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구봉산-1 1봉-4봉 구름정

진안 구봉산-1 1봉-4봉 구름정

구봉산(九峰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전국에 산재해 있다. 부산, 대전, 여수, 춘천, 병점 말고도 9개의 봉우리가 있는 크고 작은 구봉산이 존재한다. 노래에도 나오듯이 금강산에는 봉우리가 일만이천개나 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산은 크고 작은 수많은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구봉산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진안 구봉산은 9개의 봉우리가 모여 있는 데 8개는 작은 봉우리이고 마지막 구봉은 제대로 된 봉우리이다. 관리공단에서 봉우리마다 표지석을 세워 9봉을 증명하려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흔적이 엿보였지만 2봉은 표지석조차 보이지 않았다.

2024.11.12

하늘이 화창한 날 집에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좋은 사람들 안내산악회 예약사이트를 통해 한자리 남은 마지막 좌석을 예약했다. 사당역에서 김밥 한 줄과 1000원짜리 빵두개를 샀다. 오늘 먹을 아침과 점심이다. 소식(小食)을 신념처럼 여기는 내게는 김밥 한 줄도 많아 2-3개 정도는 항상 남긴다.

사라져 가는 단풍을 볼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여겨졌다. 산은 사계절이 다 특색있고 아름답지만 가을 단풍철 산이 가장 아름답다. 산 아래 일부 단풍이 남아있는 곳이 보였지만 산 위는 벌써 말라 비뚤어진 잎들이 달랑달랑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다.

1봉-4봉

구봉산은 그렇게 큰 산은 아니다. 구봉을 제외한 나머지 봉우리는 이게 봉우리인지 표지석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보잘것없다. 어디서 관리하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부분 봉우리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산은 “방치”라는 단어가 생각날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산도 있다. 방치된 산이 결코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쩌면 원래 생긴 대로 그냥 두는 편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 올라가기 쉽게 계단을 설치하고 심지어 케이블카 같은 이동수단이 많을수록 자연은 훼손되기 마련이다.

구름정

높이 752m의 4봉에 세워진 육각정자이다. 구름 위에 가려져 있다고 구름정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데 청아한 하늘엔 구름 한점 없다. 사실 파란 하늘보다는 구름이 적당히 낀 하늘이 더 아름답다. 비가 금방 쏟아질 것 같은 시꺼먼 구름이 아닌 양털이나 뭉게구름 같은 게 배경으로 있으면 경치는 훨씬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