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을 하고 입을 헹굴 때 쓰는 사기로 된 컵. 오늘 아침에도 여느 때처럼 사용했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미끄러졌다. 손에 묻은 물기 탓이다.
손에서 떨어져나간 컵은 세면대 위로 떨어졌다. 낙하거리는 불과 10센치 정도? 전에도 이런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깨질 거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깨졌다. 정확히 두 동강났다.
2017년 경부터 사용했으니, 6년 여 썼다. 깨질 상황이 아닌 데도 깨졌다. 내 생각엔, 은퇴다. 그만 일하고 싶으니, 이번 기회에 스스로 몸을 양분한 것이 틀림없다.
평소 같으면 재물의 손상을 가져온 나의 부주의를 탓하고, 깨진 컵을 처리하고, 또다시 새로운 컵을 장만해야하는 귀찮음을 떠올렸을 터.
그러나 은퇴라고 생각하니, 나 역시 태도가 달라진다. 잘 가라. 덕분에 내 치아는 건강했다. 지난 세월 수고했다. 이제 푹 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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