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쯤 전에 시작한 책 하나가 완성돼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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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입니다.
사람 인(人) 글자의 원형은 중국 은나라 시대 갑골문에 등장한다. 왼쪽으로 팔을 내밀고 무릎을 굽힌 사람을 옆에서 보고 묘사한 상형문자다. 하지만 이 사실과는 별도로 이 상형문자가 변형된 사람 인(人)자를 두고 사람들은 또 다른 해석을 만들었다. “사람 두 명이 서로 기댄 모양이며, 사람은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고서는 쓰러지는 존재”라는 류의 설명이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나는 원래의 상형문자보다 후대에 만들어진 해석에 더 마음이 간다. 누구에겐가 기댈 수 있고 또 등을 대 줄 수 있어야 사람이라는 말, 얼마나 그럴듯한가.
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론 나 홀로 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다. 또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마음과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찾게 마련이다. 평생을 함께 하는 남편과 아내든, 이른바 ‘베프’, 즉 베스트 프렌드든, 소울 메이트든, 동업자 또는 파트너이든, 가르침을 주고받는 사제지간이든, 누군가와 단짝이 되어 세상과 마주하고 삶을 꾸려가는 인연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드리워진다.
역사라는 장대한 물줄기는 결국 보잘것없는 물방울 같은 개개인의 일상의 총합이고, 당연히 그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단짝’들을 찾을 수 있다. 한 개인의 역량도 뛰어났으나 함께 있었기에 더 빛났던 사람들,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그 힘겨운 어깨를 떠밀어 주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나갔던 이들, 그래서 마침내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선 모양의 사람(人)들로 역사를 일군 경우는 허다하게 많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는 그들을 따로 따로의 ‘위인’(偉人)으로 기억하는데 익숙할 뿐, 그들이 어떻게 호흡을 맞추고, 얼마나 멋지게 어우러졌으며, 그들의 어깨동무가 어떤 의미였음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심한 경우는 그 중 한쪽의 업적만 조명하거나 그 와중에 다른 한쪽을 외면하고 시커먼 망각의 늪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중국의 춘추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과 그 사람됨을 알아보고 끝까지 밀어 주었던 포숙아와의 사귐을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하거니와 관중은 “나를 낳은 것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것은 포숙아다.”라는 고백으로 자신에게 포숙아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이었나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역시 중국의 삼국시대 유비는 곤경에 처하여 천하를 전전하던 중 제갈량을 만나 새로운 꿈을 꾸게 되면서 자신과 제갈량의 만남을 ‘물과 물고기의 만남’, 즉 ‘수어지교’(水魚之交) 라 일컬었다. 또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인상여와 염파는 한때 사이가 나빴지만 인상여의 도량에 감격한 염파가 사죄하고 절친한 친구가 되어 죽음을 함께 해도 변하지 않을 사귐을 가졌다 하여 ‘문경지교’(刎頸之交)라고 불렀다.
그런데 어찌 이런 사귐과 만남이 중국에만 있었을까. 이 책에서 필자는 우리 역사 속을 누비고 달리고 스스로를 아로새겼던 ‘단짝’들을 소개하고자 했다. 관포지교보다 더 두텁고, 수어지교보다 더 절실하며 문경지교가 무색할 만큼 굳게 맺어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왜 우리는 중국 사람들의 고사(故事)를 빌어 사람들의 사귐과 맺어짐을 표현해야 했을까. 우리 역사에도 그 이상 아름답고 극적인 단짝들이 많았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아홉 이야기 속 단짝들만 보아도 관중과 포숙이 감탄하고 유비와 제갈량이 놀라고 염파와 인상여가 무릎을 칠 사람들이었는데.
가끔, 아니 자주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 없음을 한탄하고 산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기대한다면 내가 누군가를 알아볼 안목을 갖춰야 한다. 나를 끌어줄 누군가가 아쉽다면 내가 누군가를 끌어 주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나를 위해 모든 것을 걸어 줄 친구가 아쉽다면 내가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걸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면 좋겠다. 이 책에 소개되는 단짝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미욱한 글재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우리 역사 속 단짝들의 사연을 찾고, 더듬고 재구성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다른출판사 대표 김한청님 이하 직원 여러분의 훌륭한 기획과 꼼꼼한 수고 덕분이다. 머리 조아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울러 여러 모로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흡족한 부분을 찾기가 어려운 나를 항상 북돋워 주고 채워 주고 기댈 언덕이 돼 주는 나의 단짝인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머리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다.
또한 봐 줄 것 없는 사람 주변에서 함께 술 먹어 주고, 시덥잖은 대화도 기꺼이 응해 주며, 아쉬울 때 달려와 주고 힘들 때 어깨 두드려 주는 친구들에게도 사의를 표한다. 당신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
삼국 통일을 이끈 신라의 두 아웃사이더
_김춘추X김유신
‘고려 괴물’을 알아본 명장의 눈
_윤관X척준경
여진인 퉁두란, 조선의 개국 공신이 된 사연
_이성계X이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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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_김정희X이상적
의사를 꿈꾼 조선 소녀의 영원한 동반자
_김점동X박유산
이완용 척살에 청춘을 건 두 동지
_이재명X이동수
42.195킬로미터를 달려 역사의 중심으로
_손기정X남승룡
윤동주의 꿈을 실현시킨 친구들
_윤동주X세 벗 147
노래가 된 역사, 역사가 된 노래
_유호X박시춘
축하드립니다. 재미있는 기획인 것 같습니다. 서점에서 찾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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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감사드립니다 보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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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구입은 했는데 아직 책장도 들춰보지 못했네요 ㅎㅎ; 밀린 책이 너무 많아서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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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서점에서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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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부디 읽으셨기 바랍니다 뒤늦게 답글 달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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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봇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기획성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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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늦은 답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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