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네이버, 드루킹 댓글 사건에 대한 생각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shinss61입니다.

오늘은 네이버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써 보고자 합니다.
제 이전글 '문화와 인터페이스'를 먼저 읽어보시면 제 의견을 보다 쉽게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전제조건

먼저 네이버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이슈들이 발생했었습니다.

  • 실시간 검색어 조작
  • 뉴스 편집권
  • 댓글 조작 사건

실시간 검색어 조작과 같은 이슈는 개인적인 견해로는 네이버 직원에 의해서 고의로 조작을 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살펴보면 '양심선언'처럼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정치적인 성향이 같을 수 없기에, 공모해서 조작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뉴스 편집권에 대한 이슈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온 내용으로 조작이 실제로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분명히 제도적인 장치 또는 알고리즘에 의한 편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드루킹에 의한 댓글 조작 사건은 매크로 방지 및 댓글 정책 등을 통해서 분명히 방지해야만 했었던 사건으로, 분명한 네이버의 잘못입니다.


1. 뉴스서비스의 시작 in 포털

포털에서 뉴스가 중요한 서비스로 등장하는 시기는 2001년 경이었습니다. 당시 국내 1위 포털인 야후 코리아에서 약 20여개의 언론사로부터 컨텐츠를 구입하여 야후 내에 뉴스 섹션을 구성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언론사들은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리 수익성이 나는 사업은 아니었습니다. 닷컴 버블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기에 야후의 제안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론사들은 Content Provider로 일정한 컨텐츠 댓가(전재료)를 받고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어찌보면 자체 온라인 사이트의 부족한 수익을 포털들에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받는 전재료를 통해서 일정 부분 채워넣을 수 있었습니다.

2005년에는 네이버가 뉴스를 야후와 유사한 방식으로 개편을 합니다. (이전에는 검색 위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국내에 많은 포털들이 출현을 합니다. 야후, 네이버, 다음, 라이코스, 파란 등 이러한 포털 몇 군데에 뉴스 컨텐츠를 공급하고 일정한 전재료를 받는 것은 언론사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초기, 포털에 뉴스 컨텐츠를 공급하는 것은 언론사나 포털이나 불만이 없는 상호 윈윈하는 모델이었습니다.


2. 네이버 뉴스 편집권 개편 시도

네이버는 2009년 메인 페이지의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 넘겨주기 위해서 뉴스캐스트를 신설합니다. 당시에도 이슈가 많았지만, 늘어나는 트랙픽을 언론사에 넘겨주기 위한 방편의 일환이었습니다.

결과는 모두 아시다시피,
뉴스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아닌 피해만 입히고 맙니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제목(일명 낚시성 제목)으로 자사의 뉴스 사이트로 유도하는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어서는 안되는 제목과 링크들이 난무하면서 결국 서비스 폐지하게 됩니다.

네이버 뉴스 페이지의 편집권 자체는 쉽게 정리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알고리즘에 의해서 자동 편집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웃링크만이 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국내의 포털 서비스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대안 자체에만 매몰된 주장이라고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웃링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3. 댓글 in Portal

뉴스와 같은 컨텐츠에 있어서 댓글을 필수입니다.

미국/일본 야후, 네이버 등 모두 유사한 방식으로 댓글을 정렬할 수 있습니다.
즉, 공감많은 수가 기본 정렬이며, 이는 전세계 많은 컨텐츠 서비스들이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즉, 댓글의 정렬이나 구성 요소 자체에 대한 문제만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점입니다.

