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연애] 나의 콤플렉스 극복기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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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콤플렉스 극복기

20대의 나는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공부도 못했고, 뚱뚱했으며, 여드름투성이였다. 공부를 잘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간 친구에게 느닷없이 화를 내기도 했고, 뚱뚱한 모습을 가리려 항상 검은 색 옷만 입었고, 여드름투성이인 얼굴을 가리려 항상 땅만 보고 걸었다. 그 모든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싶었다. 그 지긋지긋한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별짓을 다했다. 살을 빼면 뚱뚱이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피부가 좋아지면 여드름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나마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었던 덕분일까? 악착같이 다이어트를 해 살을 빼고 근육질의 몸을 만들었다. 피부에 좋다는 세정제, 스킨, 로션을 다 찾아다녀서 그나마 흉측하다는 말은 피할 수 있는 정도의 피부가 되었다. 뚱땡이, 여드름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 아니다. 살을 뺀 이후에도 조금만 배가 나온 것 같으면 불안했다. 얼굴에 작은 뾰루지 하나만 생겨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뿐일까? 뚱뚱한 사람을 보면 ‘뚱땡이는 게으른 인간들이야!’ ‘여드름투성이 인간은 드러운 인간들이야!’ 라며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 변한 외모와 관계없이 나는 여전히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그러다 연애를 시작했다. 5월에 햇살보다 더 아름다웠던 그녀는 나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하루하루가 경이로웠다. 마치 여신과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섹스를 하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자는 처음에 제일 사랑하고, 여자는 갈수록 더 사랑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나를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었다. 나보다 더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던 그녀였기에 나의 콤플렉스를 모를 리가 없었다. 배가 나왔다며, 여드름이 났다며 짜증을 내고 있을 때였다.

그녀는 나의 배를 만져주며, “배 좀 나오면 어때? 배가 나오는 것도 좋아, 오빠가 밥을 잘 먹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나의 여드름을 만져주며, “괜찮아. 여드름은 좀 나면 어때. 그것도 예뻐보여”라고 말해주었다. 그 뒤로 내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거울에 비친 뱃살과 여드름이 예전만큼 혐오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던 부정적인 내 모습을 긍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자존감이 높아졌고 그래서 조금씩 콤플렉스를 극복해가고 있었던 게다. 너무나 사랑했던 여신과 같았던 그녀 덕분에.

지나보니 알겠다. 힘들 때마다 나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자존감은 지난 연인들에게 받았던 분에 넘치는 사랑 때문이었다는 걸.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은 없다. 연애를 시작해야 한다. 그때서야 지긋지긋한 콤플렉스와 결별할 수 있다. 그래서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나를 사랑해주었던, 그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콤플렉스를 떠나보내게 해줘서, 자존감을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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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니다. ^^

사랑의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