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보현보살장_원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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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무각자도(設無覺者) 역부여시(亦復如是)니
깨달음이 없다 말하여도 또한 다시 이 같음인 것이다.

이 같은 말을 듣고 “나는 깨달음이 없다”하든지
“나의 깨달음은 깨달음이 없이 깨달았다”하드라도
다 환(幻)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무엇 때문이냐?
깨달음 없다는 단견(斷見)이요 나머지는 지견(知見)이므로 그렇다.
비환처(非幻處)에는 깨달음이 있다든지 없다든지 모두가 환(幻)인 것이다.
있다는 상견(相見)에 속하고 없다는 단견(斷見)에 속하고
그 외는 어떠한 소리를 해도 지견에 속하는 것이다.
비환처에는 단견도 상견도 지견도 모두가 환으로의 존재이다.
비환처는 본래 이런 곳이 아니다.
거울의 밝음은 언제든지 밝음 뿐이요 영상(影像)은 아니다.
또 거울의 영상은 언제든지 있음이고 밝음만은 아니다.
밝음에 영상 없음을 주장하면 단견(斷見)이요,
있음을 주장하면 상견 (相見)이요,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 하거나
그 외 어떠한 말이라도 지견이다.
거울로써 영상이 항상 없으면 거울로서의 실격이요,
항상 있으면 그림으로의 유리(琉璃)일 것이다.
거울에는 밝음과 영상이 여윌 수 없이 있음도 없음도 아니면서 있는 것이다.
밝음은 아무것도 없는 깨끗인 것이다. 깨끗은 공이다.
그래서 영상이 있으나 항상 공으로 깨끗하고만 있다.
또 영상도 아무것도 없는 공 뿐이다.
그래서 밝음을 더럽히지도 못한다.
밝음과 영상은 다 같이 깨끗하므로 공에서 둘 아니어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같이 우리가 능히 환화(幻化)인 세계상(世界相)의 본래공(本來空)과
여래원각인 영묘심(靈妙心)의 본래공이 둘 아님에서 움직이지 않기만하면
비환처(非幻處)는 맛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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