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전복죽

in kr •  3 years ago 

한밤중에 배가 고파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전복죽이 놓여져 있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장염에 걸린 사위를 위해 장모님이 부랴부랴 공수해오신 것. 집앞까지 오셨던 것도 모르고 나는 잠만 잤네. 과로하다 쓰러진 것도 아니고, 술먹고 놀다 회 잘 못 먹고 탈 난 거라 아프다고 하기도 민망했는데, 이런 과한 대접받으려니 죽이 넘어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한숟가락 떠보고 맛있어서 어느새 다 먹었네. 이 죽 한그릇은 금지옥엽 따님이 마감과의 사투를 벌일 때, 놀고 있었던 철딱서니 없는 사위를 향한 무언의 죽비랄까. 암튼 병원에 가니, 요새 갑자기 날이 따뜻해진 탓에 나 같은 환자가 많다고 하니, 다들 회 조심하시라. 전복죽 12,000원. 다음엔 홍게품은죽(특) 먹어봐야지. 본죽 창업문의1668 – 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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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