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에 대한 분석 (번역)

안녕하세요, YBK입니다. 어제 축구 보느라 매우 피곤하군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이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ESPN FC의 베테랑 기자 가브리엘 마코티가 심층분석한 글을 올렸는데, 매우 괜찮아보여서 번역해서 공유하겠습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나이는 만입니다 (한국 나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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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다. 그가 진짜로 떠났다.

450골, 4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4개의 발롱도르를 낳은 9시즌을 뒤로 한 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다.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은 호날두의 급여, 이적료, 그리고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네이마르의 PSG 이적 다음으로 가장 비싼 이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이적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이번 이적은 관련된 모든 측에게 큰 도박인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경기 당 1득점을 올리는, 그들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상징이었던 선수를 잃는다. 유벤투스는 지난 7년 동안 추진해왔던 꾸준한 발전 계획을 폐기하고, 구단의 자본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무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Financial Fair Play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호날두는? 호날두야말로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셈이라 볼 수 있다.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클럽, 자신이 정착한 도시, 그리고 자신이 지배했던 리그를 떠나서 현재로서는 그보다 한 단계 밑이라고 볼 수 있는 세리에A로 향한다. 이게 순전히 돈을 위한 이적이라고 비난하고 싶다면, 그의 유벤투스 계약은 그가 레알 마드리드가 제시한 재계약 조건과 동일하다(그리고 그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면서 잃을 수 있는 광고금액을 생각하면 오히려 호날두의 수입은 줄어들 수도 있다).

호날두는 올해 33세다. 33세가 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최대 1시즌이나 2시즌 정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거나, 그럴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소위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 덜 경쟁적인 무대로 옮긴다. 그러나 이건 다르다. 호날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닌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신이 세리에A와 유벤투스를 어떻게 생각하던 유벤투스로의 이적을 "은퇴길"로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온 걸까? 호날두 측은 여러 번 그랬듯이, "호날두에 대한 레알 마드리드의 애정이 식었다"라고 주장한다. 지난 두 시즌 간 이 의견은 많은 공감을 얻지 못했으나, 호날두가 마드리드의 1억 달러 가량 가치의 3년 재계약을 거절하면서 이것이 사실이었는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호날두의 이러한 감정이 근거가 있던 없던, 진솔하다는 것만큼은 의심할 수 없다. 밖에서 보기에 호날두의 불만은 팬들이나 팀 동료들이 아니라, 한 개인 때문이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단장, 플로렌티노 페레즈다. 둘 간의 신뢰는 이미 사라졌으며, 이것이 이미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 호날두의 심정이다. 올 시즌 초에 호날두의 5경기 출장정지에 대해 구단이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았거나, 이미 구단 수뇌부 중 일부가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 이후 계획을 짜면서 호날두가 없는 미래를 상상했다는 것 등이 호날두가 제시하는 근거다.

솔직히 말하자면, 호날두가 옳을 것이다; 그리고, 페레즈 역시 옳다. 2월에 34세가 되는 선수를 1억 달러라는 이적료를 받고 이적시키면서 구단 급여 예산에서 5천5백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단장이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비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구단을 위해 뭘 해왔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구단을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호날두는 그 누구보다도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광적으로 연습하는 괴물이지만, 지금까지 노쇠화를 상대로 승리한 선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핵심이고, 레알 마드리드가 최소 2016년 봄부터 호날두 영입 제안에 귀를 기울여온 이유다. 당시 호날두의 계약에는 2년이 조금 넘게 남아있었고, 구단은 이것이 중대한 기로라고 판단했다. 2월에 31세가 된 호날두는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좋은 제안이 들어온다면 호날두의 노쇠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직전에 그를 팔아버릴 수 있고, 이는 마드리드가 대규모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구단의 생각이었다.

호날두는 그 시즌 마지막 19경기에서 21득점을 올렸고, 레알 마드리드에게 구단 역사상 11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겨줬다. 그리고 1개월 후, 그는 포르투갈이 유로 2016을 우승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어떤 면에서 호날두의 이런 부활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페레즈 단장은 레알 마드리드 구단과 자신의 이미지를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제의를 받지 않는 이상 그 시점에서 호날두를 매각하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구단 측은 언젠가 호날두의 쇠락이 올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장기 재계약이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은 호날두에게 재계약을 제시했고 2016년 11월에 호날두는 2021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재계약했다.

호날두는 당연히 재계약한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했지만, 자신이 그러한 기량을 유지할 수 없다고 구단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모든 정상급 운동선수에게서 볼 수 있는 반응이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가 16-17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핵심 선수였고, 그 다음 시즌에도 레알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와 구단 간의 대치는 계속되었다. 호날두에게는 레알의 "이적 제의 받습니다"라는 표시가 여전히 붙어있었고, 호날두는 그것이 매우 불쾌했다.

