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3 구룡봉
산은 꽃피는 봄과 단풍지는 가을이 제일 아름답다. 꽃이 피어 있고 단풍이 아름다운 시기가 정해져 있어 정확히 맞추어 산에 가기가 정말 어렵다. 날씨도 큰 변수인데 청명한 날씨에 내가 원하는 꽃이나 단풍이 절정에 올랐을 때를 맞추기는 거의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작년 일년에 한 번가기도 어려운 공룡능선을 일주일 사이로 두 번 간 것은 날씨와 단풍 때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오늘이 지나면 단풍은 져버릴 것이고 이런 장관을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초조함이 배여 있었다. 마라톤을 일주일 만에 다시 뛴다는 건 어지간한 런너도 절대 하지 않는 일이다. 그 산행은 마라톤 뛰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환희대
책바위가 네모나게 깎아져 서로 겹쳐 있어서 만권의 책이 쌓여진 것 같다는 대장봉 정상에 있는 평범한 석대이다. 높이 720m의 봉우리로써 웅장한 멋진 바위와 주변 경관이 뛰어나서 보는 사람에게 환희를 제공해 준다.
구룡봉
높이 650m의 구룡봉은 대장봉에서 0.6km 떨어져 있고 다음 코스를 가기 위해서는 다시 되돌아 와야 한다. 거대한 암석으로 만들어진 구룡봉 위에는 물이 고인 웅덩이 수십개가 있다. 작은 옹달샘같이 보이는 구멍이 주변 바위와 어울려 멋진 경관을 자아냈다. 주변에도 수많은 기암괴석들이 포진해 있었다.
보통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 중에서 혼자 오는 사람이 제일 많고 부부나 친구 한 명 정도하고 같이 오는 경우는 가끔 있지만 여러 명이 함께 오는 경우는 거의 희귀하다. 20대후반이나 30대초반로 보이는 4-5명이 함께 온 것 같다. 젊음이 좋은 것은 친구가 많은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혼자 다니는 게 편하게 느껴질 때가 너무 많다. 산을 탈 수 있는 친구도 거의 없기도 하지만 페이스를 맞추고 이런저런 신경을 써야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특히 사진을 찍다 보면 같이 다니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같이 와서 혼자 돌아다니면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 어깨에 걸려 있는 검고 큰 사진기를 보고 많은 등산인들이 무겁지 않느냐고 묻는다. 거의 2kg 정도 되는 물건이 왼쪽 어깨에 걸려 있어 균형이 잘 안 잡힐 수도 있고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항상 산에 갈 때마다 들고 다녀서 이게 짐이라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 인간은 항상 비교해서 무겁고 불편한지를 판단하는데 한번도 카메라 없이 산을 탄 적이 없어서 느끼지 못한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카메라없이 산에 오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게 산이란 단순히 운동수준을 넘어선 작품활동의 한 방편이 되어 버렸다. 멋진 사진을 남긴다는 소망이 담겨있다. 사진이 없다면 등산은 무의미하다. 운동하기 위해서라면 그냥 집 앞 일자산을 몇바퀴 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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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옹달샘같이 보이는 웅덩이가 보물같아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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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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