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직커피에서, 대표메뉴 '고블린(말차+에프스레소+크림)'마시며)
화요일이다 앗 아니 수요일이다 ㅎㅎㅎ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나서야 드디어 그토록 갈망하던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피아노를 배워야지
중국어를 배워야지
필라테스를 해야지
해야지........... 리스트는 약 10여개에 달했지만,
그중에 이룬 것이 없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도 나는 지금 이 삶이 행복하다 ㅎㅎ
지금 이 시간, 내가 좋아하는 카페공기를 들이마시며
스팀잇이라는 공간에서,
이제 옛싸이월드다이어리마냥 일기도 쓰고있지아니한가.
기분이 좋아짐을 느낀다는 것은 행복하다는거겠짛ㅎㅎㅎㅎ
가끔, 진상 of 진상을 부리는 아들때문에
그야말로 뚜껑이 열렸다 닫혀졌다를 반복하지만 말이다.
이제 4살이 된 아들은
아들(?)답게 에너지틱하고, 열정과 호기심이 넘친다.
애교넘치는 말과 꿀뚝뚝떨어지는 눈빛 발사가 특기다.
요즘에는 아들의 말에 더 심쿵한다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루의 한 번 꼭 하는 레파토리가있다.
등원길
'엄마, 나 잘놀고있을게, 이따가 봐아'
하원길
'엄마, 보고싶었어'
자기 전에
'엄마는 예뻐, 고마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초딩만 되도 이런말은 하지않겠지.
이렇게 예쁜말만하면 당연히 육아는 식은 죽 먹기겠지.ㅎㅎㅎㅎㅎㅎㅎ
오늘 아침, am 7:00
새벽형 인간인 아들..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늦게 일어나줘서 고맙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일주일간 통 뭘 안먹길래,
어젯밤 만든 회심의 소고기뭇국과 애호박새우볶음을 데워
한상차려주었다.
한 입 먹더니 갑자기 목욕을 한단다.
갑자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참을인1)
나 : 그래 목욕하고 밥묵어(밥차리다가 물받기 시작)
아들 : 호랑이랑 크로노사우르스 내가 씻어줄거야
나 : (굳이)............
-> 문제의 크로노ㅎㅎㅎㅎㅎㅎㅎ쪼고만게 8천원인가한다. 하....(참을인2)
탕안에 넣어놓고, 남편 샌드위치를 만든다.(오랫만에.ㅎㅎㅎ)
베이컨을 굽는다 굽굽..
아들 : 이게 무슨냄새지?(아 개코ㅎㅎㅎ) 햄냄새다 엄마 나 햄먹을래요
나 : 목욕해 물받아줬자나
아들 : 나 이제 다했어요(5분도 안있었음)
나 :그래 나와
아들 : 나 밥안먹고, 아빠가 먹는 햄 먹을래요
나 :그건 아빠꺼야 넌 너꺼 먹어...................
아들 : 시러 시러시러
나 :시러 소리좀 안해줄수있겠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베이컨을 또 굽기 시작.
구워서 줬더니..
아들 : 아니 이거말고 차가운걸로. 내가 요리한다고. 왜 엄마가해
나 : (참을인3) 엄마가 해준걸로 먹어
아들 : 내가 한다고 내가
나 : 그래 (냉장고에서 베이컨을 꺼내 잘라준다.. 차가운 상태로)
아들 : 내껀 왜 쪼끄매. 큰걸로. 긴걸로
나 : 그냥 해(참을인4)
아들 : 시러시러시러
나 : (길게 베이컨을 잘라준다)
아들 : (갑자기 상황극) 저는 이제 사장님이예요.. 자 무엇을 만들어 드릴까요.
나 : 나 배불러
아들 : 아니예요. 햄 구워서 커피랑 줄게요.
(본인 방으로 들어감/우다다당 탕탕 요리하기 시작)
등원 시간이 임박해오자, 나도 상황극 몰입(에라모르겠따)
나 : 사장님, 커피는 달콤하게 해주시구요. 설탕좀넣어주세여.
아들 : 네네 알겠어요 다됬어요 드세요 맛있죠?
나 : 네 ^^^^^^^^^^^^^^^^^^^^^^^^^^^^^^^^^^^^^^^^^^^(참을인5)
시계를 보니 am 9:25, 30분까지 등원인데 이런....
나 : (갑자기) 사장님, 갑자기 밖에 어린이집 가는 길에 있는
거미 요리가 먹고싶네요???????????????????????
아들 : 오우 좋아요 가요 레쯔고 내가 해줄게요.
휴................. 그렇게 가까스로 집을 나왔고,
아들은 am 9:40에 등원 완료하였다.
이 모든 대화와 일들이 등원전에 일어난일.
이렇게 적어놓고보니 '오늘 나 많이 참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오늘 커피 마실 자격이 있다.
열심히 참은자, 마셔라 이 땅의 모든 엄마들에게 건배, 치얼스 :)
요기 커피 진짜 맛있다.
다음에 소개해야겠다.
-> 이 글은 100%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사오니....
(더 슬픔이 몰려오는 건 왜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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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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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 진심 존경스럽 ... 그치만 또 아드님이 치명적인 귀여움을 가지고 계시니 또 그게 그냥 그렇게 되실 것도 같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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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먹스팀으로 입문해서 일기로 전향하는 거같아요.
확실히 제일상을 적는게 더 재밌네요. 치귀아드님은 오늘도 에너지틱하게 놀고 잡니다.흐흐흐
오늘도 참을인 4번. 새겼어요. 마음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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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말하는게 예쁜 아드님이네요
^^아들둘맘이에요, 같이소통하며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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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반갑습니다^^ 두 아들맘이시라니 리스펙합니다아 >< 팔로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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