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진급, 안타까운 현실

in kr •  7 years ago 

5fbc675034d955aaa065b8144a88ea66.jpg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회사는 요즘 진급발표 기간이다. 간부사원부터 사원급까지 모두가 진급이라는 단어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그리고 오늘 발표가 났다

나는 진급차수가 아니라서 진급과 관련이 없는데도 긴장이됬다. 나의 사수라 할수있는 바로 옆자리 선배가 진급차수이기 때문이다. 이미한번 진급누락의 쓴 맛을 본 선배는 유난히 진급에 목말라 보였다.
오후 3시쯤 사무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진급이라는 단어들이 날라다니기 시작했다. 회사 포털에 진급발표가 게시된것이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게시판을 눌러서 선배의 이름을 검색했다.

그의 이름이 없었다

진급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 작년에 없었기에 올해는 반드시 있어야하는데 없었다. 아.. 너무 당황스러웠다. 매니저님이 인사평가를 좋은점수로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선배인데..
자기 일도 아닌데 나의 일을 도와준 선배인데..
짧은기간 부문장님이 너무 여러번 바뀌어서 챙겨주지 못한걸까..
여기저기서 '진급,진급'거렸지만 선배는 게시판을 누르지 않았다.

긴장한 기색이 역역했다.

발표가 난걸 알면서도 누르지 않는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역했다.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떨릴까. 이미 떨어진걸 아는 나는 그의 눈치만 보고있었다.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그리고 내가 잠깐 한눈을 파는사이 그는 게시판에 들어갔다. 몇번의 클릭질과 몇번의 키보드소리.

딱 10초였다

딱 10초였다. 그의 기분이 천국에서 지옥까지 떨어지기까지 걸린시간. 선배의 얼굴이 새빨게졌다. 혼자 조용히 욕을 하는것만 간간히 들렸다. 누구를 향한 욕인지는 모르겠다. 자신의 노고를 인정해주지않는 회사를 향한 욕인지, 인사평가 점수를 낮게준 팀장님을 향한 욕인지, 자기 자신을 향한 욕인지..
그리고는 휴가를 쓰고 집에 가버렸다.

직장인과 진급

나는 아직 2년차 신입이라 진급하는 기분, 혹은 떨어지는 기분을 모른다. 진급이라고 해봐야 군대에서 이등병에서 일병, 일병에서 상병,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한것 밖에 없으니...(+스티밋 명성도up까지)
직장인에게 진급은 어떤의미일까..
진급을 하면 뭐가 좋을까?
우선 회사가 나의 노고를 인정해줬다는 성취감이 들것이고 월급도 올라간다. 그리고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나와 동급이었던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간다. 결국 직장인들에게 진급은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고 보상을 받으면서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간다는 의미인것 같다.
이런것을 못했으니 휴가를 쓸만하다. 그리고 글을 쓰며 든 생각인데 선배는 진급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서도 화나겠지만 남들이 하는데 내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 같은것도 있을것 같다.

진급을 해야 성공한 삶인가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내 주변에는 만년대리들이 많다. 그들의 인성은 정말 좋고 아래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대하기로 유명하다. 반면 빠른진급을 하는 이들은 늘 뛰어다니고 화를내고 흥분한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진급하는이들 혹은 높은자리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그렇다.

사실 오늘은 어떤 거창한 이야기나 교훈을 위해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좀 안타깝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집단이고 그렇기에 남들을 밟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특히나 유통회사 그중에서도 영업관련업은 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고 배려하면 순식간에 뒤쳐진다. 적어도 우리나라 10대기업이라는 우리회사는 더욱 그렇다.

많이 안타깝다. 뒤처지지 않기위해 늘 눈치보고 윽박지르고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틈에서 만년대리로 살지 진급을 위해 뛰어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나.
사회생활, 그리고 부양해야할 가족이 없는 애송이의 사춘기같은 쓸데없는 걱정인것일까.

왠지 오늘 퇴근길은 출근길 같이 느껴진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저도 진급 스트레스 쫌 받았봤지만,
직장생활 하면서 참 힘드부분 이죠.
오로직 실력이나, 시험으로 결정나는 것이 아니니까 어렵죠.
잘 읽고 갑니다

맞아여 실력이외의 것들도많으니..

