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볼만하도다 도적놈 두 얼굴

in kr •  6 years ago  (edited)

볼만하도다 도적놈 두 얼굴

고려 말 최유라는 자가 있었다. 몽골을 등에 업고 권세를 부리던 자로서 성격이 음란하고 발정이 심하였다. 짐승들 접붙일 때 먹이는 최음제라도 먹은 듯 하여 높은 벼슬아치였던 조분의 아내 마씨가 과부가 되자 상복을 벗기도 전에 강간하였고 그 후 해평부원군 윤석의 아내를 범하는 등 그 행실이 사뭇 난폭하였다. 왕 앞에서도 내 공이 크다 거들먹거리다가 이를 만류하는 이들을 두들겨 패는 패악질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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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를 등에 업고 고려보다는 원나라의 이익을 더 중시하였고 원나라에 충성하는 일에는 빌벗고 나섰다. 장사성의 난을 토벌하기 위해 고려에 10만 군대를 내놓으라고 들볶아 끝내 고려군이 중국으로 출동하고 그 지휘관이었던 최영으로 하여금 죽을 뻔하게 만든 것이 바로 최유였다. 기황후를 등에 업고 권세를 부리던 기철, 권겸 일당의 적폐는 공민왕에 의해 제거되었으나 이에 원한을 품은 기황후와 고려에 남은 적폐 세력을 부추기며 공민왕을 위협하였다. “원나라에 반역을 꾀하면서 아닌 척 위장하지 말라.”거나 “고려 왕은 반원 세력이 써 준 글을 그대로 읽고 있는 꼭두각시”라며 비난을 아끼지 아니하였다.

급기야 기황후를 충동질하여 공민왕을 폐한다는 조서를 내리고 새로이 고려 왕족 덕흥군을 왕으로 받들어 1만 군대를 이끌고 고려를 침범하였으나 최영과 이성계에 의해 박살이 난다. 살아 돌아간 자는 17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참패를 당해 놓고도 제 버릇 개를 주지 못하고 원나라 조정에 고려를 치기 위해 대군을 보내야 한다는 둥, 고려 백성들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둥 헛소리를 일삼으니 이를 보다못한 원나라의 감찰어사 유련 등이 그 간사함을 폭로하고 황제에 고발하였다. 이에 황제는 최유를 붙잡아 고려에 송환하고 용서를 구했다. 기록에는 전해지지 않으나 원나라 황제는 칙사 ‘두위도’를 보내 “전쟁은 다시 없다. 위대한 원나라와 원나라 백성들은 고려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굉장히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다.”라고 선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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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유와 그의 아내는 송환되는 와중에도 “이건 위장 평화다.” 라고 부르짖으며 고려 백성들을 선동하였으나 의주부터 개경에 이르는 수백리 길에 백성들이 빈틈없이 몰려나와 침을 뱉고 돌을 던지며 그 아둔한 역적질에 분통을 터뜨렸고 저 년놈들이 이 나라를 망치고서도 늬우칠 줄을 모른다 성토하였다. 또 국경의 분란이 끝났으니 농사일에 힘쓸 수 있겠노라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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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는 곧 사형당하였고 일족들은 패가망신을 면치 못하였다. 이 전말을 지켜본 고려의 한 신료가 오언절구를 지으니 개경의 저잣거리에서 한동안 노래로 유행하여 불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작자는 미상이다. 또 사진은 잘못 들어갔다. 본문과 관계없다

嘉觀二寇面 가관이구면
아름다운 풍경이로세 두 도적놈 얼굴이라니

恣悍黨普眠 자한당보면
방자하고 사나운 무리 거지반 시들었네

竣飄境怨離 준표경원이
회오리 바람 그치고 국경의 원한 물러나니

念秉怡豊年 염병이풍년
농사일 생각하며 풍년을 기뻐하네

홍준표나경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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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관계없는 자유를 사랑하는 두 ★★이 보이는군요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아 네 전혀 관계없는 분들이 왜 들어깄는지 모르겠습니다.

아ㅋㅋㅋ 사이다. ㅎㅎㅎ 욕하는 성격 아닌데 저 두분 올린 글에 욕이 방언처럼 터지더군요 ㅡㅡ;;;

그 방언 길이 남기고 배우고 익히고 싶나이다

이 포스팅으로 열혈팬 한명을 확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닷 환영합니다

정말 멋져요!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좋은 시네요

감사합니다....

어이없어서 마구 욕하다가 저런 사람들이
4선 6선 국회의원에 당선 되는 꼴에 쓴웃음이 납니다.
앞으로 저분들이 더 분발해서 저쪽나라당 문과 입이
완전히 닫히기를 소박하게 바래봅니다.

그래도 찍어 주는 분들이 많아서 걱정입니다 이 지경으로 해도 대구경북에선 유리하다니 대관절 그게 무슨 정신인가 물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완전히 닫히기를

너무나 감동적인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이 가는 건 왜일까요 ㅋㅋㅋㅋ

굳이 설명을 드려도 굳이 눈이 돌아가심은 제 책임이 아닌 걸로....

제목부터 그냥 감동이 밀려옵니다 산하님!!
ㅎㅎㅎ

아멘 할렐루야

엄청난 내공에 보팅과 팔로잉하고갑니다^^
풍자가 일품이시네요!

감사합니다.....

와우 이순간 열렬한 독자 가 되어볼래요 ㅋ ^^

환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은 잘못들어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잘못들어갔습니다 분명히 잘못들어갔는데.... 왜 사람들이 몰라 주는지 모르겠어요

아침부터...토나올뻔 ....

아 그건 죄송합니다.

사진은 잘못 들어갔다, 본문과 관계없다

(씨익)

씨익... 잘 못 들어갔어요

언어유희의 끝판왕이십니다!!! ㅎㅎㅎㅎ 저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통쾌할수가... 존경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사진은 잘못들어갔스무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