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나들이와 백석 시인, 그리고 오동나무 꽃

in kr •  7 years ago  (edited)

알라딘 중고서점에 나들이 갔어요.

글이 돈이 되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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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사진찍었어요. 미래를 예지한 책인가... 제목만 보면 스팀잇 이야기네요. 글이 돈이 되는 '기적의 블록체인'이죠^^

책의 오른쪽 빈 공간에 스팀잇 마크를 그려주고 싶네요^^

서점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백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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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선 건질만한 사진이 이거밖에 없어요. 우리말을 조약돌같이 다듬어 쓰셨다는 백석님이에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1938.

수능시험에 나왔다고 하는데, 천재 문학가는 보통 어떤 의미나 의도를 가지고 시를 쓰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그걸 해석해서 객관식으로 문제내다니... 문학은 문학 자체로 즐기는 것이지 평가의 대상이 아닌데, 찾아보면 요점정리도 있더라구요.

사실 이솔님의 '아날로그 사이언스'가 너무 읽고 싶어서 나선 길이었어요. 물론 중고서점 들렀다가 책방에 가서 구입했어요. 후기는 다 읽고 쓰려구요.

길가의 오동나무

나들이 길에 마주친 오동나무 사진으로 마무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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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좀 무섭게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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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받침이 미세먼지 색깔 같아요.. 공해에 강한건지, 도로 옆에서도 잘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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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해요. 1년에 2~3cm 정도씩 굵어져서 시집갈 때 쯤엔 가구를 짜 줄수 있었다고 해요. 나무가 가벼워서 옮기기에 부담이 덜했던 것도 한 몫 했을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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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객관식으로 낸다는 게 공감이 안된다..완전 공감입니다.

영어 시험도 객관식으로 내면, 10년을 배워도 말 한마디 못하는데, 문학이야 더 심하죠 ㅠ

글을 써서 먹고 산다는 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것같아요.

생계원은 따로 가지는게 좋은 것 같아요.

백석 시인 관련 수능 문제를 풀어 본 사람으로써 시를 객관식 문제로 내는 것은 정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시를 통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다 다르니까요.

  ·  7 years ago (edited)

이제 @mgame 때문에 댓글 달기가 조심스러워집니다. 독립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응원해요!!

그 점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냥 저일 뿐입니다. 독립하면 꼭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맞아요, 그래도 직접 밝혀주셔서 감사해요. 기대가 믿음이 되고, 사실이 이와 다를 때 실망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처음부터 알면 괜찮을 뻔 했어요. 순서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부족할 때였으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게 오동나무군요. 전통에 대해서도 새로운 지식을 얻어갑니다. :)

혹시나 해서 내가 아는 그 나무가 맞나 한 번씩 찾아보는데,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백석시인 너무 좋아해서 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 시는 시대로 느끼는게 좋은데 시험에 나오면 참...가끔
작가도 틀릴 것 같아요. 작가의 의도 문제~

  ·  7 years ago (edited)

요점정리 찾아보면,

가난하고 쓸쓸한 화자가 연인 나타샤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시이다. 화자의 사랑은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데 (중략) 순수하고 환상적인 사랑 (중략)

백석 시인 정도면 엄청 매력 있는 것 같은데... 소주를 먹으니 가난하다고 한 것인지..
어딜 봐서 순수한 사랑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꼭 순수해야 하는지도요..
문학 시험 난이도는 작가가 못 풀기로 유명하죠^^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우산챙기세요

비가오니 엄청 추워졌어뇨. 감기조심하세여~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아까 읽은 검은돌님의 '잠시 쉬다오고 싶다'는 글과 더불어서 여러 생각을 들게 하네요..

아귀가 맞는다는 표현이 적당한 것 같아요. 아니면 무의식의 힘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