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황혼 VII] 촛불시위에 대한 나의 소고.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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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어제 올리기로 한 [우상의 황혼 VII]가 오늘 연재가 되네요. 어제 편도가 아파서 병원에 가보니, 편도에 궤앙이 생겼다고 합니다. 극도로 피곤하면 이런 경우가 있다는데, 어제 집에 들어와 약을 먹으니 또 사람이 졸려가지고.. 글도 못쓰고 자버렸네요. 역시 이래서 미래는 예측할 수 없나봅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번 주제가 아마 역대급으로 가장 민감한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스팀잇 유저분들 대부분이 촛불시위를 지지하셨다는 점에서 예민한 주제일테죠. 하지만 글을 시작하기 이전에 한가지는 바로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저는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1. 박근혜는 시장경제를 지지하지 않았고
  2. 테러방지법으로 개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려 했고.
  3. 국정교과서로 정부가 교육을 주도하려 했으며
  4. 증세없는 복지라는 허구로 국민들을 기만했으며.
  5. 일반 서민들의 기호식품에 대한 세금을 인상했고.
  6. 정부의 예산을 과거보다 인상했고
  7.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도로 막대한 원화를 풀어재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박근혜를 강력하게 비판해 왔는데, 어느날 최순실 발 국정농단 이슈가 터져버렸고, 이로 인해서 박근혜는 탄핵을 당하게 됩니다.

제가 빡이 치는 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박근혜의 나머지 잘못들을 묻어버린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에겐 제가 위에서 쓴 저 이유들이 국정농단 보다 더 심각한 이슈들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비리? 대한민국 같은 막강한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근 비리는 늘 있어왔던 겁니다. 보수, 진보를 막논하고 여태까지 깨끗하게 물러난 정권이 과연 있나요?

민선 1기 김영삼 전 대통령 부터(당시 정계에서 소통령이라 불렸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영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일명 홍삼 트리오로 불렸던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노무현 전 대통령(형인 노건평, 왼 팔 오른 팔인 안희정, 이광재, 박연차 게이트), 이명박 전 대통령(형인 '상왕' 이상득, '왕차관' 박영준, 그리고 현재 다스의 실 소유주에 대한 논란까지),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본인들 또는 본인들의 가족들 측근들이 검찰조사를 안 받은 적이 없었죠.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비리는 문제이긴 했지만, 박근혜 고유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정경유착? 이것도 박근혜 정권의 고질적인 문제였나요? 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중앙집권 체제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면 국정농단이 유별났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국민의 재산권과 자유를 침해한 권위주의적 정책들 때문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촛불시위를 하면서 그러한 이유를 들지 않았습니다.

국정농단이 마치 박근혜의 고질적인 문제인양 들고 일어났고, 이 촛불시위는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만들었죠.

무엇이 바뀌었나요?

정부 관료들이야 시험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니, 대통령이 바뀐다고 바뀔리 만무하고요.

정부 지출은 더 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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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더 상승했고요. 세금은 더 늘어나고 있고요. 공공 일자리는 더 창출이 될테죠. 양적완화는 계속될테고요(복지를 할 재원이 없을테니 말이죠). 뭐, 물론 문재인 정권이 어떤 부분에선 박근혜 정권보다 덜 침해적이겠지만, 또 어떤 부분에선 더 침해적일 수 밖에 없을겁니다.

이번 개헌안도 긍정적인 측면들, 부정적인 측면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국민을 사람으로 바꿔서 모든 인간의 천부인권을 강조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제외했다는 것..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독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나요?

정부의 수장이 바보같고 소통 못하는 박근혜에서, 비교적으로 소통을 잘 하는 거 같고 착해보이는 문재인으로 바뀐 것?

우리는 무엇을 원하나요?

우리가 촛불시위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국민의 주권이고 권리입니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입니까? 내 자유와 권리가 보호받는 세상입니까? 아니면 침해당할 때 침해 당하더라도 내가 뽑은 사람에게 침해당하는 세상입니까?

저명한 고전적 자유주의자인 액튼 경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권력은 타락한다.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 "

우리가 얻고자 했던 것은 권력의 축소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권력이 축소되기는 커녕 정부는 더 거대하고 막강해지는 거 같습니다. 공무원의 규모는 점차 늘어만가고, 강제하는 정도와 범위도 넓어지고요.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바뀐걸까요? 정말로 촛불혁명이라 불리는 이 시위는 다수가 원하는 사람을 수장으로 앉히기 위한 운동이었나요? 그러면 전 지지할 수 없습니다.

