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벌레에 떨다,,,[일상과 음악]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7 years ago  (edited)

입가심으로 먼저 예쁜 그릇 사진 한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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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입한 그릇입니다

본론으로 들어 갑니다

원래 기가 막히다 와 깃구멍이 막히다,,를
우린 흔히 귀로 잘못 오해하고 쓰곤 합니다

氣가 지나다니는 통로가 깃구멍이지요

저는 오늘 기가 아닌 귀로 하겠습니다

지금 저는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힐지경입니다 사실 하루는 스팀잇 쉬어 가려고 했는데 너무 황당한 사건이 있어 함께 나눠 보려구요

한 달 전부터 '영화보러 가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대공원으로 꽃구경 하러 가자' 졸라대는 셋째의 요청을 계속 무시해 왔습니다 물론 엄마 바람 쐬어 주고 싶어 그런다는 것도 남자 3호의 지갑이 열리는 일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너무 귀찮아서요

미안했지요 하여,

아까 저녁나절 음악학원에서 연습 중인
남자3호에게 톡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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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샛길 ~ 요즘 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영월에 사는 지인이 제가 좋아하는 닭발 전문집에서 닭발을 샀다며 실컷 먹고 기운 차리라고 15인분이나 보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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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전부터 어제까지 밥도 안 먹고 3일을
닭발만 먹고 자작한 약간의 국물로는 애들 볶음밥을 만들어 줬지요 참기름 넣고 김가루는 마트에서 파는 소금간 돼 있는 걸 대신 하고 계란 반숙 하여 볶음밥에 올렸어요
이건 애석하게도 사진을 못 찍었네요

매운 것을 계속 먹으니 속이 부대끼고
입맛도 밥맛도 없고 고민하다가 보낸 톡이었어요 남자3호 여친이랑 셋이서 먹으려구요

제가 남자3호의 여자를 잘 데리고 다닙니다 선물도 잘 사주고요 그런데 이 착한
남자3호의 여자는 일을 마치고 귀가 해 집 비운 엄마 대신 저녁준비를 한다는 군요

그래서 둘이서 갔습니다

남자3호 - "엄마, 어디로 갈 거야?"

그의 엄마 - "구월동에 곱창 맛있게 하는 집 있어 가격은 좀 비싼데 그래도 맛이 좋아"

남자3호 - "그러지말고 그냥 가까운 데로 가자 전에 나 알바하던데로"

그의 엄마 - "대신 곱창 먹고 목욕탕 가자"

남자3호 - "싫은데 땀 묻은 옷 또 입기 싫어
내일 가자"

그의 엄마 - " 싫어 내일은 또 나오기 싫어질 거야 그럼 나 목욕할 동안 P.C방 가 있어"

남자3호 - "알았어"

합의하에 갔지만 아뿔사 그 집엔 막창만 있고 곱창은 없었습니다 하여 오픈한 지 며칠 안 돼 보이는 곱창집에 들어 갔는데 구이는 없고 전골과 볶음만 있다네요 하여 전골을 시켰습니다 저는 위가 작아 밥을 먹으면 곱창을 못 먹는 관계로 밥을 안 시켰는데 아들도 안 시키는 겁니다

"너는 밥 안 먹어?"

"어~ 난 좀 전에 연습실에서 배고파서 볶음밥 시켜 먹었어"

이런~~ 엄마 뭣 좀 먹이겠다고 식사를 마쳤음에도~~쫌 감동이었습니다

전골이 나왔고 앗~~진짜 맛이 느므느므 없는 겁니다 다행히 소곱창은 질기지 않아서 억지로 곱창만 골라 먹었는데 사이다를 주문하니 서비스라네요 ㅎㅎ

목욕탕엘 갔습니다
시간은 밤 10시

혹시나 해서 여쭸습니다

"세신하시는 분 계시지요?"

집안에 일이 있어 오늘은 일찍 들어 가셨다네요 피씨방으로 향한 아들에게 부랴부랴 전화해 내려 오라 하고 집근처 다이소에 갔습니다 분무기 사러요 아, 근데 그릇이 너무 이쁜 겁니다 제가 이쁜 그릇에 맥을 못추거든요 오늘 득템입니다

마트에서 장 보고 집에 와서 정리하고

대파 3단 손질해 씻어 쟁반에 올려 놓고
엊그제 카지노 놀러 가고 싶다며 정선에 갔던 남편이 제 작업실 앞에서 캐 온 쑥이랑
질경이를 다듬어 씻어 채반에 올려 놓고
좀 쉬려는데 옥탑방주인인 남자3호가 엄청 큰 일이 난 목소리로 급히 불렀습니다
(저의집은 복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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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쑥국을 무진장 좋아합니다

"엄마~~엄마~~~~빨리 좀 와 봐~~~!!!"

