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존신고

in kr •  7 years ago  (edited)

1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급 빡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끼는 친구의 부탁으로 그녀와 함께 영국에서 온 예술가 넷을 통역하고 가이드를 해주고 있는데, 하루에 평균 14시간 일하고(9시간 일한다더니!) 일당 60파운드를 받으니 시급이 6천원쯤 되는가 봅니다. 서울 지리를 잘 아는 것도 아니오, 예술 쪽에 해박한 것도 아니오, 심지어 영어도 못알아듣겠는데 능력 밖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인터넷 검색할 일이 태반인데 아버지 핸드폰 데이터가 300MB 짜리더군요. 이번 달엔 핸드폰 요금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2
능력 밖의 일을 하는 것은 참 괴롭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도움은 커녕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시급 6천원을 받는데도 미안합니다. 사실 (아직)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도 스스로 석연치 않습니다. 완벽주의인 걸까요. (완벽해본 적이 없는데..) 실력에 비해 자존심이 강해 그런걸까요. 남보다 먼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면 언젠가 상처를 덜 받을까봐 그런걸까요.

3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여기까지 쓰는데 3시간이 넘게 들었습니다. 정리하고 싶은 친구에 관한 이야기, 동생이 화가 난 이유, 그리고 결국 모든 희노애락은 ‘사람’ 에서 온다는 이야기를 한참이나 썼다가 지웠습니다. 마음에 들지도 않고 오늘 안에 쓰지도 못할 것 같아서요. 이제보니 모든 일이 능력 밖이로군요!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가 제일 행복했나 봅니다.

4
졸린 눈 비벼가며 (정말 비볐음..)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지난 번 글에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진심어린 이야기를 나누어 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애정이 느껴지는 댓글도 언제나 반갑고, 어떤 이야기를 할 지 몰라 망설이다 짧게 놓고가는 한마디, 소리없는 보팅에도 늘 감동받고 있습니다.

5
오늘은 잘 시간이 부족하여 다른 건 못해도 짧게 생존신고만 하려고 했던 건데.. 잘 시간이 훨씬 부족해지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잘 지내고 있다는 잠꼬대같은 소리입니다. 이런 말 우습지만, 모두 보고 싶습니다. (온라인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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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댓글이 웃길수도 있지만... 제가 데이터가 엄청많이 남는데 ... sk통신사면 제가 조금 나누어 드릴수있는데..ㅎㅎㅎㅎㅎㅎㅎㅎ(진심입니다) 넉넉한 데이터로만이라도 봄뜰님의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드리고싶네요 흐흐

웃기면서 고마운 댓글입니다 ㅎㅎㅎㅎㅎ

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뜰님에게도 진심이 느껴지길 (저 진짜 많아요..남아요..)

늦었지만.. 정말 진심이 느껴졌어요. 고마워요 솥밥님 엉엉 ;ㅁ; 다만 아빠폰은 엘지유플러스였다는 사실.. (또르륵) ㅋㅋㅋㅋ

영국에서 온 예술가분들에게는 스프링필드님이 동앗줄일거에요. 괜한 자책은 유해합니다 :0
자책은 제가 할래요... 능력 안의 일만 하려하면, 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우어엉엉엉 (폭풍오열)

능력 안의 일만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폭풍 오열에 동감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익선동인가요? 창덕궁 후원에도 다녀오셨군요. 예전에 제가 쓴 글이 있는데...오랜만에 짧은 안부 전하고 갑니다.

서울사람은 역시 다르군요. 한번에 알아보다니. 마지막 사진은 신설동 풍물시장입니다 ㅎㅎㅎ

안녕하세요? 어제 가입인사 쓴 새내기입니다. 어디를 볼까도 잘 모르는데, 스프링필드님께서 진솔한 글 잘 쓰신다고 팅키님이 소개해서 찾아왔어요. ^_^

정말 글을 읽다보니 옆에 앉아계신 듯 느낌이 전달됩니다. 자주 오게 될것 같은 예감이 벌써 들어요!

능력 안의 일만 하면 삶에 발전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너무 조금일거라고 생각해요. 얼마전에 본 영상에서, 가재가 탈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일과 부딪쳐야 성장한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모든 것이 능력밖이라고 하시만, 상대분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고 참 고마워하실거 같습니다. 따뜻한 마음은 언어를 넘어서 전달되잖아요. 이미 충분히 잘 하고 계신것 같아요~

좋은 글 읽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덧글 남깁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능력 밖의 일 ...
작년 상반기에 그런 일의 연속이라 자존감이 바닥을 쳤었죠 ㅎㅎ
지나보니 도움되는 일이고 그때도 그걸 알았는데 힘들더라고요
3시간 품이 들었는데 이렇게 금방 댓글을 달아도 싶긴 하지만 달아봅니다 ㅎㅎ

아무개님 오랜만이예요 :) 저부터가 오랜만이지만 ㅎㅎㅎ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로 위로를 삼으려고 해도, 체력과 자존감(자신감)이 너덜너덜 닳는데도 송구스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지나고 나야만 좋은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터널을 견뎌온 아무개님께 참 장하다고, 고맙다고 얘기해주셔요 :)

스프링필드님 댓글에 위로 받고 갑니다
필드님도 힘내세요!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리고 싶을 정도군요 :P

으하하 컴백! :D

  ·  7 years ago (edited)

잉? 깜놀 +_+// 내려오신다할 때 커피를 보내드릴걸.. 흑흑. 컴백~ :D

오랜만입니다.

