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가 禪 이야기 釋明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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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행상行相 나 할란다

그 후 도반더러 "니 행상 나 할란다."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그 스님의 말이 마침 행상이 없어서 구하려던 차에 도반이 죽었으니 '이젠 행상을 내가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염불을 했다 한다.
그것을 죽은 영가(靈駕 : 절에서 죽은 사람의 혼을 이렇게 부른다)가 곁에서 보니까 염불은 한 마디도 없고 행상 타령만 들렸다는 것이다.
행상이란 제교행상諸敎行相의 준말로 경전을 연구하는 참고서이다
행상뿐만 아니라 가령 다른 물질, 예를 들어 돈을 생각하면서 염불을 하면 영가의 귀에는 아무것도 안 들리고 시식상 위로 돈만 왔다 갔다 한다고 하니, 참작할 일이다.
영가는 모든 것을 다 벗어버렸기에 호즉즉래呼則卽來라, 부르면 곧 온다. 우주 끝에 있더라도 차이가 없다. 그리고 모든 분별식심이 떨어져서 부처님의 진리 말씀을 한 마디만 관해 주어도 곧 해탈한다.
그 스님은 죽었을 적에 자기가 돌아다녔던 곳을 다시 가 보았다.
동구 밖에 예쁘게 차려 입은 여인들이 술을 권하던 곳에는 비단개구리들이 오글오글 놀고 있는 것이아닌가!
"내가 평소에 신심 있게 생활을 잘해서 그렇지, 자칫 잘못했으면 저리로 수생受生해서 개구리로 태어날 뻔했구나."라고 생각하니 머리이 쭈뼛이 섰다.
이번에는 한량들이 활을 쏘던 곳으로 가 보니 큰 왕벌들이 사는 벌집이 있었고, 또 호화 찬란한 누각이 있던 곳으로 가 보니 거기에는 큰 느티나무 위에 까치집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뒤로 그 스님은 참으로 발심하여 수행을 잘 하였다 한다.

"니 행상 나 할란다." 소리 듣기 전에 열심히 열심히 참으로 수행을 잘하였다.古園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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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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