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공무원 피살 사건 내 나름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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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북이냐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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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다 가능성을 둘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국방부가 월북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분명히 실존하고 여당을 때러잡을 절호의 기회를 맞은 야당 국방위 의원들도 그에 상당히 수긍할 정도였다면 국방부가 가진 정보가 신빙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 정보를 소상히 밝힐 수 없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만약 북한군 고위급에 우리 정보원이 박혀 있고 그를 통해 흘러나온 것이라면 (가정이다) 그걸 밝히는 건 절대로 안될 일이다. 감청 내용이나 방식, 경로 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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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실족해서 바다에 떨어져 기적적으로 부유물을 잡고 표류하다가 북한 해역에 간 케이스일 수도 있다. 또 북한 인민군과 조우한 한국인, 수십 킬로미터 바다에서 표류하여 기진맥진한 남한 공무원이 건져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왔냐?”고 집요하게 묻는 북한군에게 “월북하러 왔으니 살려 주시오.” 등으로 구원을 청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내용을 보고했고 우리 쪽에서 그를 감청했다면 ‘월북 의사 표시’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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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월북이냐 아니냐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월북의 대상인 북한은 월북을 부인하고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밝히고 월북 의사를 들은 적 없다고 했다) 월북을 단속해야 할 남한은 월북을 주장하는 상황에서는 결국 양쪽 모두를 조사하지 않는 한 진실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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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안에서 월북이냐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 공무원에게 대공 용의점이나 증거, 그 밖의 정황이 나오지 않는 한 순직처리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북한이 '공식적으로' 월북을 부인했다...... 그런 판에 우리가 '월북'을 공식화할 이유는 없다.
. -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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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휴전선 지역에서 철책 뚫고 건너 오는 괴한들 총으로 쏘아 잡거나 수하에 불응하고 도망가는 사람들에 대해 ‘규정대로’ 사격을 가한 걸로 묘사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해석이 아니다. (말 곱게 쓰기 위해 참 노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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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철책도 없고 국경 표시도 없다. 조류 따라 북한쪽으로 흘러갔다가 남쪽으로 넘어올 수 있는 것이 바다다. 고인이 월북을 했든 실족을 했든 부유물에 의지해서 바다에 떠 다니고 있다면 문명국의 해상 경비 병력이라면 일단 건져 내서 먹을 것 주고 살려 놓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처벌을 하든 송환을 하든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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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고인을 발견한 건 대낮이었다. 오리발에 산소통을 메고 발동기를 끌어안고 있었다면 사격을 했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들은 부유물에 의지하여 바다에 표류 중인 기진맥진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문했고 상황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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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지문에 따르면 “우리측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함구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며 두발 공포를 쏘자 놀라 엎드리며 정체불명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 조성”됐다고 하는데 송영길 의원이 지적한대로 이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미 대낮부터 그를 주시하고 있었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겨우 떠 있음을 모를 리 없었을 텐데 어떻게 ‘도주’하려는 상황을 인지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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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군대 경력으로 수하불응 시 사격 어쩌고 하는 사람들은 입을 닫았으면 좋겠다. 우리 해군이나 해경이 북한 표류민에게 이런 식으로 대했다면 그는 군법에 의거 살인죄로 처벌받아도 할 말이 없다. 몇 시간 부유물 잡고 표류하고 있음을 안 상태에서 배로 접근해서 몇 마디 물으니 표류자가 (헤엄쳐서) ‘도망가려 ’ 했다면 그걸 누가 믿겠는가. 당신은 그 말을 믿어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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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월북이든 표류든) 바다에서 위기에 처한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해 버리고 그 흔적을 불태워 버린 것은 엄연히 야만적인 행동이고 용서받지 못할 범죄 행각이다. 정상적인 초병의 수하 행위가 아니란 말이다.
. - 북한의 사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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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치자가 이렇게 빨리, 그리고 딴에는 정중한 태도로 사과를 표시한 적이 없다. 하다못해 청와대 까부수러 특공대를 보내 놓고도 공식적으로는 사과하지 않은 족속들이니 이 사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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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이 죽었다. 이쪽의 민간인이 분명치 않은 이유로 해상을 표류하다가 상대방의 구호를 받기는커녕 총알 세례를 받고 죽었고 시신도 찾지 못했다. 이런 판에 이 ‘사과’에 ‘반색’을 하는 것은 매우 경솔한 일이다. ‘전화위복’이니 ‘계몽군주’니 뭐니 하는 말이 그렇다. 전화위복이라니. 창졸간에 형제 잃고 아버지 잃은 사람들이 눈이 시퍼런데 어디서 ‘전화위복’ 소리를 함부로 하며 “코로나 방지 위해 월경자 총살”이라는 명령을 내린 통치자에게 ‘계몽군주’라는 평이 나온단 말인가.
. - 정의당 김종대, 국민의힘 하태경 등 또라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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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의 핵심은 가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북한의 돌출 행동이다. 영해를 넘어가서 경비정에게 나포되거나 풍랑을 만나 남과 북 양쪽으로 표류한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그 후에는 자기들 법대로 처벌을 받거나 서로 송환해 왔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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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쪽에서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 다다랐고 북한군이 그를 심문하는 걸 파악했다고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고인인지 아닌지 분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가 아무개이니 돌려 달라고 할 수도 없었고, 북한의 통보가 오면 확인하고 송환을 요청하는 것이 수순이었다. 거기서 누가 그 미친 놈들이 총을 쏴 제낄 줄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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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에서 북한 함정을 파괴해야 한다거나 (김종대) 구출 작전을 왜 지시하지 않았느냐 (하태경) 라고 주장하는 건 그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덜 떨어진 정치인들인가를 입증할 뿐이다. 만약 우리측 특공대가 그 공무원을 구출하자고 북한 해역에 진입했다면 그건 도발 행위고, 북한 함정을 파괴했다면 그건 전쟁 행위다. 전쟁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당신 자식들이랑 롤 게임이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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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정부가 “왜 가만히 있었느냐”라고 따지는 것 역시 결국 결과론적 질문이다. 북한이 그렇게 야만적으로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감청했으면 “사살하라.”는 말도 들었을 것 아니냐며 왜 그때도 가만히 있었냐고 누가 따지던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행동을 취할 수 있었겠나. 5분 대기조가 전쟁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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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일이다. 김정은의 사과는 그래서 일단 파국을 면할 디딤돌은 된다. 북한은 인근 해역을 다 누벼서라도 시신을 찾는 성의를 보이고 유사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해야 한다. 코로나 무서운 것이야 알겠으나 그렇다고 표류하는 사람 다 쏴 죽이라는 명령은 식인종들도 거부할 야만적인 명령이며, 북한이라는 나라의 존재 가치를 새삼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과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할 때 입증된다.
공감합니다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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