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의 시작은 황건적의 난이니 서기 184년.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죽은 게 234년. 그리고 사마염의 삼국통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려지는 게 280년. 그러니까 제갈량 죽고도 거의 반세기의 세월이 간다.
.
그런데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삼국지는 대개 제갈량의 최후에 이은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 쫓다'의 에피소드와 위연의 죽음 정도에서 대충 마무리된다. 이야기가 이어지더라도 별 관심이 없고 얘기해 봐야 재미도 없다. 일단 등장인물의 무게가 다른 것이다.
.
음식평론가 하던 양반이 갑자기 전직 총리이자 야당 대통령 출마 선언자의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나서고, 연미복이 어쩌니 오사카 관광공사니 어쩌니 하는 웃기지도 않는 공방이 오가고...
.
야당은 야당대로 토론회를 여니 못여니 뭐 "저거 금방 정리됩니다."의 '저거'가 윤석열이니 아니니 하고 아웅다웅하고 자빠지고, 미군 철수하면 우리도 아프간꼴 난다는 식으로 설레발 치는 거 보면.
.
우리가 아무래도 '제갈량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는 느낌.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없이 다이나믹한 가운데 희대의 인물들이 나타나 난세를 풍미했으나 이제는 올망졸망한 인물과 2세3세들이 깝작거리는 판국으로 보인다는 것. 갠적으론 노무현과 DJ가 세상을 떠났던 2009년이 우리의 오장원이 아닌가 싶고.
.
강유도 활약하고 등애와 종회도 한몫하고 제갈첨 부자도 충성을 다하지만 제갈량 사후의 삼국지가 시시한 것처럼. 한 시대의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들도 유선이나 손호같이 보이는 것처럼.
.
이번 대선의 키포인트는 "누가 누가 잘하나"가 아닌 "누가 누가 덜 못 하나" "누가 누가 이쁜가"가 아니라 "누가 누가 덜 미운가. "
.
결정적으로 "누가 인물인가"가 아니라 "누가 인간인가"의 싸움이 될듯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누가 인물인가"가 아니라 "누가 인간인가" 멋진 말씀입니다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