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컥하게 했던 열 가지 장면

in kr •  7 years ago  (edited)

오늘은 세월호의 날입니다...... 마지막 포스팅을 하면서 4년차를 넘깁니다. 저는 슬픈 생각을 할 때 눈물이 나오는 것은 배우들의 특출한 재능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를 겪으면서 저도 그 재능(?)을 익힌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음의 열 가지 장면을 떠올리면 바로 10초 내로 눈물이 무릎으로 떨어집니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며 세월호에 얽힌 음모론들이나 터무니가 적은 얘기에 화를 내기도 합니다만, 아래 이야기들 앞에서는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추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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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컥케 했던 세월호

1 벚꽃 엔딩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이 명랑하고 즐겁게 이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던 모습을 본 뒤 나는 이 노래를 부르기도, 듣기도 좀 힘겹습니다. 누가 노래방에서 이걸 부르면 애써 태연해하지만 표정이 굳습니다 . 어떻게 저렇게 밝게 노래부르며 깔깔대고 뛰노는 아이들이 함께 , 그 찬란한 봄날 서리맞은 벚꽃처럼 함께 져야 했을까요. 깡총깡총 뛰며 노래하는 학생들의 뒤를 눈으로 쫓다가 그만 포기하게 됩니다. 동영상을 링크하려다가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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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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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세월호 어머니의 시를 보았을 때입니다. 머리를 여러 대 맞은 통증이 왔고 눈을 뭔가로 찌르는 아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카톡 하나가 덧붙여 떠올랐죠 엄마에게 수학여행을 조심스레 알리는....... 32만 얼마라고... 엄마가 허락하자 "그럼 간다고 한다!" 하면서 그 글자에서 뛸듯이 좋아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던 카톡.... 그 어머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마음이야 어디 한 얼룩인들 달랐겠습니까.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 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서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벌어 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갈께
딸은 천국가!

수학여행경비.jpg

3 세월호 1주년 집회 때 비가 왔습니다. 그때 가족들이 비닐을 뒤집어쓰고 거리에 누웠습니다. 그 모습 보면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포스팅했었지요.

"가뭄을 달래는 봄비는 반가웠으나 광화문 광장에서 비닐을 덮고 누운 유가족들의 모습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서러웠다. 몰랐다. 정말로 몰랐다. 세월호가 가라앉은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유가족들이 아직도 저 바닥에 눕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그래도 이 나라가 이 정도까지는 아닐 줄 알았다. 이러지는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참 독한 상놈의 나라로구나. 태극기가 내사 마 못해먹겠다고 흑백적청의 가래침을 내뱉고 돌아설 나라였구나.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려 들지도 않고 오로지 자기 먹고 살 생각, 건사할 생각 밖에 없는 닭대가리의 나라였구나"

세월호1주년.jpg

4 어느 방송사 사무실에서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던 기간제 교사 아버지를 만나 뵈었을 때였습니다... 기간제이기에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한 딸에게 순직 두 글자를 영전에 바치고 싶다는 아버지는, 누구보다 아이들을 예뻐하고 아이들로부터 사랑받았던 선생님의 아버지는 담당 PD에게 이렇게 울먹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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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헉헉...... 그냥 그 아이가 헉헉...... 했던 대로만.... 했던 대로만..... 헉헉"

그 뒤 나도 헉헉대며 울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울다가 울다가 성대가 녹아내려 수술을 받으셔야 했다고 들었습니다.

김초원교사 아버지.jpg

5 구명조끼의 끈을 묶고 함께 죽음을 맞이한 학생들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기사.... 아래 포스팅에 소개한 내용입니다만..... 그 기사를 보고 지하철에서 두 정거장을 지나치도록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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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03호가 탄핵당하던 날 만평. 아이들이 구명조끼 입고 TV룰 보는.... 그때 이렇게 쓰며 울었습니다

"얘들아.... 너희 죽어갈 때 출근하지도 않고 자빠져 자고 있었고 너희 물 아래 내려간 뒤에도 미장원 원장님 불러 머리 올리고 있었던 자가 드디어 대통령을 면했다.

너희 부모가 울부짖는데 어느 집 개가 짖나보다 지나가던 매정한 자, 너희 부모에게 물 뿌리던 자, 너희 부모 빨갱이로 몰던 자가 이제 청와대에서 나간다.

