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일기

in kr •  5 years ago  (edited)

사실 난 아주 많은 돈을 잃었다.

단지 비트코인을 했을뿐인데 말이다.

때는 2017년 12월이었다.

나는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다.

사실 그때야말로 뉴스를 장악했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혀 나는 관심이 없었다.

한마디로 '폰지사기'였을거라고 당연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생은 때때로 우리에게 큰 굴곡을 선사한다.

그 굴곡이 시작된건 친구의 전화한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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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전화한통을 받았다.

자신이 비트코인을 한다는것이다.

자신의 회사에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쓸어담고 있으며,

자신은 후발주자라고 얘기했다.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미친놈아. 정신차려라"

하지만 그가 해준 이야기는 아주 흥미진진했다.

아주 디테일하게 그들이 번 금액과 코인의 갯수를 얘기해줬다.

시세를 알고 나서 경악했다.

왜?

왜 다들 여기에 미쳐있는건가?

나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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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이미 주식이라는 투자를 하고있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시장에 관대했다.

불과 몇분의 통화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상했겠지만 나는 주식에서 마저 돈을 잃고있는

속칭 "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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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외로 대범한 기질이있다.

나도 몰랐다.

아니면 정말 그냥 생각없이

친구가 자신은 적금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알트코인에 투자를 한다고 해서

단순하게 "그럼 나는 있는돈에 대출까지해서 더 많이 벌거야"

라는 생각으로 달려든것같다.

생각이 바꼈을때 행동력은 무서웠다.

나는 평소에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다.

행동력도 정말 형편없었다.

그런 나는 가장 쉬운일을 통해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카카오뱅크에서 친구따라 신용대출을 풀로 땡겼다.

직장인인 나에게 괜찮은 금리로 나에게 대출을 해주었다.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

이체한도가 천만원이라는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OTP로 바꾸면 천만원 이상 이체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한시가 급했다. 오르는 코인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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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다녀온 나는 발걸음이 놀랍도록 가벼웠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내가 정말 뚜렷히 기억나는 하루다.

비가 보슬보슬내리고 적당히 내려주어서 불쾌하지 않은 날씨였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날은 무엇에 홀린듯 그냥 기분이 좋았던것같다.

스타벅스를 들어갔다.

평일 오전 스타벅스 2층은 당연하게도 조용했다.

마치 내 것 같았다.

이미 내 미래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건물주였고,

일을 그만두고 젊은 나이에 사장님 소리를 듣는

남들한테는 자수성가한 말끔한 청년으로 꾸며졌다.

완벽했다. 이 OTP 번호를 입력하면 모든게 내것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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