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고는 대전교통방송에서 2018년 2월 방송 2회 내용 중 1회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진행자: ‘4차산업혁명’하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 만들어 내는 공장을 연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제품을 가공하는 로봇, 또한 사람과 함께 조립을 돕는 협업용 로봇 등을 연상합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의식주는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정작 우리들이 먹고 마시는 것, 입는 것, 자고 머물고 하는 것과 관련된 이런 의식주 분야는 4차산업혁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이중에서도 앞으로 몇 주간은 사람들의 먹는 것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가까운 미래의 4차산업혁명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의식주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먹는 것’이라 보입니다. 이런 분야에서도 앞으로는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데 이런 쌀 농사도 4차산업혁명의 영향을 받게 될까요?
저자: 알려진 것처럼 한국의 농업 여건에서는 쌀농사가 우리의 주식임에도 불구하고 쌀농사 자체는 국제적으로 보면 그다지 경쟁력이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장가격과 생산가격에 괴리가 있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생산가격은 80Kg당 약 18만5천원인데 시중가격은 15만원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수매가를 정해서 농민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환경에서 보면 한국의 쌀농사 경쟁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기후나 환경 조건으로 볼 때 이모작을 하는 곳에 비해서 불리하고 농경지의 크기나 규모가 작은 것이 주된 원인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 제약조건이 있기에 한국에서 쌀농사분야를 소위 4차산업혁명형 ‘스마트농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생각보다 차별화 요소가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동남아국가나 미국과 같은 광활한 땅을 보유한 곳과 비교하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미 쌀농사 분야는 반자동화 또는 완전자동화에 이어 자율화 수준에 이르는 기술을 적용하는 나라가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부분적 자동화에 의존하는 편이라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쌀 농사는 4차산업혁명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보아야 하나요?
저자: 글로벌 세상관점에서 보면 이미 4차산업혁명의 대상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한국의 농부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로 선뜻 뛰어들고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원론적으로는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한국의 상황에서는 투자대비 효과가 낮아서 실제 이렇게 진화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미 농업선진국에서 이상적인 수준의 쌀 제조원가에 이르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상적인 수준의 쌀 제조원가’라 함은 어떤 뜻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저자: 현재 인간이 보유한 기술조건과 농업환경으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수준으로 쌀을 생산하는 조건에서 얻는 원가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가장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다’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본래 쌀 농사의 원가라는 것이 결국은 농부와 같은 사람의 시간 투입에 대한 인건비, 농사를 돕는 기계를 움직이는데 사용되는 기름값, 또 기계를 관리하는 비용이나 감가상각비, 종자 씨앗, 비료, 농약 등의 구매 비용, 그리고 땅 즉 토지에 대한 사용 비용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각 요소들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인 쌀 제조 원가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진행자: 아 그렇군요.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저자: 예를 들어, 지금은 농부가 트랙터를 운전하여 땅을 갈고 모종을 내어 모를 심고, 비료도 주고, 농약도 주곤 하지만, 미래에는 넓은 땅 위에 여러 대의 트랙터를 준비해서 한 명의 농부가 동시에 여러 대가 필요한 작업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트랙터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지요. 즉, 자율형 트랙터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기계에 프로그램이 되어 있어, 스스로 운전을 하면서, 땅을 갈고, 모를 심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농약을 뿌리고 비료를 주는 일도 드론 로봇이 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실용된 사례는 볼 수 없지만 김을 매는 로봇도 등장을 해서 잡초를 제거하는 일도 로봇이 처리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진행자 : 정리하면 한국의 쌀농사는 기후나 땅의 크기 등의 면에서 미국이나 베트남 그리고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여러 면에서 불리하네요. 그렇다면 설사 4차산업혁명형 기술을 적용해도 나라마다 그 효과나 생산성이 차이가 날 수 있겠군요.
저자: 예. 그렇습니다. 단적으로 1년에 2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베트남이나 태국의 농업 환경 또 속성으로 재배되는 환경과 한국 쌀농사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 넓은 땅을 한번에 경작하는 여건도 기계 활용 면이나 생산성에서는 유리할 것인데 이 또한 한국의 여건이 불리하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전라도 지역의 넓은 평야 같은 곳에서 공동으로 쌀 농사를 짓는다면 기계의 활용 도가 좋아 질 것이긴 하지만 역시 이모작을 하는 국가와는 경쟁하기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그래서 한국은 쌀농사면에서 어떤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나요? 쌀 농사를 모두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저자: 그렇습니다. 먹는 것과 관련된 분야는 이미 오랜 논의과정을 겪은 것처럼 국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보호해야 하는 분야라고 결론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논리만을 따라서 전적으로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뜻인 것이지요. 굳이 전략이 있다면 시장 차별화 전략이 방안이 될 것입니다. 즉, 상품가치를 끌어 올리는 것도 필요한데, 예를 들어 동남아의 길쭉한 쌀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나오는 쌀 품종-자포니카를 좋아하는 시장의 요구를 주목하는 것이 그런 예가 될 것입니다. 즉 밥맛이 좋은 쌀을 공급하는 전략이지요. 또한 건강을 생각하는 수요를 겨냥해서 몸에 좋은 유기농쌀 또는 영양분이 특화된 개량종 쌀의 생산등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4차산업혁명이란 것도 각자 지니고 있는 여건에 맞추어 적용되고 응용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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