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신발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cv입니다.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신발을 한 켤레 샀습니다.
저는 신발 욕심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닌데
우연히 지나다 보니 가격도 넘 착하고 편해 보여 하나 장만했습니다.
아직은 좀 이른 감이 있어서 신고 다녀보지 않아 얼마나 편할지는 모르겠네요.

신발은 신체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죠.
신발을 산 후 한번쯤은 누구나 고생해본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딱 맞게 신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넉넉하게 맞는 신발을 선호합니다.

전 신발에 관련해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직전 포스팅에 썼듯이 제가 유럽여행을 했을 때의 일인데요.
당시 제가 그나마 계획했던 여행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돌아온 게 바로 신발때문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신발이 불편해서 그런 건 아니었구요.ㅎㅎ
도둑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유럽은 기차로 각국을 왕래할 수 있죠.
당시 적은 비용으로 오랫 동안 여행을 해야 하니 기차왕복권인 유레일패스를 끊어서 다녔어요.
숙박비를 아끼려고 기차에서 자면서 다른 나라로 이동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죠.

도둑.png

하루는 잠을 자던 중 도둑을 맞았는데 승무원이 와서 알려줬어요.
밖에 짐의 내용물이 하나하나 떨어져 있다고...
아무래도 도둑이 짐이 크니까 하나씩 꺼내서 필요 없는 건 그 자리에서 버리고 필요한 것만 가져가려고 한 것 같아요.
돈, 여권 같이 중요한 건 배에 차고 있던 전대 속에 있어서
잃어버리지 않았던 게 그나마 다행이라
안 좋은 건 잊어버리자 생각하고 계속 여행을 했습니다.

그러다 거의 6개월이 다 되어갈 때쯤이었어요.
또 다시 기차 안에서 도둑을 맞았습니다.
그나마 짐가방은 기차 화장실에서 찾았는데 하필이면 신발 한 짝이 없어진 거에요.
주위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막상 가방을 훔쳤는데 돈 될만한 게 없으니까 열 받아서 밖에다 버린 건지
얼마나 기가 막히고 황당했는지요.
결국 역에서 신발을 한짝만 신은 채 내려서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물론 신발은 다시 사면 되지만 그 순간 정말 정나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소매치기도 몇 번 당하려던 걸 미리 눈치 채고 소리 질러서 모면했던 것까지
안 좋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더군요.

한참을 생각하다 우리 이제 그만 돌아가자...
하곤 비행기 예약하고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여행으로 피곤이 누적된 상황에다
안 좋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니 지치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도대체 그 때 도둑이 제 신발 한짝은 왜 가지고 갔는지
제 신발이 무슨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도 아닌데 말입니다.ㅎㅎ

결국 신발은 저와 함께 귀국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슬픈 추억이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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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지나고 그것도 추억이고 여행의 뮤미가 아닐까요?ㅎ

ㅎㅎ 그렇죠.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게 여행이겠죠.ㅎㅎ
지나고 나면 웃으며 얘기할 수도 있구요.^^

헉 신발이 없어지다니요... 정말 난감 하셨겠네요~~ 그나마 귀중품은 지니고 있어 천만다행, 진짜 골탕먹이려고 한짝만 버린것 아닐까요?

네. 정말 난감했었어요. 당장 돌아다니기도 뭐하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화가 나서 골탕 먹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제대로 골탕을 먹었죠.ㅎㅎ

유럽 관광지의 소매치기 정말 유명하죠.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는 예전보다는 줄어든 것 같아요.

네..생각보다 많은 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요즘 소매치기 당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외국 관광객들에게 그런 면은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발 한 짝 ... 운신을 못하게 해서 따라잡지 못하게 하려고 한건 아닐까요?

ㅎㅎ 생각이 재밌으시네요.ㅎㅎ
자다 깬후 알게된 일이라 아무래도 nps0132님 추리는 틀린 것 같아요.ㅋㅋㅋ

외국은 소매치기가 의외로 많은것 같더라고요. 정말 슬픈 추억이네요 ㅜㅜ

맞아요. 외국에 나갈 때는 항상 조심해야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처럼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뉴스거리에서 몇번보던 소매치기가 본인에게 일어난다면 너무 당황스럽고 허탈할것같아요ㅜㅠ
하나의 추억이라 생각하시고 다른 좋은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네...좋지 않은 추억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추억들이 있었으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추억을 쌓기위해 열심히 살아야죠.ㅎㅎ

해외에서 엄청 오랬동안 여행하셨네요.
좋은기억만 있으면 더 좋으셨을텐데~ 그래도 좋은기억이 더많으실꺼예요^^

맞아요. 더 좋은 추억이 많았어요. 좋지 않았던 기억들이 잊혀질 만큼요.ㅎㅎ

꾸욱 들렸다가요

감사합니다.^^

애들이 장난친건가...;

ㅎㅎ 애들 장난은 아닙니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도둑질 때문에 여행을 망치시다니 ㅠㅠ

너무 아쉽고 허탈하겠어요

네. 갑자기 기분이 다운이 되더라구요.
집도 그리워지기도 했지만요.ㅎㅎ

외국 소매치기에 당하셨군요 ㅜㅜ 하필 신발을...