저는 수돗물이 터져 방이 물바다가 됐나
후다닥 올라 갔더니 <그런 상상을 하게 할만큼 다급하고 큰 소리로>

"엄마, 내 방에 바퀴벌레 1한마리가 돌아 다녀 엄마가 좀 잡아 봐"

세상에나 '얘~~ 얘~~- 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나도 여자야~~~ '소리 치고 싶었지만
화장지를 뽑아 바퀴벌레인지 뭔지 모르는 벌레랑 숨바꼭질 끝에 잡았습니다

"엄마 걜 어쩔려구?"

차마 직접 망나니는 될 수 없어서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습니다

남자3호 오돌오돌 떱니다

"엄마, 이제 어떡해 1마리 보이면 몇백 마리가 있는 거라던데 나 잘 때 얘들이 옆에서 기어다니면 어떡해 엄마, 내일 세스코 부를게 그리고 우리집 내놓고 이사 가자"

세상에 호들갑도 저런 호들갑이 없습니다

이사온 지 이제 8개월쨉니다 그런데 이사를 가자고 졸라댑니다

"세스코 부르면 평당 만원쯤 할까? 엄마, 우리집 몇 평이야?" 내일 당장 부른다네요

"엄마, 나 이제 위에서 못 자. 나 안방에서 잘 거야 엄마가 아빠랑 위에서 자"

그러더니 오늘부터 고2학년 첫 중간고사를 보기 위해 공부 중인 막둥이를 부릅니다

"재림아, 형아방 가서 이불이랑 메트리스 다 털어 봐 바퀴벌레 있나. 먼지 나니까 탈탈 털지는 말고 들어만 봐"

막둥이 임무수행 완료 후 "형아, 벌레 없어" "잘 봤어?" "어~~ 나 들어간다"

너무 놀란 남자3호를 안심 시키려고
"그거 바퀴벌레 아니야 그냥 벌레야" 했더니(사실 저두 잘 모릅니다)

남자3호 "아까 변기 내리지 말고 그냥 둘 걸 내일 세스코 오면 확인하게"

갖은 호들갑은 있는대로 다 떨고는 진짜
안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오늘 신랑은 시어머님 오빠 추도식이라
시어머님 모시고 멀~~-리 가서 내일 오거든요

저는 역시 맘에 안 드는 곱창 먹고 체해서
벌레처럼 제 뱃속의 곱창도 변기 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저런 것이 뭔 내년에 장가를 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남자3호는 26살인데 그의 여자는 28살 즉 2살 연상이라 30살까진 출산을 해야 애 머리가 좋다나 뭐라나
거기다 앞으로가 지들 때보다 살기 더 힘든 세상이 될 거라서 그나마 I.Q라도 좋게 낳아줘야 하기 때문에 내년엔 꼭 장가를 가야겠답니다 저는 참 우습기만 한데 지들은 정말로 진지합니다

28살인 남자3호의 여자 수정인 세상의 때가 하나도 안 묻은 애 같습니다 저를 보러 올 때도 꼭 꽃을 사다 줍니다 생일 땐 직접 케잌을 만들어다 주고요 눈도 꼭 사슴 같습니다 또 아들이 군에 있는 동안 틈틈히 찾아와 저랑 놀아줬지요 그리고 길 가다 아들이 뭘 버리면 얼렁 주워서 "길에다 쓰레기 버리면 하나님한테 혼 나"라고 말한다네요 쓰레기 버리는 것을 나쁜짓이라고 생각해서 나쁜짓은 무조건 하면 안 된다고 굳세게 믿고 있는 참 예쁜 아인데요

저 천둥벌거숭이 같은 것들 둘이서 무슨
결혼을 해서 애를 낳고 살림을 하겠다는 것인지 저는 사실 그 생각만 하면 시름이 깊어집니다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슈만의 아름다운 5월에 중 시인의 사랑'입니다

■슈만 - 아름다운 5월에 중 시인의 사랑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T.S엘리엇의 잔인한 사월이 아니라도
4년 전부터 우리는 4월이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그 사월을 건너 오늘부터는 장미의 계절이라는 오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장미꽃을 부르는, 눈치도 채지 못하게 여린 비가 내립니다 차창에서 보왔지요

오월의 시작이 좋습니다
종전소식에 이어 반가운 소식들이 암탉이 알을 낳듯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 김영삼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구요 별별 일들이 많았지만 결국은 평화통일이 되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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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3호는 벌레 무서워하는거 빼고 다 잘하는거 아닌가요?
저도 파다닥 날라다니는 바퀴벌레는 무섭습니다 ㅠㅠ

남자 3호가 참 재밌는 친구입니다. 결혼을 일찍 준비하네요. ㅎㅎㅎ 요즘에 흔치 않는 것 같아요. 수정이라고 불리우는 분도요. 두 사람 모두 순수해서 그런 것 아닐까 싶어요. ^^

  ·  7 years ago (edited)

여자 나이 28살이면 적은 건 아닐 거예요
내년엔 29살이니,,,,수정이가 자꾸 조르나 봐요 결혼하자고요 ㅎㅎ

아까 어찌나 호들갑을 떠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먹은 곱창까지 체해서 고생했어요 ㅎㅎ

ㅎㅎㅎ 토닥 토닥~ 어릴 때는 저도 바퀴벌레 막 잡았는데 커서는 저도 이상하게 바퀴벌레가 무섭긴 하더라고요. 물론 결국에는 제가 다 잡아 변기에 물 내리기는 하지만요. 무섭긴 무서워요. ㅎㅎㅎ

생각해보니 제가 결혼할때에도 부모님은 저희를 천둥벌거숭이로 보셔쓰을듯요~~
슈만이 노래 잘감상하고 갑니다

귀여운 녀석.....결혼생활도 귀엽게 하겠는데요. ㅎ

마음에 시름이 있으시겠네요.