드루킹처럼 매크로를 이용하여 수많은 댓글과 추천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정책에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공감 버튼이라든가 공감수 기준으로 먼저 댓글을 정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보다는,
문화적 특성에서 오는 댓글 많은 뉴스나 조작된 공감수에 따른 뉴스가 별도로 노출됨에 따라서 발생하는 2차적 조작이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포털의 뉴스

저의 이전글에도 나와 있지만, 동양의 문화는 관계와 전체를 중시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많은 사람이 이용하게 된 이유에는 보수던 진보던 아니면 중도든지 간에 여러 관점의 뉴스를 한 군데서 보고 파악할 수 있는 효용성을 제공해 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는 뉴스, 댓글로 활발하게 논쟁하는 뉴스 등 타인(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과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점을 파악하고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의 뉴스이지만 만일 모르고 있다면 가쉽거리 얘기할 때 소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유명한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되는 것처럼요...

또한 포털은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에 의해서 운영이 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많은 시간을 포털에서 머물수록 광고 등에 의해서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뉴스 서비스는 포털에 있어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인 서비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언론사의 책임과 아웃링크

언론사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포털에 제공하는 뉴스의 품질은 지나치게 편차가 심합니다.
선정적인 제목은 여전하고,
다른 언론사에서 발표하거나 해외에서 발표한 기사를 아무런 취재없이 카피&페이스트한 기사도 많습니다. (기래기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죠~~~)

현재 포털의 검색결과는 개별 언론사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이 우선 적용되어 있습니다. 링크를 타고 언론사로 이동하여 기사를 보신 분도 있게지만 UI는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 이미지를 없애지 않으면 기사를 보기도 불편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저의 이전 글 '마이스페이스의 추락'에서도 사용자의 외면을 받게되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각 언론사들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을 광고로 연결하기 위해서 무분별한 성인광고가 언론사 메인이나 기사 여기저기에 붙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뒤로가기로 이동 시 성인 웹툰 페이지로 이동 시키기도 합니다.

언론사의 웹페이지는 자사의 기사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정리되지 않은 광고 노출용 사이트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가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UI와 구성을 생각해야지,
무조건 아웃링크를 통해서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서만 노력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6. 뉴스 서비스는 앞으로...

뉴스 서비스의 미래를 누군가 얘기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포털에서도 뉴스를 쉽게 아웃링크로 돌릴 수 없을 것입니다. 수익성 측면도 있겠지만, 자사의 사용자에게 불편한 UI와 선정적인 언론사로 이동하라고 강요하게 되면 이 또한 사용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언론사로 가기 보다는 주로 네이버 내의 링크로 이동하여 읽게 됩니다.)

과연 사용자가 네이버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는 걸까요?
아니면, 언론사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일까요?

해외의 Flipboard와 같은 뉴스 앱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습니다. 최근 싸이월드에서 개발한 뉴스 큐레이션 큐도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포털의 가진 독특한 위치와 국내 문화를 고려해보면,
포털 뉴스는 계속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할 것입니다.

포털 뉴스 사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웃링크니 댓글 폐쇄 등의 조치보다는 보다 공정한 정책과 어뷰징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포털 뉴스에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포털 뉴스가 제공한 장점을 이용한다고 생각합니다.
IT 등 해외 뉴스를 볼 때는 개별 사이트를 찾아가서 살펴봅니다. 맥 뉴스를 보기 위해서 맥루머스닷컴을, 스타트업 뉴스는 테크크런치를 등등

국내의 언론사 뉴스는 진보/보수 등의 시각차는 존재하지만,
직접 해당 언론사를 방문해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주장하기 전에,
뉴스 소비자가 왜 그 언론사를 방문해서 봐야하는지,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사용자에게 편리한 UI를 제공해야만 합니다.
언론사 자체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보입니다.

일방의 무조건적인 주장이 아니라,
포털의 시스템적으로 개선이 여지가 있으면 개선을 하고, 뉴스 서비스에 대한 정책을 보다 공정하게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언론사 자체도 컨텐츠 자체에 대한 품질을 높이고, 자사의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편리한 UI를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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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블러그 대문 참 멋진 영화였어요 마이너리티리포트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네, 마이너리티 리포트 맞아요.

인터페이스 관련 글을 쓰고 있어서 대문 그림으로 사용했어요.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항상 보팅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