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애 처음 잡아본 3.8kg 참돔

in kr •  7 years ago  (edited)

직장인들의 휴일인 근로자의 날이 아쉽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잘 보내셨기를 바라며, 물론 쉬지 못하고 오늘도 열심히 현업에서 수고하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일상 탈출의 시작은 어제 였습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딸아이 마중하고, 저녁을 준비해주며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일은 5월 1일 노는날이구나!' 놀 핑계거리를 찾아 머리쓰는건 어릴때나 지금이나 똑같은것 같습니다.

낚시를 좋아하며 실력자인 친구에게 톡을 합니다.

나 : "내일 쉼?"
친구 : 엉 ㅋ
나: "쏠까?", 갑돌이(갑오징어), 군화짝 나옴(군화만한 크기를 말함) , 살짝 미친짓 같지만 , 여수 , 씨알 굿!
친구: 켁... 여수... 고민...

그렇습니다. 여기는 인천이고 여수는 쉬지않고 빨리가도 4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거리이며, 새벽에 도착하여 바로 배타고 낚시하고, 오후에 다시 인천으로 복귀한다는건... 좀 미친짓 같습니다.

나: 아님 가까운데 가도 되고...
친구: 난 유터나...(바다유료낚시터) 생각하고 있었거든.
나: 어디?
친구: 아직 결정못함. 가고 싶은 유터 있어?
나: 난 몰러. 유터간지 몇년된듯...
친구: 강화 초지대교 옆에 황산이나 갈까? 밤에?
나: 콜!

이렇게 의기투합후 열심히 집안일 마무리하고 딸아이 재우면서 한숨자고 기다리니 새벽 1시가 좀 넘어 친구가 데릴러 왔습니다. 낚시터에 도착하여 자리잡고 준비하고 어쩌고하여 3시쯤 부터 본격적으로 낚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측하셨겠지만 물고기가 그리 쉽게 잡혀주질 않습니다. ㅎㅎ 그렇습니다 새벽바람 맞으며 앉아서 스티밋보며 시간때우기가 되버렸습니다.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고기가 안물어준다는둥 물때가 어쩐다는둥 별의별 핑계거리가 나오는 와중에도 친구녀석은 2마리를 낚아 올리더라구요... 역시 경험과 노하우는 무시하지 못하나 봅니다. 차츰 시간은 흐르고 동은 터오고.. 친구는 졸리다며 차에 들어가 버리고... 전 혼자 앉아서 멍~~~ 하고 있다가 꾸벅구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갑자기 우당탕탕탕!!!

제 낚시대가 거치대에서 떨어져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어 잽싸게 잡아들고 휙! 챔질하니 묵~~~~~직합니다. 자다 나온 친구도 놀라 "낚시대 위로 똑바로 들어 올려!!!" 하며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더군요. 이게 무슨 일인지... 정신은 없고 잘 끌려와 지지는 않고... 옆에서 사람들은 모여들고 (워낙 입질이 전체적으로 없었기에 이벤트가 되어 버린듯합니다) 물속에서 파닥거림의 느낌이 전해지니 기대감이 상승하며... 드디어 물위로 모습을 보이니 주변 누군가가 "대돔이다!" 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아무튼 눈에 보이는 커다란 크기에 행여 줄 터질까 조마조마 하더군요. ^^ 무사히 뜰채로 떠서 물밖으로 나오니 주변 낚시꾼들 다 모여 구경하며 원줄은 뭐냐? 목줄은 몇호냐? 손맛은 어땠냐? 등등... 질문공세가 이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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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졸다가 얼떨결에 잡았기에 잡힌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경험많은 낚시인도 아니고, 입질을 처음부터 보고 챔질을 했다면 성급히 들어올려 놓쳤을 가망성이 더 컸을것 같습니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죠.^^ 그래도 잡은건 잡은게 아니겠습니까? ㅎㅎ 주변에서 더욱 우와 크네 하며 한마디씩 거드니 어깨가 저도 모르게 으쓱해지며 기분이 좋아지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주변 상점에다 가져다주고 저울에 올리니 무게가 3.8KG !!!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제 몸뚱아리 만해 보였습니다. 1kg 당 5000원의 회 뜨는 비용을 지불하니 절반으로 나누어 팩킹까지 깔끔하게 해서 주네요. 친구와 나누고 차안에서 무용담을 이야기하듯 떠들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IMG_4025.jpg

