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꿈

in kr •  3 years ago 

낮잠을 자는데 꿈에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어 내게 소원을 물으셨다. 나는 여기서 로또 당첨 말하면 금도끼 탐한 나무꾼 취급 받겠다 싶어 의연하게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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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평화와 통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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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하느님은 크게 웃으시며 말씀하시길 "30년 내에는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었다. 그리고 말씀하시길 나라 걱정하는 네가 기특하여 소원 하나를 더 말해 보라 하시니 나는 또한 기운차게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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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 우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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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잠깐 고심하시다가 이는 내 천지창조 이후에 가장 어려운 과제라 토로하시며 그래도 전지전능의 체면이 있으니 50년 내에는 이루어지리라 약속하셨다. 그러면서 나라 걱정이나 한국인 전체의 소원 말고, 네 개인적인 소망이 있으면 하나 더 들어주겠다 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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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말로 로또 번호를 여쭐까, 강남 아파트와 빌딩의 등기 이전과 그에 따른 세금 및 경비 일체를 부탁할까 고민하는데 문득 창문밖에서 아이들 캐치볼 하는 소리에 그만 어이없는 소원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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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우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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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하느님은 내게 크게 진노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어도 산을 옮기지만 롯데 우승은 태산같은 믿음이 있어도 낙타 백 마리가 덤블링을 해서 바늘귀를 통과하기보다 어려우니라. 내가 아무리 전지전능하다 해도 이건 너무하지 않으냐. 네가 어찌 나를 시험하느냐. 사탄아 물러가라. 앞의 두 소원도 없는 것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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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게 봄날의 낮잠은 참혹하게 끝났도다.
.P.S. 하느님 문 꽝 닫고 나가시는데 그 문 뒤에 아내님이 팔짱을 끼고 계시더라... "다 들었어..... 소원 한 번 기똥차게 비는군. " 차라리 지옥이 낫다....... 지옥을 모면하기 위하여.... 최동원을 천국에서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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