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익숙한 기차안을 걸어 언제나와 같이 딱딱한 의자에 몸을 기대어 앉는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날과는 다른 날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있으니까...
그녀가 저 앞에 앉아 있다....
이렇게 상큼한 이벤트로 게임은 시작된다.
이렇게 달콤한 환상에 젖어 있던 소년은 느닷없이 유체이탈을 경험하고 낮선 세계에서 눈을 뜬다. 이것은 그 소년에게도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겠지만, 게임을 하는 게이머에게도 난감한 상황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지?
뭣도 모르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은 낮선 공간을 헤멘다.
이 게임은 ...
"Lost Tracks" 라는 게임.
깔끔한 일러스트 풍의 애니메이션과 잔잔한 음악. 단순하면서도 뭔가 이국적인 느낌에 참으로 고급스러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게임이 무려 졸업작품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설픈 아마추어 작품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조금만더 볼륨을 키웠다면 그냥 상용 게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게 졸업 작품이라니... 난 졸업할때 뭘 했더라... 괜히 자괴감만든다.
게임 플레이는 어렵지 않아서 그냥 폰을 움직여 방향을 정하고 화면을 눌러 캐릭터를 뛰어가게 해서 진행하면 된다. 일종의 어드벤쳐 풍의 게임이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고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진행 할수 있다.
대사는 거의 없고 가끔 화면에 뜨는 간단한 영어만 이해 할수 있으면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만약 Look, Listen, Speak 같은 단어도 모르는 사용자라면 게임을 하기가 좀 어려울것이다. 아니라면 저 단어의 뜻 대로만 행동해도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다).
조금이나마 주의해야할 점이라면, 게임을 클리어 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힌트가 "소리" 이기 때문에 이어폰을 끼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 정도.
만약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며 게임속을 방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어폰을 끼고 게임을 해 보면, 그 몽환적인 분위기가 단순히 화면만이 아닌 "소리" 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정말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짧다" 는것.
졸엄작품이라서 그런지 불과 3개 정도의 스테이지만 클리어하면 게임이 끝난다.
게임이 끝났을 때 "어? 끝?"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을 정도다.
어른들이 "이상한 나라" 에 빠져 버린듯한 기묘한 감각...
이런 좋은 느낌의 게임을 만나본지가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 짧은게 너무 아쉬웠다.
조금만더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긴 탈출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면 그녀를 놓쳐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에는 졸업 작품이 아니라 정식 게임으로 좀더 길~~~~게 나와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