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jchoi입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스팀잇 내에서 이벤트를 열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생겼습니다. 거기에 오치님의 @goldenticket에서 제공해 준 수많은 기프티콘들이 있었습니다. 문화상품권, 기프티콘, 영화관람권 등 스팀잇을 통해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얻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받은 상품권이나 기프티콘 등을 사용할 때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모 치킨집에서 기프티콘을 사용하다가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받은 뒤, 다른 분들은 이런 일 겪지 않으시도록 정리해서 포스팅합니다.

---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받다

스팀잇 이벤트를 통해 받은 B 치킨 기프티콘. 저는 너무 신나는 마음에 언제 먹으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치킨 생각이 가장 절실했던 그 날, 온라인으로 치킨을 주문합니다.

치킨을 받은 뒤, 평소처럼 매장에 전화를 걸어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발급을 거부받습니다. 아직은 기프티콘에 대한 현금영수증 발급 개념이 널리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사장님의 말투가.. 집에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다소 공격적입니다.

"아니, 현금 내신 것도 아니고 기프티콘으로 하셨으면서 무슨 현금영수증을 해 달라고 해요? 내가 장사하면서 한번도 그렇게 해 준 적이 없었어요."

에휴.. 사장님.. 현금영수증 됩니다ㅠㅠ 계속 설명드렸는데도 알아볼 생각도 안 하시고 해서 결국 저도 오기가 생겨서 본사에 메일을 보냅니다. 차마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이게 많이 알려진 내용이 아니란 걸 아니까요.

이렇게 답변을 받고, 해프닝으로 끝나게 되었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으실 것 같아서 한 방에 정리합니다!

---

기프티콘, 영화 티켓, 기타 상품권.. 현금영수증 다 받을 수 있다

카드로 구매를 했든, 현금으로 구매를 했든 관계 없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품권 종류는 모두 현금영수증이 가능합니다. 기프티콘, 선물 받은 영화 티켓, 문화상품권, 온누리 상품권, 백화점 상품권.. 이 정도만 생각이 우선 나네요.

위에서 말씀 드린 상품권 종류는 '유가 증권'에 해당합니다. 조세법에 따르면 '유가 증권'은 구매 시에는 소득공제가 되지 않고, 사용할 때 소득공제가 됩니다. 상품권 등은 구매할 때는 재화를 구매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여 재화를 구매할 때 현금영수증이나 세금 계산서 등이 발행됩니다.

따라서 비록 내가 직접 사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든, 선물을 받았든 우리는 상품권을 제시하면서 당당히 현금영수증을 요구할 수 있는 겁니다!

---

현금영수증 요청이 조금 눈치보인다?

당당히 요구할 우리의 권리지만, 실제로 계산대 앞에 서면 왠지 모를 찜찜함이 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현금만 주고 받던 시절에서 체크카드, 신용카드가 도입되고 현금영수증이라는 게 생겼을 때 있었던 많은 혼란들.. 현금 대신 카드를 낼 때, 현금을 내고서도 현금영수증을 요구할 때 알게 모르게 가게 주인의 눈치를 봤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현금영수증을 하실 건지 물어 보는 가게가 많아졌죠.

그때 봤던 비슷한 눈치를 상품권을 내고 현금영수증을 요구할 때 느끼곤 합니다. 그것 때문에라도 현금영수증을 요청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에이, 어차피 공짜로 생긴 거였는데 뭐...' 하시면서요.

그럼에도 현금영수증을 챙기고 싶으시면, 꼭 영수증을 떼 달라고 하세요. 그러고 나서 영수증에 나와 있는 승인번호를 통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현금영수증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국세정 홈페이지의 조회/발급 화면에서 '자진발급분 소비자 등록'이라는 화면에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뜹니다.

위 화면에서 영수증에 나와 있는 승인번호를 입력한 후 신청하면 끝입니다^^

---

카드로 상품권을 사서 현금영수증까지 받는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카드로도 결제한 데다가 나중에 상품권을 현금영수증까지 받게 되면 이중으로 처리가 되는 게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앞서 한번 설명드렸던 것처럼 상품권은 카드로 결제했을 때 소득공제 요건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121조의2 6항에 보면 '상품권 등 유가증권 구입비'는 연말정산 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항목에서 빠지게 됩니다. 즉, 이중청구되는 게 아닌 거지요.

상품권 이외에도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가 되지 않는 항목들이 제121조의2 6항에 나와 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에서 제외되는 항목

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료 등
학교 및 어린이집의 수업료·입학금·보육비용 등
국세·지방세, 전기료·수도료·가스료·전화료·아파트관리비·텔레비전시청료 및 도로통행료
상품권 등 유가증권 구입비
리스료(자동차대여료를 포함)
취득세 또는 등록에 대한 등록면허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구입비용(중고자동차 제외)
이자상환액, 증권거래수수료 등
기부하는 정치자금
월세액
기타

---

법의 허점..

사실 이렇게 복잡하게 소득공제 방식을 취하다 보니 허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해년마다 하는 연말정산이기 때문에 많이들 알고 계시는 것처럼, 카드와 현금 사용의 소득공제분은 차이가 있습니다. 신용카드는 공제율이 15%까지이고, 현금의 경우에는 30%까지 됩니다. 이미 최대 한도만큼 소득공제를 받으시거나 아예 소비가 적으신 분은 관계가 없겠지만, 15%에서 30% 구간에 있으신 분들은 현금을 사용하시는 게 좋지요.

그러다 보니 법에 밝으신 분들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시는데요. 글을 읽으면서 떠올리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카드로 상품권을 사서 현금영수증을 받으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소 번거롭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상 과도한 세금 공제를 해주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한 언론사에서 이를 문제제기하는 기사를 올렸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방안이 아직 언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사에서는 스타벅스 선불카드에 대한 사례가 나오네요.

---

마치며

현금영수증 이야기로 시작해서 많이 돌아왔네요. 하도 많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당했더니 파고, 파고, 파고 들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실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으로 사용하는 금액이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하면 적습니다. 하지만 '티끌 모아 티끌'이 아니라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라면 조금씩 새는 구멍을 막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내용을 살펴 보다가, 알고 계시면 좋을 만한 참고 사항이 있어 내용만 잠깐 공유하면서 글 마칩니다.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또 연장될는지 궁금하네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의 적용기한이 2018년까지 2년 연장된다. 대신 총급여액 1억2000만원 초과 공제한도는 내년부터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7000만원~1억2000만원 공제한도는 2018년부터 3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출처: 신용카드 소득공제 2018년까지 연장(2016.12.02.))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큰 맘 먹고 새로 산 자동차, 왜 소득공제가 안 될까?(2017.09.09.)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121조의 2
신용카드로 현금영수증 소득공제 ‘스타벅스의 마법’ 논란(2017.03.31.)
신용카드 소득공제 2018년까지 연장(2016.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