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재래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
린다 그래튼 ☆ 다니엘 코헨
조앤 윌리엄스
넬 페인터 ☆ 윌리엄 페리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 장현옥 옮김.
프롤로그
이 책은 진화생물학, 역사학, 경제학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세계 석학들과 다가올 세상에 관해 나눈 대담을 엮은 것이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혜안이 있는 거장들을 취재한 결과, 그들이 향후 미래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주목한 것은 '인공지능'과 '격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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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은 3차 산업혁명이 무르익고 4차 산업혁명이 발아하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016년에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사건인 '브랙시트' 사태가 보여주듯, 세계화가 심화됨에 따라 격차와 분극화가 발생해 피로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편 인공지능이 이끄는 혁명이 막 발흥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혁명은 사회를 극적으로 바꾸기도 하고, 기존의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미래의 가치가 어디를 향하는지 일깨워줄 것이다.
지식의 거장이 예견하는 미래
간단히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방대한 인류사를 거시적으로 조망하고 사피엔스의 미래를 전망하는 통찰력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를 만났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적, 경제적 가치를 잃은 '무용계급'으로 전락할 거라고 내다본다. 그의 논리적 설명에 반박할 여지는 거의 없다.
다음에는 <사피엔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을 비롯해 다수의 저작을 집필한 세계적 문화 인류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나온다.
- 책 <초예측> 중에서 -
과학기술이 사회를 결정하는가
오노 가즈모토가 유발 하라리에게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역사적 필연성을 느끼나요?"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어느 정도는 기술 결정론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 과학기술은 반드시 이런 형태의 사회를 초래한다'라는 식의 결정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예로, 한국이 상징적인 예라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지금 남북이 갈라져 있지만, 둘은 같은 민족, 같은 언어, 같은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20세기의 과학기술을 이용하지요. 그런데 한쪽은 핵으로 무장한 독재국가가 되었고, 다른 한쪽은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IT 강국이 되었습니다. 즉, 과학기술이 사회를 바꾸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21세기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사진은 본 내용과 관계없음.
이 글을 읽으면서 '같은 샘물이라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벌이 마시면 꿀이 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유발 하라리는 이어서 향후 수십 년 안에 인류는 세 가지 커다란 위기, 바로 핵 전쟁, 지구온난화(기후변화), 그리고 과학기술에 의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인공지능이 기존의 사회 질서와 경제 구조를 완전히 파괴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켜 대규모의 무용계급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러한 위기는 국제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작금의 미중 분쟁이나, 일본의 우경화, 유일신 종교의 분쟁 등이 인류를 위기로 모는 독사와도 같은 행위라고 느껴졌다.
대한민국 정치권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석학들이 앞다투어 미래 인류에게 닥쳐 올 위기와 기회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한심한 소리 나 하고 있고, 자기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으니, 과거 교육이 어떠했었길래 판, 검사가 되고 아나운서나 기자가 되었었는지 정말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BTS와 봉준호 감독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소통하고 상생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부패한 정치와 권력자들에 의해 사고자가 피해자로 둔갑되어 일개 사기꾼이 국회의원이 되고, 경찰 총수가 위정자의 꼭두각시가 되어 정치사찰이나 하는 행동은 국가를 말아 먹는 매국노와 다를 바 없다. 또한 권력과 재물에 눈이 어두운 성직자도 악마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종교인과 철학자가 따로 없다. 왜 우리가 <초예측> 같은 책을 읽어야 하는지 다음 아래 문장을 통해 느껴주시길 바란다.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거대한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기계 지능이 인간 지능을 압도하고 생명공학이 진화의 법칙을 초월하는 순간, 대부분의 인간은 존재 가치를 잃고 무용 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대 수명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준 과학기술은 교육-일-은퇴라는 삶의 3단계를 해체하고 몇백 년간 지속돼온 생애 공식을 파괴했다. 이런 변화들로 부와 권력은 극소수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고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의 좌절과 분노는 약자에 대한 혐오로, 기득권에 대한 증오로,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면서 20세기 진보와 평화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현대 문명은 정점을 지난 것인가? 사피엔스에겐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가? 붕괴의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이례적인 분기점 앞에서, 우리에겐 단기적 전망을 넘어선 미래에 대한 문명사적 방향 감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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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경제성장이라는 저주>에서, 행복 추구란 쾌락의 러닝머신과 같아서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늘 제자리라고 기술했는데요.
현대에 들어 더욱 두드러진 현상인데,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서 다른 사람이 소유한 것을 가지려고 합니다.
누군가가 자기 앞에 서면 뭐가 되었든 그 사람보다 앞서고 싶어 하지요. 그린 식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살다가, 어느 날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사이에도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늘 군림하며 내가 처한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는 현실을 깨닫고 좌절하게 됩니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졌음에도 우리 사회가 목을 매는 이유는 출세의 길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는 믿음 위에 자유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의 평등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는 비민주주의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경제성장은 그런 가치를 널리 확산시키고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 책 <초예측> 중에서 -
갑자기 영화 <기생충>이 떠오른다... 이 책을 엮은이가 일본인이다 보니 대부분 인터뷰 내용이 일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래서 이질감도 들긴 하는데, 반대로 배울 점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