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5단계와 회색코뿔소. ( 지금 무엇에 투자하고 있습니까? )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쑤리꿍입니다.

지속적인 혼란스러운 장 가운데, 오늘은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안정되기 전에는 포스팅을 추가로 할 계획이 없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계기지만 꼭 글로 남겨두고 싶어서 타이핑을 시작해봅니다.

별로 직접적 상관이 없는 계기이지만, 중학교내내 전교에서 공부를 가장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성격마저 좋아서, 저의 롤모델이었고 정말 좋아했고, 닮고 싶었습니다.

저는 고교시절 전학을 갔고, 그 해 초에 그 친구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그 해에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요.

딱 한 번만 그 친구를 따라잡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정말 열심히 하여 전국구적인 성적을 거두어도

이미 그 친구는 따라잡을 수 없는 세계로 떠나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생각이 나는데, 이상하게 아무 이유도 없이 오늘 아침에 꿈에서 그 친구와 재회를 하였습니다.

깨고 나서 아무 생각도 없이 많이 울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출발해볼까 합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갑자기 죽음에 대하여 생각을 잠시 해 보았고, 그 친구는 본인이 죽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학교다닐 때 배웠던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가 생각이 났습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거냐? 시작하겠습니다.

  1. 죽음의 5단계

미국의 심리학자가 선보인 모델로서,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이를 인지하기까지의 과정을 5단계로 구분지은 것입니다.

(1) 부인 (Denial)

(2) 분노 (Anger)

(3) 협상 (Bargaining)

(4) 우울 (Depression)

(5) 수용 (Acceptance)

각 단계에 대한 의학적 설명은 넘어가도록 하죠. 단어로 부터 얻어지는 직관 만으로도 대강의 의미는 보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정부에서 거래소 폐쇄 등을 논하면서 죽음을 선고했습니다.

심약하고 뒤늦게 시장에 들어와서 잠깐 단 맛을 보거나 기대만 했던 투자, 아니 투기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부정합니다. 폐쇄는 못한다. 아닐거야. 그리고 분노하죠. 공산주의 국가냐? 숙의민주주의는 어디갔냐?

그 다음 협상의 단계로 갑니다. 세금 내겠다, 규제 받겠다. 그냥 투자만 할 수 있게 해달라 ( 이전에 규제얘기와 세금얘기만으로도 하락장을 겪던 일들을 떠올리면 상당히 달라진 반응이죠?)

협상도 안 통합니다. 가격은 또 떨어집니다. 거래량은 줄고, 투자심리는 상당히 위축됩니다.

투기로 달라붙은 사람들은 남아있던 믿음조차 두려움에게 반납하고 우울의 단계로 접어듭니다.

그리고 수용합니다. 받아들이고 이 시장을 떠나죠.

어떤가요? 억지같나요?

시장이 객관적으로 차트에서 보여주는 데이터, 각 커뮤니티나 단톡방에서 나타나는 분위기.

그리고 이 글이 읽고있는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 점.

공감하시는 분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이러한 결과일 것입니다.

코인은 사실 원화로 얼마의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화폐입니다.

원화대비 시세는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단기 투자나 투기자에게 매우 중요하겠지만,

애초에 비트코인의 탄생은 탈중앙화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암호화폐를 몇 개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시세차익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투기와 버블은 무섭게 쌓여갔고,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는 이 투기현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물론, 블록체인기술은 발전시켜야 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또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떨어뜨려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건전한 투자시장이 아닌 투기판이 된 이유는, 정말 기술에 대한 이해, 투자에 대한 이해, 시장에 대한 이해 그 무엇 하나 갖추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편입되면서 발생하게 된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든 눌러 잡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죽음의 선고입니다.

죽이는 것은 어렵지만, 죽을 거라고 선고하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충분한 파급력을 가지죠.

문제는 정부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의사가 아니기에 병의 진단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당연히 죽음을 선고할 자격도 없습니다.

이런 본질은 파악한 사람들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준비되지 않은 투기자들은 이미 어느정도는 걷혀나갔고, 추가로 떨어져나갈 것입니다. (추후에 다시 들어올거라고 생각이 되긴 하지만요.) 저는 이 상황이 꼭 나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무분별한 행복회로만으로 시장에 들어와서, 기존화폐의 가치에 대비하여 손실을 보았다고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이 시장에 미래에 전혀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반갑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쓰는 것을 지난 일주일동안 매우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가 하는 일련의 행동들과 기득관 혹은 고래라 불리는 세력들의 횡포가 그 도를 조금 지나치고 있고, 결국에는 같은 나라의 국민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서민에 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시장을 떠나든 남아있든 좀 더 본질을 바라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두서없는 글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이젠 선택의 순간입니다.

정부가 내린 죽음의 선고. 이 시장은 정말로 죽을까요?

판단은 여러 분이 내릴 차례입니다.

  1. 회색코뿔소

회색코뿔소.jpg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보려합니다. 어떤 호황기 이후의 경제위기가 다가올 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회색코뿔소.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최근 법무부 중심의 강경파들의 행보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너네 곧 내가 빼든 칼로 내려칠테니 기회를 줄 때 피하라. 이 투기판은 상당히 위험하고, 손해는 너네의 몫이고 나는 경고를 했다. 뻔히 회색코뿔소가 뛰어오는데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는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부딪혀서 크게 상처받을 것이다.

원하는 게 뭘까요? 정말로 충분한 시장의 이해를 거친 후 양심에 따라 숨김가 보탬이 없이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것일까요? 정부가 투기를 진정시켜야 하는 역할을 갖고있는 것은 이해합니다. 국가는 늘 국민을 컨트롤하려고 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언론도 정부도 현재의 아수라장을 직접 만들어가는 행보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냉철하게 생각했을 때 저 앞에 서 있는게 회색코뿔소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이 시장에 서 있습니다.

죽음의 선고, 그리고 회색코뿔소에 대한 경고.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면, 시세의 급락은 애초에 없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아니 대부분은 상당히 겁에 질려있고, 이 시장에서 손실을 입은 채로 빠져나갔습니다.

이젠, 아직 남아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마지막 선택의 기로가 아닐까요?

정보의 선고와 경고를 믿고 받아들인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퇴장 할 시기입니다.

블록체인의 발전과 이 시장의 자생력을 믿는다면, 기다리십시오. 더 투자하셔도 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마지막으로 한 번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이 산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투자자입니까 투기꾼입니까?

딱히 결론이 없는 어수선한 글이지만, 많은 분들의 생각에 정리에 조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써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쑤리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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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