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만 빌려줘! [과거일기 #1]

저는 20대에 사건 사고가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라 종종 과거의 사건을 꺼내서 과거일기를 써볼까 합니다.
오늘은 [과거일기#1] 200만원만 빌려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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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내용은 실화이며,
수년전 팩션골드 똥 멍청이가 겪었던 메신저 피싱 사건 입니다.ㅋㅋㅋㅋ

배경설명

• 이시절은 영원한내편님과 결혼 얘기가 오가며 분위기가 아주 좋은 시절이며, 데이트등에 사용하기 위해서 공동 통장을 만들어서 사용할 정도입니다.
• 저는 원래 의심이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이 사건이 생기기 몇일전에 누나가 10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바로 전화해서 누나 맞냐고 확인하는 그런 의심많은 녀석입니다.
• 당시에 많이 쓰던 네이트온이라는 메신저는 해킹 피해가 많았습니다.

이 내용을 숙지하지 않고, 아래의 내용을 보면 제가 그냥 멍청이로 보이는데 이걸 보셨다면 제가 얼마나 사랑꾼인지 알게될겁니다. ㅋㅋㅋㅋㅋㅋ

Step1.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 머하고 있어?
• stylegold 님의 말 : 밥먹어.ㅋ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아..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그럼 먼저 밥 먹어 ㅋㅋ
• stylegold 님의 말 : 왜?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다른거 아니고 머좀 부탁하나하려고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ㅋㅋㅋㅋ
• stylegold 님의 말 : 뭐?

일상적인 글로 분위기와 타겟의 상태를 파악하는것 같더군요.

Step2. 떠보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이채할곳이있는데인벵이안돼서
• stylegold 님의 말 : 말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여유금액있으면대신 해줄수 있어~
• stylegold 님의 말 : ㅇㅇ
• stylegold 님의 말 : 화장실 갔다올테니까
• stylegold 님의 말 : 말해놔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에 들어가면 바로 보내줄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ㅇㅇ
• stylegold 님의 말 : 알려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여유 이백 되면 지금 바로 해줄수 있어...
• stylegold 님의 말 : 200만원?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에 6시전으로 돌려줄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ㅇㅇ
• stylegold 님의 말 : 계좌 금액좀 보고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응
• stylegold 님의 말 : 오늘 카드비 나가는날이라서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확인해보고 알려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에 6시전으로 돌려줄수 있어

슬쩍 떡밥을 던져 놓고 어떻게 반응 하는지 보는것 같더라구요.
대부분은 이 시점에서 의심을 합니다.
근데 저는 사랑에 눈이 멀어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

Step3. 계좌투척

• stylegold 님의 말 : 어디에 쓰는돈인데?
• stylegold 님의 말 : 어머니?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아니..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갑자기 급히보내줄돈이생겨서...
• stylegold 님의 말 : 아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국민 정산훈 3020-19-6236751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여기로 넣어줘....
• stylegold 님의 말 : ㅇㅇ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보내구 알려줘..부탁할께
• stylegold 님의 말 : ㅇㅇ

보이십니까?? 고민따위는 하지 않는 저의 댓글.ㅋㅋㅋㅋㅋㅋㅋㅋ

Step4. 작전 or 실수

• stylegold 님의 말 : 계좌가 틀리다는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맞는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잠만 물어보고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3020-19-6236741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미안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잘못 입력했어..
• stylegold 님의 말 : 안좋은일 잇는거 아니지?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아니야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그냥 일좀생겨서 그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다른일은 없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보냈어?
• stylegold 님의 말 : ㅋㅋ...
• stylegold 님의 말 : 또 틀린데.ㅋㅋ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그럴니가...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맞는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계좌 맞는데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다시 해봐
• stylegold 님의 말 : 잠시만
• stylegold 님의 말 : 200만원 보내면 되지?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응
• stylegold 님의 말 : 너 나 몰래 집산거 아냐?ㅋㅋ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아니야
• stylegold 님의 말 : 한 5분 있다가 보낼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뭐야..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지금 바로 해줄수 없어?
• stylegold 님의 말 : 계좌에서 돈을 합쳐야되
• stylegold 님의 말 : 두계좌로 나눠져 있어서
• stylegold 님의 말 : 모은 다음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아..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알았어
• stylegold 님의 말 : 국민은행 맞아?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미안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농협이야
• stylegold 님의 말 : 뭐야.ㅋ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잠못봤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잠만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응 농협이야 미안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정말 미안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보내구 알려줘

이 대목이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돈을 보내려고 하는데 계속 틀리더라구요.
일부러 틀린건지 아니면 이녀석이 초보라서 실수를 한건지.ㅋㅋㅋ
저는 탈출할 기회를 이렇게 발로 차버렸습니다.

Step5. 시간끌기

• stylegold 님의 말 : 일단 보냈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보냈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고마워..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 6시전으로 넣어줄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아무튼 200만 해줘서 고마워...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확인됐어..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에 어디로 넣어주면 돼..
• stylegold 님의 말 : xxx-xx-xxxxxx 국민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응 메모해둘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저녁에 넣고 연락줄께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그럼 바쁘면 먼저 수고해
• stylegold 님의 말 : 어디야?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삼실에
• 영원한내편(피싱 가해자) 님의 말 : 잠만 통화중...

입금을 확인후에는 공범들이 출금을 할수 있도록 대화로 시간을 끌더군요.
아... 내돈~~

사건이 끝난후

• "삼실에" 라는 단어를 들은후 등꼴이 오싹했다. 영원한내편님은 사무실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나와 마찬가지로 저런 말줄임을 절대 쓰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정리하면서 알게된것이지만 어색한 말투가 한두군데가 아니다.)
• 사실 계좌가 틀려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나에게 다른 전화가 왔다. 결국 나는 피싱을 당할 운명이었던 것이다.ㅋㅋㅋ
• 바로 은행에 전화해서 출금을 정지하려 했으나 그놈의 자동응답!!! 점심시간 상담원 연결까지는 10분이상이 걸렸다. 고맙다 국민은행 씨발! (나중에 신고하는 단축번호가 생겼다고는 했음)
• 당일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위서(맞나??ㅋㅋ)를 쓰면서 돈을 받을수 있겠냐고 하니 "아마 힘들꺼다"라고 하는것이다. 정답이었다. 이후 1원도 못찾았다.
• 이 사건으로 인해 돈을 200만원을 잃었지만, 나는 영원한내편님께 무한 신뢰를 얻으면 결혼에 성공했다. (사랑꾼 인정???)
• 오랜만에 이 글을 꺼내보니 다시 열 받는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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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