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이사는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렀다
마치 군인들이 2.3초 외박을 나온다고 표현하듯 3.4초의 한국으로의 휴가가 지나갔다
2년전 3박 4일 일본 여행으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를 되세겨보면 정말 긴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반대로 한국에서의 시간은 왜 이리 짧은걸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간 학교에는 학교 냄새로 가득했다
학교 냄새가 난다며 킁킁거리는 나에게 선배들은 고기냄새? 무슨냄새냐며 궁금해했는데 매일 밤 늦게 막차를 타러가며 맡던 그 향기를 표현하기 힘들었다
학교 생활을 꽤나 잘 했던걸까
사람들을 마주칠 때 마다 인사하기 바빴다
'한국 도착하자마자 학교 왔대' '어? 오랜만이야' '와줘서 고마워'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서는 작은 고양이가 맞이해준다
주인이 나갔다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주인이 죽은 줄 안다는 고양이
내가 죽은 줄 알았던건지 그냥 의미 없는 눈물이었던건지 꼭 껴안아주니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렇다고 가만히 안겨있지는 않고 도망가버리는 우리 고양이 전형적인 츤데레
다음날엔 졸업을 앞둔 동아리 4학년 언니들을 만났다
한국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 비자만료 후 한국에 왔다면 언니들은 이미 졸업하고 대학원이네 취업이네 뿔뿔히 흩어져 다시 만나기 힘들었겠지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동아리 친구들과 저녁약속, 다들 바쁘다보니 두명 나와줬는데 너무 고맙고 반갑고 좋았다
그냥 떡볶이 먹고 설빙을 먹고 학교 운동장에 앉아 이야기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웠다
잠깐이지만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 만나고 오니깐 오히려 더 보고싶어졌고 일본 오는 비행기를 타고싶지 않았다
막상 일본에 도착하니깐 일본 역시 이젠 나한테 익숙한 장소가 되어버렸더라
익숙함을 떠나가는 마음의 연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