궁금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다시 보니 정말 좋네요. 정말로요.

Q씨의 안부를 몹시도 궁금해 하시던 봄님을 잊은 적 없습니다. 그리고 고마웠고요. 다시 봄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제게 용기가 생겨서 다행입니다. 그래서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정말입니다.

저는 어제 서툰 영어하는 러시아인을 만났어요 ㅋㅋㅋㅋ 대학교 가는 길을 물어보길레 저도 서툰 영어로 답하느라 혼났습니다. 유창하게 통역일을 하시는 스프링필드님 멋져...저도 오랜만에 뵙습니다...ㅋㅋㅋㅋㅋㅋ

조용히 보팅만 하고 갑니다. ㅠㅠ

  ·  7 years ago (edited)

모두 보고 싶습니다. (온라인에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꿈에서 만나지요. 쫄보끼리 ㅋㅋ 후훗
아.. 졸린데 저도 죄송하고 감사하고, 때로는 궁금한 마음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포스팅도 안 하고 읽기만 하는 날!! 덕분에 스필님의 소식을 늦게나마 듣게 되었네요. :)

  • 아참... 산티아고 순례길은.. 언제쯤......독촉은 아니구요.. 뭐... 그렇다구요... ㅋㅋㅋ

웃다가 코만 조심하길 바래봄들판....(영국인들 반하니까....)

잘 자요. :)

봄들님 뵌지가 꽤 오래되었다 생각이 들었는데, 맞아요. 통역일 하신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마지막 사진에 소주병들이 유난히 눈에 띄는건.. 착시현상이겠죠? +_+
푹 주무시길 바래요 :)

하루코상 아직도 영국사람들과 함께 입니까??
북쪽 남쪽을 막 오가는거 같던데...

엄청 고생이시네요.. 마음고생 몸고생 ㅠㅠ.. 잘 시간도 부족하신데 포스팅 올려주신 것에 감사하며 자그마한 보팅 놓고 갑니다.. 총총

에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이 시간들 다 지나가고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

마지막 사진은 어딘가요? 저는 이런 옛스러운 풍경이 너무 좋아요.

저도 한동안 통역일을 했더랬어요. 정말 내가? 이러면서 몇번 했는데 돈이 엄청 잘 벌림에도 불구하고 내 능력밖의 일이라면서 포기했습니다. 그 뒤로 공부좀 하자 했는데 여태 뭐.. 쩝! 모쪼록 긴시간 업무, 짧은시간 휴식에 컨디션 유지 잘하시고요!
사실 오늘 낮에 문득 봄님이 영국발음은 잘 알아들으실 살짝 궁금하긴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고생이 많으십니다. 전혀 많이 받고 계신게 아닌데요 ㅠㅠ
몸 잘 챙겨가시며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푹 주무셨기를!

능력밖의 일을 하는건 괴로운일입니다... 저도 그렇게 느낄때가 많은 요즘입니다... 푹 주무세요~ ( T_T)\(^-^ )

인생은 항상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것 같습니다 힘내시길 바래요

그래도 콧바람 좀 쐬셔서 좋네요 :)
어차피 예술 쪽에 종사하신 것도 아니시고... 그 분들도 이해하시지 않을까요? 좋은 경험 되셨길.

그나저나 오늘 빨래를 널다 보니 남편 옷의 브랜드가 Springfield더란 ㅋㅋㅋ

봄님 능력밖이라뇨~
봄님이 못하실 일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ㅎㅎ
짧은 생존신고 잘보고 가요 !
가이드 잘해주시길 ~ :D

저도 제 괴로움의 원천은.. 제가 능력밖의 일을 꿈꿔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ㅋㅋ
봄님 결국에는 멋지게 해내실꺼에요!

스프링필드님이 완벽주의라는 사실에 놀라고 갑니다;;;

  ·  7 years ago (edited)

저도 보고싶어
들어와 봤어요...ㅎㅎ 애쓰셨네요.
그래도
그정도면 능력자 되시겠네요 ㅎㅎ
게다가 한국말도 유창하시잖아요

아- 스프링필드님 글 기다렸어요.
지난 번에 쓰신 길에 어떤 위로의 말을 보탤까 고민하다 많은 분들이 위로의 문장들을 적여주셔서 조용히 보팅만 누르고 사라졌었는데, 그래도 바삐 지내신다니 다행이에요.
능력 밖의 일들을 마주했을때 부담감을 좋아하진 않지만, 하나씩 아주 천천히 대하다보면 어느샌가 바늘 코에 실을 꿰고 있더라구요.
생존신고 글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 미세먼지 조심하시구요-