미안하다 너무 늦었다 얘들아. 물론 너희가 죽은 게 그 사람 책임만은 아니야. 하지만 너희들이 그렇게 된 뒤 네 부모를 포함하여 너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었구나. 너무 못할 짓을 했구나. 그를 이제 끌어내린다. 너희 살던 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다시 한 번 악을 써 본다. 너희 살던 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태산같은 한이 얼마나 덜어질까만 오늘 하루는 웃으며 지내기를 바란다.너희 살던 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탄핵날세월호.jpg

7 세월호가 올라오던 즈음..... 원주 하늘에 나타났던 노란 리본의 구름을 보면서 눈물 흘렸습니다.

"너희들이 지켜보고 있었구나.... 너희들이 그렸구나. 하늘나라에서도 너희들이 지켜보고 있었구나. 미안하다. 이제 그곳에서 편히 쉬어라.”

리본구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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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사인에서 ,... 오빠의 학교 단원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오빠의 학생증을 걸고 다닌다는 여학생 사연을 보면서 울었습니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2878

9 세월호 속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그 지경에서도 "애기 있어요"를 부르짖으며 아이 먼저 구하던 학생들 보며 울었습니다. 저런 애들을 우리가 죽였구나...... 그 아수라장 속에서도 애기 먼저 챙길 줄 아는 착한 아이들을 제 목숨 살자고 탈출한 선원들, 무능한 사람들, 무관심한 우리들이 죽였구나...

세월호탈출.jpg

10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

이제 3년상도 끝났고 (개인적으로는) 좀 담담해지리라 생각한 4주년인데 그렇게 되질 않네요......
여러분이 울컥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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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라는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갑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 같아서...

저도 울컥한 장면이 있습니다.
진상 규명 하라고 단식농성하는데 와서 폭식농성 한다고 개** 떨던 그 놈의 개** 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이 아닌자들입니다.

늦은 밤 산하님 글에 울컥 합니다.
또 한 잔 할까합니다.

안주는 필요없으셨겠군요 저 개새끼들 씹으시느라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울컥합니다. 관련 뉴스를 라디오로 들어도, 기사를 읽어도 자꾸 자꾸 울컥해서 눈물을 참기가 힘들어요. 그래도 제 아픔의 크기가 유가족들 발톱의 때만큼도 못할 걸 알기에 그저 잊지 말자고, 함께 하자고 다짐합니다.

네 저도 공감합니다

먹먹합니다. 가슴이라도 때리고 싶습니다.

다시 일상을 출발합니다만.....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남은 자들의 삶이 보다 나아지는 데 힘을 주기를

다시한번 울컥하게되네요.. 아직도 그 뉴스를 볼때 어디서에 무엇을 하고있었는지 생생히 기억이 나네요.. 누구들과는 다르게..

저는 회사에서의 기억은 선명한데. 그날 취해서 들어갔는데... 어디서 누구랑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하루종일~~~ 이 아이들 때문에 우울합니다ㅜ 이제는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그 503의 비밀을 벗겨야 하고, 그 모든 사실을 은폐하고, 유가족을 모욕한 기득권들을 속축해 내야 할 때입니다. 가즈아~~~

503의 비밀은... 자빠져 잤던 걸로....

저 역시

조류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같이 구명조끼 끈을 묶었던 아이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눈물이 터졌습니다

왜 이 죄없는 사람들이 차가운 바다속으로 가라앉아야만 했는지 추악한 죄를 저지른 503과 김기춘 우병우를 비롯한 간신배들은 하루빨리 자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단식투쟁을 하던 유가족들 앞에서 보란듯이 음식을 먹는 집회를 열었던 1베충들의 인간이하의 모습도 생각나는군요

아 그 새끼들은 정말 사람 새끼가 아니었습니다.

언제쯤이야 이런 재난이 없는 대한민국이 될까요?
설령 일어난다해도 전원 무사히 구출되는 안전시스템 구축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나아지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야 저 희생들이 덧없지 않곘죠...슬픈데 덧없기까지 하면 안되죠

아이들 데리고 목포신항에 갔던적이 있었습니다. 옆으로 누운 세월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더군요 ㅜㅜ

그 심경이야 대한민국 사람 누군들 다르겠습니까... 심쿵... 배가 올라올 때 ㄱ 짠하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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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이 보내는 날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날의 그 슬픔을 모두다 한마음으로 가슴아파하며 서로를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요...ㅠㅠ
@위로해

@sanha88님 안녕하세요. 개대리 입니다. @cwsjames께 이야기 다 들었습니다. 세상사 다 그런것 아닐까요?. 힘든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일도 있대요! 기운 내시라고 0.4 SBD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