에휴... 휴우... 그리들 사시지요...
더한 곳이 더 많지요...
요즈음은 부산, 경남쪽은 명예퇴직도 많은 곳이라...
에휴... 그냥 긴 한숨과 마음의 허함과.. 답답함과..
...쩝..

직장에서의 성공과 인성이라는 것은 반비례하는 것 아닐까요?

짤이 너무나 강력해서..ㅎㅎ 모든 내용을 함축해놓았네요...

잘골랐네요ㅎㅎ

그럴 때는 어떤 위로의 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그 당장에는...

안타깝습니다 ㅜㅜ 사무실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겠네요

진급한 사람도 많아서 마냥 안좋지는 않더라구요.ㅈ

^^ 그 선배의 마음이 전해지네요 ~
사실저도 올해 두번째 누락의 쓴잔을 맛봐야해서... 뭐 제가 못해사가 가장크고 직급제가 바뀌면서 이래저래 꼬이기도 했구요...

진급의미없다~ 라고 하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긴하거든요..

내일 선배에게 간단한 음료라도 한잔드리세요^^ 그냥 아무말없이

내일 올지모르겠네요...

정말 약한사람 아니라면 올겁니다.
만약 안온다면?... 그렇다면 조금 실망하셔도 될듯 합니다.

진급에 기로에 있을 때 진급이 안되면 박탈감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선배분께서 마음 잘 추스리고 오셨으면 좋겠네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는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최선을 다하신것같은데..

아~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네요. 저는 사회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서 잘모르고 있었는데 제가 직장상사였으면 울었을거 같아요... 행복전도사님도 보시면서 안타까웠을거 같아요.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행복전도사님 ㅜ

위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음 아무래도 한국조직사회에서는 어쩔수가 없나봐요~~ 그래도 꽤 괜찮은 문화를 가진 회사들도 많이 생겨가는것도 같아요

그쵸
요즘 조직문화는 많이 개선된것같아요

저도 아직 진급을 경험해보지 못해 진급 누락에 대한 기분을 알지 못하지만. 당사자는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어떤 위로의 말보다 그냥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을까요.ㅜㅜ 주위 사람들은 눈치본다고 덩달아 힘들겠네요.

상황이 참 그렇네요..

선배의 마음을 헤아리는 스마트컴님 ㅠㅠ 넘나 착하십니다..
진급을 해야만 성공한 삶은 아닌듯해요. 진급이 아닌 '인정'을 받아야 성공한 삶이 아닐까요.. 그 인정이 진급으로 이해되긴 하지만요.

맞습니다 ㅠㅠ

제 지인이 비슷한 경험을 겪어봐서..
마음이 울적하네요!

그쵸....저도 옆에서보니까..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진급이라는 경쟁체제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지요.
기업은 최대의 목표 이윤창출을 위해 다른 '을'회사나 심지어 직원들까지도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해 갈아버립니다. 거기에 적응하던가 못하던가 둘 중 하나죠....

정확하시네요..,

알고있었지만 글로 다시 보니 더 안타까운 현실일 뿐입니다.

참... 직장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굴레인 것 같습니다.
그 선배 분에게는 이런 상황에선 사실 어떤 위로도 의미가 없게 느껴지죠.
그냥 인생 허무만이... 후....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졌음 좋겠네요..

시스템이 조금 바뀌긴 해야할것 같습니다..

반면 빠른진급을 하는 이들은 늘 뛰어다니고 화를내고 흥분한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공감되네요.. 이런 문화가 언제 바뀔까요?

말씀처럼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그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죠...
스맛컴님의 선배님께.. 이런 말씀을 감히 드려봅니다.
"자기 일도 아닌데 나의 일을 도와준 선배인데.."라고 후배에게 평가받는 직장인은...
동료나 후배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좋을 수 있으나.. 회사 차원에서는 안좋은 직장인일수도... 라고요.
스맛컴님에게 좋은 선배... 많이 위로해주세요~
행복한 저녁시간되세요!!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출첵!ㅋ

고맙습니다 따듯한위로해줄게요~~~

안타까운 얘기네요... 아무래도 평가를 받는 입장에선 많이 섭섭하고 분노가 치밀어올랐을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딱히 직급이 없어 이런 스트레스는 없네요 ㅎㅎ 연봉협상은 매년 신경쓰이지만요 xD

진급을 하지않아도 살수있게만만들어주면 괜찮을텐데.. 진급을 못하면 옷을 벗어야하는 문화가..