그런대 마음이 착하고 선해서..
성화님이 잘 가르친 기본이 있어서
그 자리에 서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분명히
잘 할겁니다. 부모님이야 자식이 아무리 잘해도 걱정이지요^^
홀로서기를 위한 사전에 알려주고 경험을 갖게 해보는 것도
좋구요.
세상에 험한 일이 많아서 고생은 좀 하겠지만
마음이 바른 사람은 결론은 잘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귀여운데요? 역시 아들앞에서 엄마는 여자이기보다는 용감한존재인것같아요.
아들여친도 좋은분같아서 다행이네요^^마음도 너무이쁜것같구요

남자3호가 부럽네요. 크흡 내님은 어디있나~

가까이에 두고 못 보시는 거 아녜요?
원래 등잔밑이 어둡다잖아요
아님 짝사랑? 계심 확 들이밀고 보셔요
용기 있는 자 사랑을 차지한다던데

ㅋㅋ 3호가 좀 귀엽네요.. 하는 짓이 좀 살가운 듯....
모성애를 자극하는 예쁜 아이일거 같아요..ㅎㅎ

ㅎㅎ 바퀴벌레에 오들오들 떠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오늘 구입한 그릇도 위에다가 딱 생선구이 해서 올려놓으면
딱이겠네요 ~

아무리 건장하고 용감한 남자라도 약점은 있죠 전 남자3호분이 충분이 이해가 됩니다.

전 닭 만보면 죽을꺼 같아요 세상에서 젤 무섭습니다
으으으으 무서

오늘 노동절인데
왜케 일찍 일어나셨어요

저두 어릴적 장닭한테 쫓긴 적이 있어
살아있는 닭은 무서워요 ㅎㅎ

일어난것이 아니구 잘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ㅎㅎ

남자도벌레는무섭겠죠 하하 전너무진저리치게싫어해서이해가갑니다ㅎㅎ행복한하루되세요^^

ㅎㅎㅎㅎㅎㅎ 장성한 아드님이 있었군요. 내년에 장가를 보내신다니 우선 축하부터 드리고요! 이쁜 커플이 예상되네요!ㅎㅎㅎ 벌레는 저도 겁나 무서워하는데요. 호들갑호들갑 ㅋㅋㅋㅋ 몸 잘 챙기시고 식사 잘 챙겨드세요~ 아프면 안되요! ㅠㅠ

저도 벌레 너무 무서워 해요. 행여나 바퀴벌레를 마주하면 그대로 굳어버린답니다.

남자 3호 저랑..몇살 차이안나네요...그런데..부럽당 ㅠㅠ
5월 ㅠㅠ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제가 인천을 한 번 방문하는게 ㅎㅎ 빠를 수 도 있을것같아요 ㅎㅎ^^

카톡 "셋째늠 " 이라는 호칭이 넘 재밌어요.ㅎㅎ
사람마다 독특하게 싫어하는 게 있으니 남자라고 바퀴벌레 무서워하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새신부가 되실분이 고생 좀 하시겠네요.ㅎㅎ그나저나 저두 "셋째늠"님이 너무 부럽다능..^^

ㅎㅎ 알콩달콩 사랑하는 아드님이네요 ^^ 엄마 밥먹이겠다고 같이 나와주는 애정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 저 오늘 완전 지친 하루였는데 재미있게 읽었어요.
음악도 너무 좋아서 음악 다 끝날때 까지 여기서 이렇게 놀아야 겠어요~
아프지 말으셔야 하는데 아프셔서 어쨰요. 얼른 완쾌 하셔요.

닭발 15인분에서 완전 놀랬어요 ㅋㅋㅋ ^^

많이 지칠 땐
그저 다 잊고 음악 듣거나
잠을 자요 ㅎㅎ

냉동실에 두고 한덩어리씩 꺼내서 먹어요 ㅎㅎ

바퀴벌레를 위해서는 파리채가 필요할거 같습니다.

통일은
저같은 사람이 알수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파리채로 바퀴벌레가 잡힐까요? ㅎㅎ
그 녀석 만만히 볼 게 아니더라구요

3호님은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군요ㅎㅎ
둘다 순수한 모습이 너무 좋아보여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저도 결혼전에도 그렇치만 결혼후에도 부모님은 아직도 걱정하십니다....
승화님 5월 첫째날 행복하게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