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전자책 불황 극복기

in kr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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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시절 내 책상 모습



전자책 판매가 침체의 늪에 빠지고 급기야 직원들 월급도 주기 어려운 상황이 와서 대표님은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급한 불을 끄고, 전자책 판매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워크샵을 통해서 나왔던 아이디어는 입학사정관제라는 제도에는 입시생의 관심을 증명해야 하니 고등학생 대상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만약 컴퓨터공학과를 들어가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컴퓨터와 관련된 전자책을 출간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교육업체 미팅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우리 회사 비전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중단되었다.


그리고 진행된 것은 B2B 판매. 공공도서관, 기업도서관 등에 전자책을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국의 도서관 전화번호와 이메일주소를 리스트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고, 서울 인근 도서관에는 직접 찾아가서 영업을 했었다.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지만 B2B 판매량이 조금이나마 생기기 시작했다. 평소에 자주 가던 도서관도 막상 영업맨으로 도서관 사무실 문을 열려고 보니 문앞에서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기업의 전자책을 제작해주는 외주업무도 했다. 그런데 이것도 역시 쉽지 않았다. 전자책을 왜 제작해야 되는지, 그리고 그 가치를 어느정도 비용을 산정해야 하는지도 기업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몇 건이 성사되었고 적지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나중에는 기업쪽에서 먼저 연락이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땐 기업이 전자책을 광고로 인식하고 진행을 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년 정해진 광고예산이 있으니 애초에 전자책을 광고용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면 그 이전에 만났던 기업들도 더 쉬웠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강연도 진행했었다. 우선 대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무료강연도 하고,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강연도 했었는데. 무료강연의 경우 모객이 잘 되지만 유료강연은 모객부터가 큰 난관이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모객이 되어서 3기까지 전자책 제작 강의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강의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었다. 투입된 비용대비 수익을 계산하면 큰 순수익이 남지 않는다.


또 지원사업에도 여러번 지원을 했었다. 처음에는 지원하는 족족 떨어졌는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을 계속 버텨내고 살아남으니까 나중에는 연이어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살아남은 전자책 스타트업이 몇 개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오래도록 살아남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매절판매 방식으로 공급도 했다. 예를 들어 전자책 1권을 1달간 무료로 제공해주고 그에 대한 비용을 플랫폼으로 부터 지급받는 방식이었다. 이 방법은 플랫폼에서 제안이 들어와야 진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가장 수익성이 좋은 것은 기업에 광고용 전자책을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거의 모든 인력이 투입되어야 해서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었다. 외주작업, 지원사업 모두 그랬다. 시간을 대가로 돈을 받는 일들.


사실 우리의 프로젝트와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했다.


우리가 만든 전자책으로 수익을 냈어야 했다.


어느 순간 그저 살아남기 위해 일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들은 즐거웠다. 정말 다양한 저자분들을 만나고 함께 책을 만들어나가는 순간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아니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전자책들을 만들었으니까.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했다.
돈은 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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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 치어업은 어떻게 작동하는 건가요?

#kr 태그 내에서 활동성을 기준으로 찾아다닙니다 :D
스팸 목록을 관리하며, 악의적으로 스팸을 만드는 계정들을 다운보팅 하기도 하구요

아하, @ludorum 님께서 만드신 거로군요. :) 직접 댓글로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종이책은 무겁기도 하고,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기 불편해서 작년부터 이북리더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전자책을 구매한 뒤 보기만 했었는데, 전자책 산업의 이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네요. 도서관의 경우 종이책을 보관해야 하는 공간 문제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해가 넘어갈수록 전자책 구입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어떤 이유에서 문전박대를 당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우선 도서관은 공공기관이라서 영업온다는게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고요. 저희 출판사가 유명하지 않아서 잡상인 취급받은 부분도 크죠. ^^; 말씀하신 것처럼 도서관의 전자책 구입이 늘면서 영업 결과가 좋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헉 그렇군요 ㅠ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든시간들을 견뎌 오셨네요
그런데 전 아직도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더 편하고 좋은건 나이탓일까요?

종이책이 확실히 편한부분이 있죠. ^^ 페이지 넘기면서 분량을 파악할수도있고 휘리릭 넘길수도 있고요. 나이탓 아니랍니다!

