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일기] / 2. 입대 전 (1)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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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부터 그래왔지만
신체검사를 받고 난 뒤로부턴
'군대를 가야 한다'라는 생각이
더 자주 떠올랐다.

수능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20살이 되면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그렇지도 않았기에
군대에 가기는 더더욱 싫었다.
놀 시간이 더 필요했다.

군대를 핑계로 하루를 보냈다.
'군대에 가면 힘들 것이다'라는 억측으로
위안을 삼고 거의 매일을 놀았다.

노는 것도 계속 하다 보면 지친다.
앞으로의 삶이 걱정 됐다.
주변에서 하도 '군대에 가면 멍청해진다.'라는
말을 많이 해서다. 극단적인 예로 'apple'의 철자를
까먹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공부를 해도 다 잊어버리니,
놀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소중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여행을 다녔다.
자전거 국토종주도 하고,
인도에도 갔다.
전역 후에는 못 할 일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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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가는 것은 사명감도 아니오
가고 싶어서도 아니다.
가기 싫어도 억지로 가야 하는 것이다.
싫은 군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혹시 허리디스크가 있는 건 아닐까?'
'결혼을 일찍하고 애를 낳아서 가지 말까?'
'손가락을 하나 자를까?'
'어떻게 손가락을 잘라야 안 아플까?'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고 미련한 짓이지만
당시는 진지했다.

주변에서 군대를 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면 재밌었고 귀를 기울여서 들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허황됐다.
나에게 영장이 날라왔고
영장에는 22살에 입대하라는 명령이 담겨져 있었다.
그 당시 나는 21살을 5개월 지냈을 때였다.

다음 편에 계속..

-N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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