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

in kr •  7 years ago 

어느 분 시에서 손님 이야기를 보고 떠올라 적어봅니다. 저자거리니 좌판이니 하는 표현에 누군가는 얺짠지 않으실까 걱정도 됩니다.

부지불식간에 암호화폐에 피같은 돈을 넣고 눈 앞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광경에 넋을 놓았었죠. 안되겠구나 싶어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흘러흘러 여기까지 왔구요.

이 곳, 흥미가 진진하여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자꾸만 눈 가는 곳들이 늘어납니다.

저자거리를 처음 나와 본 촌놈입니다.

이젠 일면식이 생긴 분들도 있고 눈인사도 합니다.

'정성들여 만들어 봐야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일에 상심했던 분들이 그 차에 소식을 듣고 오시기도 했고. 이미 바깥 다른 저자 거리에서 나름 크게 좌판을 벌였었지만 만드는데 쏟은 정성보다 이문이 터무니가 없어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

허가받은 이들만 좌판을 깔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좋고. 정성들여 만든 것 근사하게 늘어 놓고 좌판을 벌이면 되는 곳이더군요.

사람 마음마냥 간사한게 없다더니 그것을 안 이상 저도 용기내서 좌판을 깔지 않을 순 없습니다. 헌데 깔아 놓고보니 또 시름입니다. 여행 길에서 만나는 저자거리에선 활력을 받아오지만 그곳에서 좌판을 벌였을 때의 느낌이란? 애저녁에 짐을 싸는 분도 보입니다.

좌판마다 팔리는 값어치가 다르더군요.

하긴 이미 오래 전에 좌판을 깔아 꽤나 알려져 있으니 그럴만도 하죠? 명품은 효용 가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니. 좌판을 넘어 이미 근사한 간판을 단 점포도 있고. 이미 오래 전, 그러니까 저자거리가 되기도 전부터 전문적으로 한 가지 물건만 꽤 오래 취급한 곳도 있고. 이것 저것 다종다양한 물건을 갖춘 넓직한 점포도 있고.

패기에 찬 신규진입자에게 창업과 초기 운영비를 지원해 자리잡도록 돕는 분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 와중에 자본력으로 가족경영을 하거나 일감 몰아주기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분은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대행까지 하는 분도 있다구요.

저자의 풍경은 다채롭습니다. 특히나 밤이면 불야성이니 이곳은 야시장입니다.

근경과 원경이 조화로와야 제대로 보이나요? 눈 앞에서 보여지는 것들이 뭔가 갈피가 잡히지 않는 때 펼쳐보여주는 조망은 갈피를 허락합니다. 헐떡이며 산을 오르다 잠시 만나는 조망터는 땀도 식힐 수 있지만 잠시나마 조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조망의 기쁨을 주시는 글들도 만납니다.

또 땀 흘려 올라갈 시간입니다. 해지기 전에 하산하려면. 야시장에서 왠 해지기 전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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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글들보면 오타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좀 허술하셔도 되겠는데.. 저자거리 죄판비유 재미납니다. 저는 점방이나 하나 차릴까도 생각중입니다. ^^

이런! 그랬나요. 오타 나오면 두드러기가 나서요. 사실은 이니구요. 오랜 습관? 이러고 오타 납니다.

오늘은 덥네요. 정사일이라 그런가 봅니다. 멀리 조망하는 시원함, 글에서 느끼고 갑니다.

사실 님의 글에서 매번 느끼는 조망입니다. '시장의 무의식', 시원합니다.

우왕 비유가 너무 멋지세요~^^👍

좋게 봐주시니 백골이 난망합니다.

전 저자거리에 갓 입성한 촌녀이에요
아직은 무척 신기 할 따름이고 그래서 이곳 저리 기웃 ....가끔씩 왜 나한테 관심 안가져주지
하고 혼자 속 상해하는 ..

오늘도 저자거리에서 좋은분 뵙고 갑니다 ^^

그래서 속 상해하는 일인입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점포는 못 들어가고 야시장이나 저자거리가
살것도 구경할것도 많아서 좋아요^^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좌판이 흥미진진하지요?

여기 지나가던 촌놈, 인사드리고 갑니다.

이리 매번 들러주시니 반갑습니다.

그 저자에서 저도 좌판을 깔아 물건을 팔고 있네요.
그 저자가 사람들 냄새로, 웃음으로 가득차는 곳이 될 수도 있을까요?
모두가 희망을 품고, 서로 배려하는 공간이 되길 바래봅니다.^^

반갑습니다.

님같은 분들이 계셔서 이미 사람 냄새, 고기 냄새(평창 맛집) 가득합니다. 그저 제 갈 길 가다보면 사람이야 어디에나 있을테니까요.

한잔 하고 왔더니, 걸죽한 이야기에 한잔 더하고 싶습니다. 어짜피 저자거리 삶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비유를 이해하고 보는 것 자체도 싫어지는 지금입니다.

정말 그냥 저자거리 같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살아갈만한 세상입니다.

그렇죠? 좌판 안 깔고 두리번거리기만 하면 정말 신나고 재미날 텐데요. 살만하기도 하고 살아내야하기도 하고.

스팀잇은 신나는 야시장이죠.
누군가에겐 일터이고 누군가에겐 놀이터인 이곳.
놀이터로 생각하면 오래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갔다와서가 너~~~무 다르네요. 좌판 깔기 전엔 몰랐는데...

멋지고 웃픈 비유입니다....

잔잔히 풀어놓으신 저잣거리 산책 이야기가 정감있습니다. ^^
찬찬히 보니 글이 참 소담스럽고 정갈합니다.
보기 좋고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음식을 보는 듯 합니다.
아마 선생님의 성품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겠죠?
많이 보고 배우겠습니다. ^^

방문도 정성 가득한 댓글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