정부의 권력이 막강한 이상, 우리는 또 다른 비리와 또 다른 침해정책들을 마주하게 될겁니다. 과연 최순실 스캔들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요? 박근혜의 무능력함 이었을까요? 아니면 중앙정부의 막강한 권력이었을까요?

그 본질을 파고드는 시위였기를 바랬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요.

이상입니다.

본 게시글은 필자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런 생각도 있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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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bard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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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국에서의 투표는 항상 최선의 선택보다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투표가 되곤 합니다만 이번에는 그냥 인기투표라는 느낌입니다.
침해의 규모도 과거보다 커져간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게 아니라 해서 방관한다면 결국 내손안의 사탕도 뺏길텐데 말이죠...

그쵸. 그래서 정치라는 것. 정부라는 것. 민주주의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시장에 가면 원하는 물건을 카트에 담을 수 있지만, 정치는 그럴 수 없죠. 우리가 원하는 공약이 2개 있으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공약은 8개은 덤으로 딸려옵니다. 제가 시장을 정치보다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한 소신있는 발언 잘 보았습니다!
소극적인 댓글과 보팅으로 공감을 표현합니다^^

어쿠.. 이런 글에 댓글을 다시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스트리아 학파가 갖고 있는 아나키즘적, 자유지상주의적 견해를 본문에 잘 녹여내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학파의 견해가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광장의 촛불이 오스트리아 학파가 꿈꾸는 세상을 이룩하고자 모여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경제학도로서 선생님의 아쉬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은 시대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7월 혁명이 브루주아 혁명에 그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지지할 수 없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죠. 그래서 답답함에 글을 써본 것이고 그래서 지지하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촛불혁명이 미국의 독립혁명과 같은 혁명이길 바랬다면 너무 과대망상이려나요..

과대망상이죠. 망상 자체가 특정한 편견을 고집하는 것에서 나타나니까요. 혹시 사상이나 신념에 우열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사상이나 신념에 우열이 존재하지 않고 다 똑같다고 보면 특정한 사상이나 신념을 가질 이유도 없죠.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그렇다면 우리는 사상의 우열에 따라 최적의 사상만을 취해야 하는걸까요?
저는 선생님의 견해가 주관적 우열을 기반으로 하나의 사상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주관적인 우열을 기반으로 하나의 사상만을 강조하는 거 맞습니다. 제 생각이 그러니까요. 그것이 진리니까 따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렇게도 생각해 보라는 것이고. 제 생각에 비추어봤을 때 촛불시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저는 중도같은 것을 별로 생각하지도 않고, 옳다고 보고 있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확고한 신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타인의 의견에 눈과 귀를 막자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기 자신만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ohnusak님도 충분히 그런 기준은 있으실거라 봅니다.

주관적 우열을 거론한 것은, 중도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사상이 만든 스펙트럼에서 중간값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어떤 기준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의 신념에 기반한 의사표현이 잘못되었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제가 우려한 것은 균형감각입니다. 이것은 선생이 이전에 쓰신 글들을 읽으면서도 느껴왔던 점입니다. 경도된 사상일 수록 균형감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선생께서 본인의 사상이 경도되어 있다고 느끼지 않으신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요.
그런데, 타인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만큼 존중하고 계신다고 하시니, 제 우려는 괜한 것이 되었습니다.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최순실이 수렴청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이 촛불을 든 것은 아닙니다. @rothbardianism님이 박근혜 정부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1를 열거하셨습니다. 촛불을 든 국민도 그런 이유2(이유1과 정확히 일치하진 않겠지만)가 쌓이고 쌓인 시점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이 기폭제가 되어 임계점을 넘어선 것이죠.
“아무도 촛불시위를 하면서 그러한 이유를 들지 않았습니다.”라고 쓰셨지만, 촛불시위 현장에 가보면, 다양한 의견이 있었고, 불만을 표출하는 개인 발언도 많았습니다.

