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달로 탕수육 사먹었습니다

in kr •  7 years ago  (edited)

제가 가입은 2월에 했지만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3~4주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스파를 올리기 위해 스달을 스팀으로 바꾸시는 것 같은데 저는 이제까지 번 스달을 현금화 하여 수수료 빼고 78300원을 벌었고, 이 돈을 아내와 맛있는 것 사먹는 데 썼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탕수육, 탐OO스 커피, 파OOO트 빵 등 먹는 것에 거의 다 지출이 됐네요. ㅎ

스팀잇 글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바로바로 현금화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스팀 생태계에 도움이 안 되는 행위라는 언급을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 돌아가는 원리를 잘 모르지만 어떤 점에서 생태계 파괴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논리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결국 스파를 올리려는 것도 명성을 높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로 인한 보상을 얻어 현금화하기 위함이 아닐까 해서입니다. 자기가 쓴 글에 대한 스달을 받고 그것을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블로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스팀잇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된 위키트리처럼 스팀잇 Kr 커뮤니티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스달을 많이 벌어서 치킨뿐만 아니라 소고기도 사먹고 싶다는 당연한 욕망을 숨기려는 것은 이상해 보입니다.

물론 돌고래 수준의 스파라도 되어, 좋은 글에 보팅 많이 해주는 등 큐레이션 활동 열심히 하고 뉴비에게 스파 임대도 해주고 공익적인 이벤트도 많이 열 수야 있겠지만 그런 미덕을 포기하고 바로 현금화하는 것도 각자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뉴비가 바로바로 현금화 해버리면 그 뉴비가 돌고래는커녕 플랑크톤이라도 되기는 어려운 일이겠죠. 스파가 낮은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으면 글을 써도 높은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요. 제가 3~4주 지내면서 알게 된 원리인데 맞죠? 바로 현금화하는 것의 장단이 있고 스파를 올리는 데 스달을 쓰는 것의 장단이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제 상황에서는 바로 현금화하는 것의 장점이 단점보다 더 큽니다. 아내에게 '여보 내가 비트코인으로 맛있는 거 사줄게!'라고 으스대면서 사줄 때 저는 즐겁습니다. 제 쥐꼬리 용돈으로는 이런 허세를 부릴 수가 없기 때문에 스팀잇에서 받은 몇 만 원으로 허세 부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많은 보팅을 해주신 스티미언들 사랑합니다.)

저는 제 많지 않은(!) 월급의 7%를 제 용돈으로 받습니다. 핸드폰 요금은 생활비에서 나가고 밥도 직장에서 먹기 때문에 이 용돈으로 교통비를 내고 커피값을 합니다. 밖에서 술 먹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담배도 안 태우고 아기 때문에 친구나 선후배 만날 시간도 없으니 뭐 그럭저럭 연명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늘 제 용돈 잔고가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서 허리띠를 졸라 매거나 해야 합니다. 정신 놓고 있다 보면 돈 1~2만 원이야 우습게 나가고 그 1~2만 원이 제게는 큰 돈입니다.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카드를 긁고 다니던 솔로 시절이 그립네요.. ㅜ

사실 이 스팀잇이란 것을 시작한 것은 크게는 두 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첫째는 누차 언급했다시피 정신장애와 병리에 대한 글 꼭지를 40~50편 정도 모아서 셀프 출판하는 것입니다. 출판이라기보다 그냥 제 글을 종이에 옮겨싣는 작업인 거죠. 글에 대한 원고료(?)가 눈에 보이니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출판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벌충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주요 목적은 앞서 언급했듯이 아내에게 허세를 떨기 위함입니다. 먹을 것이든 반짝반짝 빛나는 무엇이든 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은 무언가를 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큰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지금 바로 돈을 받느냐 아니면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받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전자를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다만 저 같은 뉴비가 바로바로 현금화하면서 살아남으려면 컨텐츠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겠죠. 심리학적인 전문 지식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사실 제 글이 지속적으로 다른 스티미언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뭐가 됐든 꾸준히는 하고자 합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죠!

덧. 바로바로 현금화하는 것에 관해 저와 다른 의견을 지니신 분 있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제가 못 본 지점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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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바로 현금화하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직각적인 보상이 생기잖아요 ㅎ 의욕이 생기고 ㅎ

네 즉각적인 보상의 힘은 정말 위대한 것 같아요.

저도 다음달에는 이익을 좀 내서 와이프에게 생색좀 내야겠습니다 ㅎ

스파 임대 잘 활용하시면 충분히 가능하죠. 와이프에게 생색도 내고 스팀잇에 할애하는 시간의 명분도 얻고.. but 스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스라밸 균형 맞추려고 이래저래 궁리 중이에요. ㅎ

전 4월은 스라밸 파괴됫지만 ㅋㅋ 5월은 좀 조정하고 해보려고요ㅎㅎ
근데 또 애기 나오면 무지 바뿔것 같기도 합니다

알뜰하게 활용하셨군요. ^^ 이 기세로 스달이 한 번 더올라서 작가들이 많이 유입되었으면 좋겠네요. 궁극적으로 스팀 자체의 시가 총액보다 중요한 것은 그 플랫폼이 가진 인재들이니까요!

맞아요.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게 궁극적으로는 스팀잇 전체 생태계에도 긍정적일 거라고 봐요.

알뜰하게 잘 사용하셨네요 ㅎㅎㅎ
저도 빨리 스달로 닭이라도 한마리 사먹어 보고 싶습니다 ㅎㅎ

다들 스달로 뭐 사먹고 기념으로 글 하나씩 올리는 것 같아서 저도 따라해 봤네요. ㅎ 가상화폐로 뭘 사먹는 날이 오다니 좀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 스달로 닭한마리 기원합니다!

78300원 부럽습니다 :)

사실 글 쓰고 큐레이팅 하고 등등 활동 시간을 모두 고려하면 최저시급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아요. ㅎㅎ 하지만 저는 이 활동들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어쨌든 글을 써야 하니 안 보던 논문도 보게 되더라고요. 공부가 늘었어요. guktsby님도 78300원이 아니라 10만 원 20만 원도 하실 수 있습니다. 꾸준히만 하면 어느 정도 보상이 오는 시스템이 스팀잇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네 글쓰고 소통하는게 중요하죠~ :) 보상이 따라오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뭐 :)
나중에 탕수육 사먹게 되면 말씀드릴게요 ㅋㅋ

예 보상이 중요하지만 여기서 맺는 관계도 중요하죠. 스타트업 시작하신 것 같은데 자영업을 꿈꾸는 저로서는 대단해 보이네요. 응원합니다. 탕수육 포스팅도 기대합니다.조만간 올리실 거라 예측되네요. ㅎ

'여보 내가 비트코인으로 맛있는 거 사줄게!'

멋지십니다.ㅋㅋ
뜬금없지만 슬로우다이브 좋아하시나요? 아이디가 슬로우다이브14셔서.. 저도 좋아했어서 반가운 마음에 여쭤봅니다.

예 너무 좋아해서 2014년 일본 후지락페 가서 보고 왔을 정도입니다. 슬로우다이브 좋아하는 분을 여기서 뵙다니 더욱 반갑네요. 팔로할게요.

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본인의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무조건 생태계! 를 외치게 되면 뭔가 전체주의적인 느낌도 나고 그렇습니다. 각자 삶의 맥락이 다를텐데, 획일화된 선택의 강요는 사실 좀 무섭지요. 잘 하셨습니다 :)

잘 했다고 지지해주시니 마음이 한결 편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