난생 처음 잡아본 큰 참돔에 즐거운 추억꺼리 하나 더 생긴 하루였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P.S : 1. 즐겁긴 하였으나 몸이 더 쑤시고 아픈건 왜일까요? ㅎㅎ
2. 낚시만 하면 쩔어드는 느낌? (얼굴에 개기름, 빨리 씻고 싶은 느낌?) 은 어쩔수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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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끝내주네요~~ ㅎㅎ

정말 끝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역시 갓 잡은 놈이 맛있죠 ㅎㅎ
참돔 잡으신거 부럽네요

낚시 마무리 할때까지 잘 살아있어서 싱싱하게 회 떳습니다~ㅎ

저도 회좋아하는데, 월척이네요!!

처음 잡아본 월척이었습니다. 기분 아주 째집니다~ㅋ

와 저정도면 회가 몇인분 나오나요.. 잡으셨을때 쾌감이 남다르셨겠네요...!

두툼하게 썰어진 양을 보니 어른 네명도 충분할듯 합니다.^^ 짜릿했습니다!

와우~정말 크네요~손 맛 좀 보셨을듯~

그 손맛에 이끌려 또 가게되는것 같네요~ㅎㅎ

정말 대박 낚시입니다.
축하드립니당~~
제 글에 댓글도 달아주시고ᆢ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저도 고맙습니다!

와아~~!!낚시대 안 부러졌나요?

낚시대가 1호대로 얇아서 초릿대 부러질까 조마조마 하긴 했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정말 굉장한 크기네요.
말로만 들어본 월척이로군요.
밤낚시하신 보람이 있으시네요. 축하드립니다!^^

피곤과 온몸이 쑤시지만 결과가 좋아 싹 달아나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대어를 잡으셨네요.축하드려요.
그 순간 얼마나 짜릿했을까 싶네요.
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살다보니 이런날도 있네요~^^ 스팀도 고래 획득하는 그날까지 홧팅입니다~ㅎ

진짜 큽니다
저 무겁고 큰것이 퍼덕퍼덕했으니 손맛은 아주 대박이었겠어요 +_+

왜 대어들 잡으러 다니는지 조금은 알것 같더라구요^^

어마어마한 크기네요!!!
맛있는 횟감에 찰진 맛까지 ㅋ
손맛과 함께제대로즐기셨겠습니다!!!ㅋ
한입먹고 싶네요

처음 느껴보는 깜놀할만한 크기였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우와..손맛이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어릴때 아버지 따라서 낚시터에 가다가 최근에는 아들과 함께 실내 낚시터에 가곤 하는데요..잘 잡아서 1Kg정도 되는 걸 잡곤 하는데요, 잡으신 걸 보니 그 힘이 정말 엄청날 것 같습니다. 물론 맛도 좋아 보입니다.~

처음 느껴본 손맛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아버지 따라 다닌 낚시의 기억이 참 좋게 남아있습니다^^ @jeaimetu님 자제분도 엄청 좋아할것 같습니다~

와우 대박입니다. 오늘도 일합니다. 5.5일 어린이날 ㅜㅜ

ㅠㅠ 저도 일하고 왔습니다~ 힘내세요~^^

요즘 도시어부 덕분에 낚시의 재미를 간접경험하고 있는 중인데 실제로도 재밌나요? ㅎㅎㅎ

낚시도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종목중 하나일거란 생각입니다~ 레고와 같이 중독이죠^^

극과 극은 통하는 거군요 ㅋㅋㅋ

와우,굉장하네요.

싱싱한 회맛에다가
직접 잡은 맛에다가
손맛에다가

포스팅 맛까지 ㅋ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표현이 예술이십니다^^ "포스팅 맛" 이란 표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스티밋에 점점 빠져들게 되다 보니 포스팅하라고 생전 처음 하는 경험의 감정을 느끼겠끔 고기가 옜다 하고 물고 나와 준것 같습니다.ㅎㅎ

피곤하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꾸욱.들렸다가요

감사합니다~ ^^

엄청 크네요. 손맛좀 느끼셨을듯 ㅎㅎ
3.8kg 참돔이 몸뚱아리 만하다니 과장이 너무 심하시네요 ㅋㅋ

크쵸? 제가 요즘 몸이 불어서 저만하면 돌고래쯤? ㅋㅋ 될겁니다^^

와우 월척입니다 ㄷ ㄷ

예, 저리 큰넘 처음 잡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