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想)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것

안녕하세요-!
Ria 입니다 ;/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익숙함에 빠져 나태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모습일까?'

별 다른 특별함이 없는 하루 하루입니다. 저는 7일 내내 일을 하거든요.
평일에는 인턴,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스스로 내린 결정이니, 뭐.
그러다보니 딱히 어디를 놀러가기도 애매한지라 평일 저녁에 회사 근처에서 가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일탈 아닌 일탈이에요. 멀리도 못 가고 늘 그 근방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제 삶은 이렇게 틀에 박힌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사람이거든요. 학교를 다니면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해서 늘 바쁘고 정신 없고, 그래서 지치기도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어쩌면 루틴한 일상을 보내는 지금보다 더 잠도 못 자고 피곤했었지만, 그 때가 더 살아있고 반짝 반짝했던 것 같아요. 소소함에 감사할 줄 알고 애정이 넘치는, 마음 속 여유가 더 많았었습니다.

올 해 초부터는(물론 이 또한 제가 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졸업 전 사회 경험을 하고 싶어 일을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늘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해야 하기에 일 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핑계겠지만, 일이 끝난 후에는 왜 그렇게 게을러지는 지 원. 집에 돌아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어딜 간다는 건 더 어려워졌지요. 만나는 사람들도 똑같고 제 삶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계기도 줄어들어서 정말 말 그대로 쳇바퀴같은 삶.

그래서 잧은 스트레스도 많아지고 행복하다는 생각도 잘 안 들고...어느 날 묵혀있던 감정이 폭팔했던 날이 있었어요. 친구와 통화를 하며 푸념을 하고 말았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인데, 그 날은 제어가 안 되더라구요. 묵묵히 제 이야기를 듣던 친구가 갑자기,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를 꺼내더라구요.

매너리즘, 그 때 처음 들었던 단어였어요. 그게 뭐지? 무슨 뜻인지도 몰랐죠. 찾아보니 이렇게 정의된 단어더군요.
명사: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일, 타성 (출처_네이버 국어사전)

우와, 이거였어요.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맞아요. 매너리즘! 저는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이에요. 이 단어가 저를 일깨워주었습니다. 문제와 직면하게 만들어 준 것이죠. 나는 지금 틀에 박힌 일상에 빠져 새로움을 전혀 추구하지 못 했던 거죠. 그저 주어진 일상에 변명만 늘어 놓으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의미없이 보내기만 했던 거였어요.

비로소 저는 저를 가두었던 일상에서 빠져 나올 단서를 찾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성격 상 아닌 건 아닌 거거든요. 아닌 걸 알면서 끌고 가는 성격이 아닌지라. 그렇게 일자리를 옮기고 새로움을 찾아나섰습니다.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요!

하지만 한 번 빠진 매너리즘은 질긴 파리지옥 같아요. 쉽게 놔주지 않더군요. 새로운 일상에서 이제는 예전의 그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몇 주가 지나니 금새 또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는 더 피곤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말았네요. 어찌나 출근하기가 싫던지. 가도 딱히 할 일도 없고. 그 생각이 꼬리를 이어 이게 진짜 내가 원하던 거였나 또 다시 반추하며 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인데, 발전도 없고 보람도 크게 없는 곳에서 침체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말았어요. 저는 인턴이라 하면, 제가 원하는 직종에서 실무를 보고 경험하며 무진장 뿌듯함을 느끼면서 마치 준 직장인인 것 같은 기분이 들 줄 알았는데, 아닌것 같아요. 물론 좋은 근무 환경에서 보다 성장하는 인턴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제 경우는 그닥...뭐...그냥...

하지만 온 지 얼마 안 된 곳을 책임감없이 떠나는 것도 제 성격은 못되거든요. 전 직장에서도 책임감때문에 아니라는 것을 수긍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이구요. 그래서 당분간은 이 일상이 계속될 것 같아요.

저는 늘 쉽게 질려하는터라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도 쉬운 것 같아요. 극복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글을 '그래, 난 극복할 수 있어!'로 끝내고 싶진 않아요. 극복하기 쉽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이 감정이 뭔진 알고 있으니 발버둥이라도 치면서 걷어 차 버리려는 노력은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 자신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