그러네요.. 진급못하거나 안하면 문제있는 사람이란 낙인 찍히고..

휴가를 내고 가신 그분의 기분은 어떨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진급을 해도 책임감에 무겁고...

진급을 해야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죠.... 제가 이전에 회사 새왈 할때도 과장까지는 연차와 점수로 그냥 올라가는 거였는데..... 과장에서 차장 넘어가는게 여기서가 갈리더라구요...... 어쩔수 없죠.... 회사도 결국엔 위로 가면 갈수록 좁아지는 피라미드 구조인걸요....

진급을 해야 성공한 삶은 아니지만,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급여가 오른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글쎄요.. 막상 진급에서 탈락하게 되면 서운할 것 같기도 합니다. ㅠ

그일이 나의 일이라 생각해보면 ?
나름 노력과 기대감ㆍ 계획도있었을텐데~~

아 정말.
좋은 사람들은 왜 전부 힘들까 싶습니다.
실적이 필요한 회사에서 실적이 우선이지만, 조직의 유지를 위해서 아래사람들을 먼저 챙기고 도와주는 선임들도 좋은 대우를 받아야 조직이 잘 유지되는데, 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겠죠.
왜 제가 감정이입이 되는지...

저도 진급이 안됐을때 화장실에서 살짝 눈물흘린 기억이 떠오르네요.. 지금생각해 보면 다 부질없다라는 생각이...

그래도은근히많이노력하셧을텐데 저도그런경험이없어서ㅜㅜ글만봐도 아쉬운게느껴집니다 ㅜㅜ제친구도 경찰어렵게되서 진급공부한다고 또 머리싸매고 스트레스를 토로하더라구요ㅜㅜ 인생은정말경쟁의연속인거같습니다ㅜ

그렇죠..
농사를지어야하나..

아.. 저는 정말 다른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봐야 위에 이미지겠죠?? ㅠㅠ
내일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봐야겠다............... 헐... ㅋㅋ


진급 그거... 크죠.... 돈도 돈이고.. 그외에 따르는 기분이...
아.. 막상 저도 아직 누락은 안당해 보긴 했는데..
그런 분들 표정에선.. 알수 없는... 슬픔이 보이죠..

  ·  7 years ago (edited)

음... 직장인은 누구나 느끼고 언젠간 느끼게 될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이번년도에 케이스였는데 간신히 올라간 케이스라 천국 / 지옥을 오가는 느낌은 분명 느꼈습니다. 안될거라고 사전 얘기를 듣기도 했으니까요.

10 대 대기업이라면 더욱 실력만으로 진급하는 시스템은 아닐거라 생각하구여. (그리고 대기업은 일단 부러움....)

예전에 비슷한 포스팅을 하긴 했는데... 제발 일하는 거 몇번 봤다고 사람한테 넌 몇점짜리 인간이야라고 딱지 붙이는 분위기만 좀 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정말 문제인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강점, 약점이 있으니까요.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계발시켜야할 회사의 잘못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뜬금없이 생각난건데 일본의 모중공업 회사는 진급대상자들 명단을 쪽지로 만들어 선풍기 바람에 날려 가장 멀리 날아간 사람을 진급 시킨다고 합니다. 그런 시스템인데도 회사가 엄청 잘나간다고 하더라구요. ceo 마인드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였던거 같습니다.

전 아직 사원이라 잘 모르겠어요 ㅎㅎ
진급하면 뭔가 많이 바뀌려나요
월급은 당연히 올라가겠지요

아 말로만 들어도 그 긴장감을 볼수 있을것만같아요. 얼마나 낙심될까요. 더 좋은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수밖에요 ㅠㅠ

직장인에게 진급...
뭔가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보는 시선... 이런걸 또 무시 못하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