아무래도 벅찬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맘적으로나 괴롭긴 하죠 ㅜ ㅜ 그래도 잘 하고계신것 같은데요 ^^저같음 엄두도 못냈을거에요... ^^ 가이드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래요^^

무탈하게 잘 살아계시니 그걸로 되었습니다. 여행은 고생을 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 것 아니겠습니까~?! 충분히 잘하고 계신듯합니다. 더빡세게 굴려버려욧 건강히 다음글에서 만나기입니당~!^^

잘지내고 계시는군요. 지금쯤 부족한 잠을 메우고 행복한 잠에 빠졌기를 바래봅니다. 아마 능력 밖의 일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어 다행인 일일 겁니다. 저야말로 여기서 통번역을 할 때마다 능력 밖의 일을 하고 있는거 같아 속이 쓰리지요 ㅎㅎ

통번역을 할때는 다들 속이 쓰리군요..ㅎㅎㅎ

엄청 고생이시네요.. 마음고생 몸고생 ㅠㅠ.. 잘 시간도 부족하신데 포스팅 올려주신 것에 감사하며 자그마한 보팅 놓고 갑니다.. 총총

<능력 밖의 일을 하는 것은 참 괴롭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도움은 커녕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시급 6천원을 받는데도 미안합니다. 사실 (아직)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도 스스로 석연치 않습니다. 완벽주의인 걸까요. (완벽해본 적이 없는데..) 실력에 비해 자존심이 강해 그런걸까요. 남보다 먼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면 언젠가 상처를 덜 받을까봐 그런걸까요.>

... 너무나 동감...

<이제보니 모든 일이 능력 밖이로군요!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가 제일 행복했나 봅니다.>

...더 동감...

<이런 말 우습지만, 모두 보고 싶습니다. (온라인에서요..)>

...진짜 동감....!

엄청 긴 댓글인 줄 알았는데.....

길지만 내용은 없는 김밥 대댓.....

맛있는 충무김밥이신 것으로...

충무 ㅎㅎㅎ

충무....(제 고향....) 원조1호점 맛을 기억하고 있다죠...

@springfield 님 이번 한 주도 화이팅입니다 :)
(본인에게 너무 깐깐해지지 마세요..!! 고맙다는 이야기 듣고 계시잖아요 ㅎㅎ )

너무 엄격하지 마세용! 친구가 고맙다고 했음 됐죠 멍 ㅎㅎ
즐기면서 즐기면서 화이팅 화이팅!

그 영국인들은 6천원 시급에 스프링필드님과 함께 할 수 있음에 만족하는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ㅎ 생존을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돈이 안들어서 만족하는게 아니기를 ㅎㅎ 하루종일 붙어있다보니 가까워져서 서로 조금씩 편안해지는 중이예요. 쏠메님도 잘 계시지요! ;ㅁ;

너무 편해져서 영국 따라가시면 안됩니다~~ㅋㅋ 스프링필드님은 다른 나라 가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ㅎㅎ

어? 2번은 제 일기인 거 같은데요? 언제 제 일기장 훔쳐 보신 거죠? ^^;

브리님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걸 보니 ;ㅁ; 책임감을 좀 덜어내면 마음도 함께 가벼워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곳곳에 와이파이가 빵빵 터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창덕궁 후원에 다녀오셨군요...
여기 가면.. 마음에 켜켜이 쌓인 근심이 사라지고 평온해져서 좋아요...
봄님이 충분히 능력이 되시니까... 친구도 부탁했겠지요...
등 삐신건 괜찮으신지... 컨디션이 안좋으면... 더 마음이 편치 않잖아요..
남은 일정 가이드 잘 마무리하시고... 힘내세요!!!

요즘에 아르바이트 하느랴 바쁘셨구나~ 저는 아무 일(?)도 안하고 그냥 여행만 다녔으면 좋겠어요. 사진을 보니 낯익은 장소들이네요. 자주 찾던 곳들 ^^

정신을 차릴 수는 없지만 저도 덕분에 서울 곳곳을 돌아다녀 좋기도 해요 :) 그런데 여행만 하다보면 일이 하고 싶어지실 지도? ㅎㅎㅎ

여행하면서 거기서도 당연히 일을 하는데..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워킹비자 없이 일하면 불법이기도 하니깐). 예를 들어 집 짓기 봉사, 카페 서빙 알바(돈은 안받고) 기타 등등... 여러가지를 경험하는 것... 크게 보면 다 여행의 범주에 포함해서 생각했거든요. 제가 말하는 아무일도 안하고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을 제외하는 것을 말한답니다. ㅠㅠ(돈이 많아서 더 이상 일해서 돈 안벌어도 되는 상황을 상상)

오늘은 어제보다 편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충분히 잘하고 계시니 능력밖의 일이란 생각으로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으쌰으쌰!!

너무 걱정해봐야 스트레스만 받아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하면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잘 하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니..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네요.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