1위 기업, 그리고 로봇 만드는 실리콘 밸리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서류를 넣으면서 이곳저곳 주변에 정보도 알아보면서 느낀 것은 강소기업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학력을 더 많이보고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고(대기업의 경우 예전에 합격 경험이 있기에), 스타트업도 안 그럴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을 유달리 높이 쳐주거나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안 그런 곳도 있겠지만, 내 경험뿐만 아니라 주변을 보면서도 느낀 것은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 분들이 학력과 이력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타트업은 면접과 과제까지 진행을 했는데 담당 팀장과 면접을 보는 순간 탈락을 예감했다. 어쨌든 회사 체계라는 것이 있는데 팀장보다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을 뽑기란 힘든 일이다.ㅎㅎ 과제를 진행하면서 분명히 그 방향으로 하면 탈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쭙짢게 방향을 틀고 싶지가 않아서 내가 맞다고 생각한 데로 진행을 했다.

예상대로 탈락을 했고, 과제를 진행하면서 스터디하고 리서치한 것을 기반으로 마케팅 방향 분석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면접에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과 함께 과제 진행하면서 제품에 애정이 생겨 보낸다며 분석 내용을 메일로 보내줬다. (그러고 보면 나도 성격이 참...이라고 친구가 그랬다.) 사실 과제를 보낼 때 그 부분을 보냈으면 좋았었겠지만, 일부러 보내지 않았다. 회사가 자주 간과한 것이 있는데 구직자가 회사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ㅎㅎ

회사의 전체 분위기는 좋았다. 덕후스럽고 그런데 내가 함께 일 할 선임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전체 총괄이었는데, 일을 제대로 하는 것 같지가 않아서 타협이 잘 될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 그 느낌은 과제를 하며 리서치를 하면서 일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면접을 보고 느낀 것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과 나는 일을 잘 못할 것 같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싸가지가 없더라도 일 잘하는 선임이 좋다. (물론 선을 매우 넘어서는 경우는 예외다.)


그리고는 계속 일도 하고, 하면서 아르바이트에도 도전을 해봤다. 이것도 더 늦으면 시도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급작스러운 시도였다. 사실 알바에 대한 경험이 많지가 않고, 거의 없다. 예전에 20대 무렵 이마트에서 일주일 해봤고, 그 이후로 사업을 접고 대안공간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다 까먹고 나서는 두 달 정도 반도체 공장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어쨌든 전시는 계속해야 했고 업무 시간은 비울 수가 없는데 유일하게 새벽에 일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근처에서 포장 알바를 1주일 동안 해봤다. 사실 이때 다른 일을 하고 있었지만 계속되는 100개의 이력서의 광탈로 좀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었다. 그게 아니어도 하던 일을 하면 되는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좌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 아무튼 기분도 꿀꿀하고 좀 환기를 시킬 겸 시작을 했는데 여기서 놀라운 발견이 있었다. 나도 내 손이 그렇게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거기 계신 분들은 정말 배테랑 아주머니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빠르고 예쁘게 포장을 했다. 평소에 그렇게 빠르게 손을 움직여 본 경험이 없었는데 그때 처음 인식을 했다. 아 내 손이 정말 빠르구나, 그 뒤로는 빠르게 움직이려 한다. 나의 또 다른 발견이다. 정말 큰 발견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서류 광탈로 한참 위축이 되어있을 때인데 그 곳에서도 사무직으로 오퍼를 받았다. 물론 내가 흥미롭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거절을 했지만, 그 이후에 퐈이팅하여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수정하고는 그 뒤로 스타트업 합격을 했었다.꼭 오퍼를 받아서가 아니라 몸을 움직이니 확실히 기분도 꽤 괜찮아졌다.


그때 뭘 느꼈냐면, 아 좌절하고 있지 말고, 그게 뭐든 움직이는 것이 백배 낫다는 경험을 했다. 물론 침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그 시간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특이한 경우가 아닌 좌절이나 박탈감으로 힘들 때에 어떤 노동이든 몸을 움직이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동생들이 뭔가 무기력에 빠졌을 때 하는 말이 있다. 손이라도 꼼지락 대야지 마음도 움직인다고. 남을 헤치는 것이 아니라면 나쁜 경험이란 없다. 실패건 시시한 일이건 거기서 내가 뭘 얻을 수 있는지, 혹은 뭘 느꼈는지가 사실 더 중요하다.

취업준비와 면접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아 나는 불합리한 것,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건강 때문에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몇 년간은 하지 못 했는데, 요즘은 차라리 그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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