^^ 나이탓 아니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하는 정신 멋지네요
팔로우신청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했어요^^

전자책이요새는잘안팔리는군요ㅠㅠ

아, 이 글은 몇년 전 기억을 더듬으며 쓴 거랍니다. 아... 그런데 요새도 전자책은 잘 안팔립니다. ㅠㅠ 크윽

ㅡㅜ 그렇군요 전자책출판을 생각하고있었는데
..ㅠㅠ

판매를 생각하지 않고, 출간하는 거야 어렵지 않죠. ^^ 부크크라든지 출간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많고요

정말 멋진 경험을 하셨군요.... 하지만 현재같이 플랫폼이 제각각인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이 다시 전자책으로 돌아온다는게 쉽지는 않은것 같아요..ㅠㅠ
다만 현재 전자책 업계를 평정하는 통일된 플랫폼이 나온다면 지금의 노력들이 빛을 발하리라고 봅니다~! 화이팅!!

플랫폼이 통일되면 독점형태가 되어서 오히려 고객입장에서 손해일 수도 있어요. 비지니스는 참 복잡해서 골치아파요. ㅠㅠ 응원감사드려요! ^^

안드로이드같은 플랫폼에 다양한 전자책 시장이 경쟁하게 하는건 무리일까요...? 지금처럼 매번 다른 사이트에 결제해야하면...소비자들이 이용할 의지가 쉽게 생기지 않을듯요ㅜㅜ

누가 압도적인 힘으로 플랫폼을 장악하면 편한점도 있는데(아마존처럼..) 지금 국내시장은 아쉽게도 그렇진 못하네요. ㅠㅠ

자기 걸 만들어서 팔아도 안팔리면 어쩔 수 없더라구요 ㅎㅎㅎ
사업은 재미도 중요하고, 의미도 중요하지만, 일단 돈을 벌어야 유지할 수 있으니 재미있는 일 하면서 먹고 살기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리드모는 전자책 판매 많이 되시지 않으신가요? :) 전 전자책 판매가 많지 않아서 컨설팅이랑 강의하면서 수입을 얻고 있어요.

작년에 잠깐 반짝하기는 했었는데 혼자 먹고 살 만큼도 안되더라구요ㅠ.ㅠ
올해는 그래서 단행본 아니라 연재를 준비 중입니다.

종이책만 고집하는 저는 도움안되는 독자겠네요..ㅠ
책 읽을 때만이라도 스마트폰 및 전자기기에서 떨어지고 싶어서 괜히 고집부립니다ㅋㅋ

글 재밋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전자책 스타트업 스토리 기대할게요 ㅎ
플랑크톤의 소박한 업보팅으로 응원하고 갑니다:)

저도 종이책 많이 사랑한답니다. :)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모두 소중해요!

정말 만만치않네요...ㅠㅠ
항상 내사업을 꿈꾸는 직장인이지만
솔나무님말씀들어보면.. 시작해서 내가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항상 직장인을 꿈꾸는 사업가이지만...
직장인 되는게 너무 어려워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ㅠㅠ 흑흑...
직장에 들어갈 실력이라면 내 사업도 잘해내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응원합니다! 분명 남부럽지 않을 좋은날이올거에요!

솔나무님 스타트업얘기 너무 좋아요ㅎㅎ
힘들었던 얘기지만...이런 깊은 사연을 어디가서 들을 수있을지..항상 감사히 읽고있습니다!

홍열님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 고생고생했던 것처럼 적었지만 그 때는 참 즐겁게 일해서 힘든줄 몰랐어요~

음... 분명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다른형태의 경험과 결과로 노력이 돌아오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스팀잇이라는 결과로 노력이 돌아오는 느낌적 느낌이 드네요. :)

만만치 않은 일을 하셨네요ㅎㅎ
분명 생각지못한 곳에서 뜻밖의 결과를 얻을거라 바라봅니다!ㅎㅎ 춥지만 오늘도 마음만은 따뜻한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그때의 경험들 덕분에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어요. :) 우주우우~(이렇게 읽는것 맞나요?) 따뜻한 하루되세요. :)

ㅎㅎㅎ네 맞습니당! 우주우~~~ㅎㅎㅎ

와..저도 전자책 쓰고 싶었는데..금방 포기하기는 했지만요.ㅎ
열정이 대단하십니다.ㅎ

다시 도전해보세요!! 만들다가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문의해주세요 :)

결국 책 종류가 종이책 대비 다양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볼만한 책들은 대부분 전자책으로 지원되지 않아서 결국 종이책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전자책 사이트에 돈 충전은 많이 해놨지만 결국 다 못쓰게 되더라는... 크지 않은 출판시장에서 너무 많은 플랫폼 업체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좀 나아간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스팀잇이 도서
시장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되네요.

맞아요. 출판사들이 전자책 플랫폼 진출에 소극적이어서 그런 부분이 크죠. ㅠㅠ 독자입장에서도 슬픈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