호날두는 재계약을 한 이후로 터무니 없는 득점기록을 세웠고, 매 해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발롱도르를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한 가지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매 해마다 그는 한 살 더 먹어간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이제 시시포스와 같은 처지였다. 그가 어떤 업적을 일궈내도, 시간이 흐를 수록 그에 대한 비판은 커져갔다.

이제, 그는 그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여전한 기량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적한다.

머니볼식 철학에 따르면 이번 이적은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무조건 해야 하는 이적이었다.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호날두가 없으면 현재 주전 멤버의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인 레알 마드리드 팀을 물갈이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플로렌티노 페레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페레즈는 이미 갈락티코 정책으로 유명 스타를 영입하는 철학을 보여준 만큼, 호날두의 이적이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에덴 아자르 등의 다른 갈락티코를 영입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포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레알은 갈락티코라고 여겨질만한 선수를 영입한지 조금 되었다). 쉽지 않고 매우 야심찬 계획이지만, 그들은 레알 마드리드다. 다른 구단과는 다르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를 우승하는 데 호날두가 필요한 건 아니다; 지난 7년 동안 세리에A 우승팀이 누구였는지 생각해보자.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는 지난 4년 간 두 번 결승에 진출했다. 호날두의 영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지만, 유벤투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것이 아니다. 유벤투스의 진짜 목적은 현재 구단가치와 스폰서 가치에 있어서 독보적으로 앞서나가 있는 네 개의 구단(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의 반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슈퍼스타인 호날두의 영입은 이 전략의 필수요소다.

반대로 본다면, 유벤투스는 33세 선수를 영입하는 도박을 하는 것이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수 년간 흑자를 기록한 유벤투스는 최소한 올해는 적자를 낼 것이며, 호날두의 급여와 분할 이적료 지급을 감안하면 그 다음 시즌 역시 적자가 날 가능성이 크다. 중계권료와 관중 수익은 크게 증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유벤투스는 이미 중계권을 매각한 상태며, 구장 역시 증축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고연봉 베테랑들의 이적으로 이걸 어느 정도 메꿀 수는 있을 것이다. 지안루이지 부폰, 콰도 아사모아, 스테판 리트슈타이너 등은 이미 이적했으며, 몇 명의 빅네임을 추가로 이적시키는 것도 방법이다(곤살로 이과인이 제일 유력한 후보며, 유벤투스는 가능하면 파올로 디발라와 미랄렘 피야니치 등의 선수들은 붙잡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호날두를 영입하면서 그를 둘러싼 선수들을 내보내는 것은 유벤투스에게 큰 이득이 되지 못한다.

스폰서 후원은 아마도 증가하겠지만, 선수를 영입한 후 신규 수익이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차가 존재한다. 이 도박이 말그대로 유벤투스를 옭아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구단 수뇌부, 특히 베페 마로타 단장이 안정적으로 유벤투스의 재정상태와 성장을 관리해온 것을 보면, 그들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세리에A에게 있어서 호날두의 이적은 매우 큰 희소식이다. 세리에A 구단이 마지막으로 축구계 최고의 슈퍼스타를 영입한 게 언젠가? 아마 20년 전, 원조 호나우두 정도까지 돌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희소식이 얼마동안 유지될까?

호날두는 자신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정상급 선수일 것이라 자신한다. 그의 지금까지의 경력을 보면 마냥 허풍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결국 호날두의 기량이 이 문제의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조만간 호날두가 유년기에 마데이라에서 자라면서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는 것을 TV로 봤다는 인터뷰나, 그가 스포르팅 리즈본에서 10대였을 당시 유벤투스가 그를 영입하려고 했었다는 보도 등이 나올 것이다. 이런 보도는 적절히 걸러서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처럼 훌륭한 전 시즌을 보냈으면서 다음 시즌 이만큼 막대한 중책을 짊어지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선수가 세계 최고의 구단에서 제시한 1억 달러 가치의 3년 재계약을 단장이 싫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페레즈는 호날두를 팔아치운 단장으로 기억되기 싫었다. 분명, 그에게는 변명거리가 있다: 떠나고 싶다고 말한 건 호날두였고, 페레즈는 거대한 재계약을 제시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면 된다. 당신이 페레즈를 믿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페레즈가 레알 마드리드를 성공적으로 재구축하는지의 여부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여전히 가레스 베일, 이스코, 루카스 바즈케즈, 마르코 아센시오, 그리고 (아직까지는) 카림 벤제마 등의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레알 마드리드가 새로운 갈락티코를 영입할 것인가? 분명한 건, 그 갈락티코가 호날두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대체불가 수준의 선수였다. 하지만 베르나베우의 원칙 중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구단보다 더 큰 선수란 없다."

왕은 죽었다(정확히는 왕국을 이전시켰다). (새로운) 왕에게 영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