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좋다

in kr •  3 years ago 

어제 간만에 등산을 하러 북한산 족두리봉에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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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이 곧 들어온다는 전광판을 보고 아내에게 "뛰어!" 한 뒤 냅다 달려 계단을 내려오고 보니 전철은 이미 떠났다. 그제야 뒤를 돌아보지 아내는 간데없고 전화벨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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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지금 어디 있어. 자기만 뛰면 끝이야? 어디로 가는지, 누가 따라는 오는지 확인은 해야 할 거 아니야. 하여간 옛날부터 그랬어. 남에 대한 배려 따위 눈곱만큼도 없어...... 니라니라... 저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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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등산 시작한 뒤에 아내의 복수가 시작됐다. 다람쥐같이 산 잘 타는 아내는 내가 따라오든 말든 저만치 앞서 가다가 빤히 내려다봤고 헥헥거리며 내가 도착하면 휘리릭 또 혼자 올라가 버렸다. 그래서 족두리봉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고지 점령하듯 뛰어 올라가는 황망한 사태가 일어났다. 그 결과 아이고 허벅지야 종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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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늘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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