그러게요. 자다가 일어나보니 없어졌더라구요.ㅠㅠ
하필이면 왜 신발 한짝인지..ㅋ

그 상황에서 값어치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도둑맞으셨지만.. 그 상실감이 어느정도 공감이 되는거 같습니다 신발은 두짝이 되어야 값어치를 하는 것이고.. 한짝이 있는데도 단한짝으로는 기능을못하니 버려야하는.. 여행 당시에는 힘드셨을거같네요 ㅠㅠ

맞아요. 신발 한짝은 정말 필요없는 짐덩어리뿐이죠.ㅎㅎ

안좋은 일이지만 두구두구 얘기 할수 있는 추억이네요 ㅋㅋ
신발 한짝 ㅋ진짜 궁금하네용

확실히 기억에 남을 추억이죠.ㅎㅎ

와 이런 일도 겪으셨군요! 유럽, 신기하네요...

장기여행이다보니 이런저런 일이 생기네요.ㅎㅎ

저희 아들은 오늘 2주전에 잃어버린 잠바를 찾아왔지만, 물병은 놓고 왔다는..ㅜ.ㅜ

ㅎㅎ 아이들이 다 그렇죠..
그런 실수를 하면서 크는 것 같아요.ㅎㅎ

아.. 정말 안좋은 추억이네요.. 그래도 여권이나 다른 귀한 소지품을 잃어버리지 않고 몸도 안다쳐서 다행이예요 ㅠㅠ

네. 다행히 중요한 건 따로 챙겨서 잃어버리지 않았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진짜 가격을 떠나서 기분이 확 상하죠ㅠ외국여행을갈땐 더더욱 소지품을 조심해야겠네요 상상만해도 아찔한데요

맞아요. 외국은 어디 하소연하기도 힘들고 스스로 조심 또 조심해야될 것 같습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치님!
늘 이렇게 호출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고놈 참 심보 못됐네요... 평생 좋은 신발 신고 못살듯.ㅋㅋ(아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데..ㅋ)
확실히 피곤이 누적되서 더 스트레스가 된게 아닌가 싶긴 한데 ^^
그냥 돌아오실 때가 되었던 거 같아요 ㅎ
저두 친구랑 유럽갔다가 친구가 뒤에 누가 자꾸 건드리는 거 같아서 손을 뻗어서 잡았는데 어린 소매치기 아이 손이 떡 잡혀서 둘다 화들짝 놀랐다능..ㅎㅎ

ㅎㅎ 맞아요. 심보가 못됐지요.ㅋㅋ
미술관님이야말로 놀라셨겠네요. 더군다나 아이라니...정말 무서운 세상입니다.

좋지 않은 기억이네요. 신발은 보통 도둑이 잘 없는데 말이죠! 돈은 훔쳐가는건 맞지만 신발은 좀 황당하기 짝이 없네요

그러게요. 양쪽도 아니고 쓸모없이 한쪽은...ㅋ
좀 황당하지만 당시 정말로 난감했던 일이었죠.

도둑맞은것도 뭐한데..
하필이면 나를 두고 가신 나머지 한짝이 마음에 걸리고
슬플만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잘 보고 갑니다.

신발도 슬펐을지 모르지만 제가 더 슬펐어요.ㅠㅠ

  ·  7 years ago (edited)

도둑이 많네요.;;; 타국 여행은 특히나 더 조심해야 하나봅니다.;
전 옛날에 장례식장에서 구두를 도둑 맞았었죠.=ㅅ=;;;ㅎㅎ
누가 겁나 허름하고 오래된 낡아빠진 구두로 바꿔갔어요.=ㅅ=^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는 제 마의를 겁나 오래된 누더기 마의로 바꿔가고..=ㅅ=;;
꼭 도둑놈이 바꿔서 갔네요.ㅎㅎ;;

헐~정말 별일이네요.
도둑들도 참 이상하죠. 왜 구두하고 옷을 훔쳐가는지....새 것도 아닌데...
구두랑 옷이 비싸고 좋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