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저녁시간 동생이 전화가 왔는데 자다 일어나서 무시해버렸다
그랬더니 다음날 온 문자 "누나 지금 연락 되나"
'심심한가보네'하는 생각으로 "잠만"
전화소리가 다 들리는 방음이 안되는 방을 나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향했다
"어 왜"
"누나 나 신용카드 만들었음"
신용카드를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동생
벌써 이렇게 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도는, 어디카드 이런 자잘한 대화를 나누며 항상 걷는 그 길을 걸었다
나도 타국에 나와 생활중이고 동생도 19살 고등학생 어린나이때 부터 출가해 서울이라는 낮선 공간에서 생활중이라 그런지 우리 둘은 종종 전화를 하곤 한다
얼마전 이사를 했다는 동생은 자기 방 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해줬다
"지금 나 방 안에서 걸어다니면서 전화하고 있는데 진짜 기분 너무 좋다"
고시원에서 살다가 원룸으로 이사한 동생은 방이 퍽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침대 하나 냉장고 하나 겨우 들어가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는 나는 그게 그냥 그렇게 마냥 부러웠고, 서로 방에 대한 이야기, 먹는 음식 이야기, 주머니엔 얼마가 들었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 이야기, 그런 소소하고 어쩌면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50분이 훌쩍 지나갔다
영양가 없는 대화들이지만, 확실한건 그 시간은 영양가 없는 시간은 아니란거
다른 남매들은 이런 생각 안하겠지만 나는 정말 내 동생이 있어서 살 수 있는 것 같다
편한 사람이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글이 따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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