사실 그런식이라면, 전 정부들도 저런 침해적인 정책들은 많이 펼쳤습니다. 결국 그 8만명에게 물어보면 몇몇 사람들은 다른 이유를 들겠죠. 그런데 8만명을 궁극적으로 모으게한 이유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이었습니다. 왜 박영준-이상득 비선실세는 넘어가고, 홍삼트리오의 비선실세는 넘어가고, 왜 박연차 게이트를 비롯한 노건평 비선실세는 넘어가고, 박근혜 최순실에게만 반응을 했는가?

그냥 정치적인 요소가 다분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촛불시위로 바뀐게 없다면 그건 혁명도 아니고 뭣도 아닌겁니다.

쌓였던 것에 묵직한 것(국정농단)이 더해져 터져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시각의 다름을 인정합니다.
과거 정부의 비선 실세를 언급하셨는데, 모두 잘못된 것이죠. 사법처리도 받았고요. 그런데 저는 잘못에도 등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비리는 재단을 만들고 대기업이 그곳에 돈을 넣고, 그 재단을 이용하여 계속해 돈을 빼먹으려 한 것이니까요. 국민연금(국민 돈)을 동원해 삼성 승계를 도왔다는 의심도 받고 있고요. 올림픽도 이용하려고 했죠.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비리와 어금지금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것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고 (국민이)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반응을 한 것이죠.
저는 혁명은 단어의 뜻과 다르게 기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을 든 국민도 박근혜 내려온다고 바로 좋은 세상 온다고 생각진 않았을 것 같네요.

박근혜 내려온다고 바로 좋은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다행이지만, 어찌되었든 그 촛불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을 야당이 주도로 했다는 것(문재인)에서 온전한 의미의 혁명이라고 부르기가 꺼려진다는 것이죠. 지금 바뀐 거 하나도 없고 더 악화만 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부분엔 동의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미르재단 등등. 정경유착의 규모가 제일 컷던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분노하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몇백원 해먹으면 분노하지 않고, 몇 천억 해먹으면 분노해서 끌어내린다는 것이..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그냥 이번엔 이슈몰이를 제대로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같은 이슈몰이를 전 정권들에게도 했다면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민들의 분노가 대통령 탄핵의 기준이 된다면, 이 나라의 법치주의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전 박근혜와 그 전임 대통령들도 제 관점에선 모두가 탄핵이 되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아까 말씀하셨듯 관점의 차이죠.

과연 혁명으로는 무엇을 바꾼 것이며, 정부의 권력은 얼마나 더 비대해질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시 야당의 맏형인 민주당은 정반대로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이 뛰쳐나온 뒤 눈치 보다가 시위에 합류했다는 소리를 들은 거죠. 우상호 당시 원내대표가 탄핵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받았고요.
저는 지난 탄핵 국면이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를 견인한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이견은 존재할 겁니다.
@rothbardianism님의 공공부문 비대화 등에 대한 우려도 이해합니다. 주고받은 댓글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론을 예상한 글을 써도 막상 반론이 붙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도 있을 터인데, 성심껏 답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결국엔 반론이라고 생각도 안하는 것이 결국 저희 서로가 인정하는 부분은 다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에 제가 언급했듯. "아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연재 시리즈 제목이 "우상의 황혼"이니만큼 다루는 주제들이 꽤 민감하고, 사람들에게 성역으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보니까.. 충분히 반론은 예상하면서 글을 쓰기는 합니다!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을 소신있게 말씀해주셨네요.
잘봤어요! 보팅꾹 ..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스팀잇이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촛불시위를 좋게만 보시길래 그 반대의견도 내 봅니다.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ㅎㅎ

정치인 한명 탄핵하고 바꾼다 하여 세상이 그리 쉽게 변하진 않는것 같습니다. 너무 오랜세월동안 재벌과 정치는 풀리기 힘든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누가 대통령이 되도 단시간안에 해결할순 없을껍니다.
하지만 그 초석을 다져야 하겠죠. 팔로하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 의견 나누고 소통해요^^

과연 이 촛불시위를 기점으로,,,고질적인 정부의 시장개입과 이로 생기는 수정자본주의 또는 정실자본주의를 뿌리뽑을 수 있을지는 저는 회의감이 듭니다. 사실, 중앙은행이 없어지지 않으면 정실자본주의또한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할말 일단 하않. 액튼 경 오타 났어요!

할 말 많으시면 여기다가 써 보세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